잘된 게임 한 번 더, 플랫폼 확장 나선 게임사들
국내 게임사들이 플랫폼 확장을 통해 흥행에 성공한 지식재산권(IP)의 서비스 영토를 넓히고 있다. 서비스에 용이한 PC를 시작으로 콘솔·모바일 등으로 서비스 플랫폼을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이용자층을 끌어들이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플랫폼별로 요구하는 규격과 운영 정책이 달라 쉽지 않은 시도라는 분석이다.
플랫폼 확장 대세로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다양한 작품의 플랫폼 확장을 시도했다. 넥슨 민트로켓은 올해 ‘데이브 더 다이버’ 모바일을 선보였다. 올해 초 중국을 시작으로 지난달 글로벌 모바일 버전을 출시했다. 데이브는 앞서 PC,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등 다양한 플랫폼 확장을 이어온 작품으로 누적 판매량 1000만장을 돌파한 작품이다.
네오위즈는 누적 판매량 400만장 이상 ‘P의 거짓’을 스위치2 버전(컴플리트 에디션)으로 내놓았다. 회사가 퍼블리싱한 ‘셰이프 오브 드림즈’ 역시 콘솔로 영역을 넓혔다. 이 게임은 누적 판매량 150만장을 넘어선 인디 게임이다. 컴투스홀딩스는 PC로 출시한 ‘페이딩 에코’를 콘솔로, 위메이드는 ‘레전드 오브 이미르’ 글로벌 버전을 스팀으로 출시했다.
플랫폼 확장을 예고한 작품 수도 적지 않다. 시프트업은 누적 판매량 300만장 이상 ‘스텔라 블레이드’를 오는 11월 스위치2로 출시한다. 플레이스테이션, PC로 서비스 플랫폼을 넓힌 데 이어 또 다른 콘솔로 진출하는 것이다. 펄어비스 역시 ‘붉은사막’ 스위치2 버전을 개발 중이며 오는 2027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식 출시 전 서비스 플랫폼을 확장한 사례도 있다. 라인게임즈는 자사 기대작 ‘엠버 앤 블레이드’ 출시 플랫폼을 PC에서 콘솔까지 넓혔다. 회사는 연내 글로벌 얼리 액세스를 거쳐 내년 상반기 게임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이외 같은 플랫폼 안에서 출시 채널을 넓히는 사례도 포착된다. 스마일게이트는 출시 8년을 맞은 장수 모바일 게임 ‘에픽세븐’ 스팀 입점을 추진 중이다. 게임은 현재도 자사 게임 플랫폼 스토브를 통해 PC 플레이를 지원 중인데, 스팀을 통해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이용자 넓히고 글로벌로
사례를 보면 확장 방향이 정형화돼 있지 않다. PC에서 콘솔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PC·콘솔 게임이 모바일로, 모바일에 뿌리를 둔 작품이 PC 유통 채널을 늘리는 등 다양한 사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이용자 확대, IP 수명 주기 확대 등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게임사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기본 목표는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이며, 이는 게임사별 글로벌 진출 전략과 이어진다. 권역별로 이용자층이 선호하는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어떤 플랫폼으로 확장하든 궁극적인 목표는 이용자 확보”라며 “글로벌 시장은 지역마다 이용자가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이 달라 그에 상응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역별 게임시장 구조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4년 한국 게임시장에서 온라인 PC게임은 전체 시장의 약 27.8%, 콘솔게임은 5.5% 수준이다. 미국은 콘솔게임 비중이 약 34.7%로 온라인 PC게임 14.3%를 크게 웃돈다. 유럽 역시 콘솔게임이 전체 시장의 약 38.6%를 차지해 온라인 PC게임 14.3%보다 두 배 이상 비중이 높다.
아시아는 모바일과 온라인 PC게임 시장이 강한 반면 유럽과 북미는 콘솔게임 시장 비중이 높은 셈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 특히 서구권 시장을 노리는 국내 게임사가 콘솔 확대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2024년 유럽과 북미 게임시장 규모는 각각 554억2600만달러, 511억3500만달러로 두 지역을 합치면 세계 게임시장의 절반에 육박한다.
쉽지 않은 콘솔 확장
다만 플랫폼 확장이 쉬운 일은 아니다. PC와 콘솔, 모바일은 요구하는 성능과 조작 방식이 다르고 콘솔 안에서도 플랫폼 사업자별 규격과 운영 정책을 맞춰야 한다. 특히 콘솔은 출시와 업데이트 과정에서 각 플랫폼사의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해 일정 관리 부담도 크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등 플랫폼사별로 정책이 모두 다르다”며 “업데이트도 미리 제출해야 하는 등 일정이 달라 같은 날 동일한 업데이트를 적용하거나 동시 출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작품은 이러한 플랫폼별 차이 때문에 당초 계획한 출시 일정이 다소 밀리기도 했다.
기술적인 대응도 필요하다. 플랫폼별 사양에 맞춰 그래픽과 성능을 최적화하고 키보드·마우스, 컨트롤러 등 입력 방식도 별도로 대응해야 한다. 기기 성능이 달라도 기존 플랫폼과 유사한 게임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실제 시프트업은 ‘스텔라 블레이드’ 스위치2 버전을 개발하면서 별도 최적화 작업을 거쳤다. 내부 렌더링을 30FPS로 고정하고 엔비디아 DLSS 업스케일링과 AMD FSR 3.1 프레임 보간 기술을 함께 적용해 안정적인 60프레임을 구현했다. 기존 버전과 동일한 플레이 경험을 유지하면서 조이콘 모션 조작 등 플랫폼 특성을 살리는 데도 집중했다.
이에 처음부터 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출시하기보다 한 플랫폼에서 게임을 먼저 선보인 뒤 영역을 넓히는 방식이 활용된다. 다른 게임 업계 관계자는 “PC 스팀은 비교적 게임 개선과 업데이트가 수월한 반면 콘솔은 제약이 있다”며 “PC에서 먼저 이용자 피드백을 받고 게임 완성도와 조작감 등을 다듬은 뒤 콘솔로 확장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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