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지난 달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청사에서 열린 ‘2027년도 예산안 브리핑’에서 발표 중이다.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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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내년 예산 29.6조 편성…AI에만 9.4조 투입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0조원 가까운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AI에만 9.4조원을 투입한다. 이는 올해 대비 84% 증액한 규모로, 정부는 메가프로젝트 본격 추진, AI 데이터센터(AIDC), 피지컬 AI, 독자 AI 모델 개발 등 AI 대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올해보다 93조원(12.8%) 늘린 820조9000억원에 달하는 ′2027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 가운데 과기정통부는 소관 예산안으로 총 29.6조원 규모를 편성했다. 이는 올해 추경예산 23조8000억원 대비 24.5%(5.8조원) 늘어난 규모다.

연구개발(R&D) 예산의 경우 정부 전체 예산 규모 가운데  기정통부 소관 예산 규모는 14조10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이는 올해 대비 11.2% 증가해 39조5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 편성된 정부 전체 R&D 자금 중 약 36% 비중을 차지한다.

과기정통부는 저성과 비효율 사업에 대한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거쳐 확보한 역대급 재투자 여력을 바탕으로 국가 미래 잠재력을 강화하기 위한 역대 최대 규모의 AI, 과학기술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중점 투자 분야는 ▲AI 대전환 가속화 ▲NEXT AI, 첨단기술 확보 ▲과학기술·디지털 기반 균형성장 지원 등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와 ‘7대 SEED 프로젝트’를 강력히 뒷받침하고, 정책 성과가 모든 세대·지역·계층으로 고루 확산하는 데 역점을 둔 예산안이라는 게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2027년도 과기정통부 예산안 인포그래픽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번 예산안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AI 분야 예산의 증가세다. 내년 관련 예산 배정액은 올해보다 84% 늘어난 9조4000억원 규모다. 세부적으로 AI 데이터센터(AIDC)와 피지컬 AI 및 독자 AI 모델 개발을 3대 메가 프로젝트로 지정해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돌입한다.

전날 서울 종로구 서울청사에서 열린 ‘2027년도 예산안 브리핑’에서 양기성 과기정통부 인공지능기술기반정책과장은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최상위급 AI 모델 개발에 주력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프론티어 AI 모델 개발을 두고 “새로운 체계로 대규모 자원을 투입하겠다는 사업”이라며 그 성격을 규정했다.

정부 차원에서 3조8500억원의 인프라 예산도 별도 편성했다. 양 과장은 해당 예산의 구체적인 쓰임새에 대해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베라 루빈 약 1만장 정도 구입하는 비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개발에 필수적인 고품질 데이터 구축 작업에도 8000억원을 배정했음을 알리며 “가장 필요한 1조토큰 이상의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는 예산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전국민 대상 범용 AI 챗봇 서비스 보급을 위한 ‘모두의 AI’ 사업 예산 역시 2500억원으로 책정됐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예산을 통해 GPU B2000 기준 약 2000장 수준의 인프라 및 장비 임차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또 1명 기준으로 연간 1000만명가량의 국민이 비용 부담 없이 특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내다봤다.

다만 신규 예산 증액분이 AI 분야에 과도하게 몰려 순수 기초연구 생태계가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표면적인 기초연구 예산 규모가 1조원 미만에 그쳐 연구 현장의 허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도 이날 현장에서는 고등평생교육 분야와 에너지·자원 사업 특별회계 예산이 대폭 삭감된 배경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기초연구 예산 삭감 우려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기본적으로 모수 규모 자체가 약 3조원 수준으로 크기 때문에 증감률 착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신규 기초연구 과제 수 배정 물량만 내년 기준 약 7000개에 이를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일반 국책 과제 예산 풀이 대폭 늘어난 점을 거론하며 “연구 현장에서 체감하는 과제 수주 어려움은 올해보다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타 분야 예산 감소 지적에 관해 전창훈 과기정통부 정책기획관 재정팀장은 기금 구조 개편 영향을 원인으로 꼽았다. 전 팀장은 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미래 성장 동력 준비 사업 재원 8조3000억원가량이 신설 미래대응기금으로 넘어갔다며 “이관 과정에서 장부상 수치가 감소된 것처럼 보이는 영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부처 간 장벽을 허무는 새로운 시도도 예고했다. 박태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은 피지컬 AI 실증 사업 과정에서 과기정통부가 범부처 최고기술책임자(CTO) 역할을 맡는다고 공언했다.

가장 먼저 우정사업본부 물류 현장에 국산 AI 로봇 기술을 적용한 선도 실증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어 과기정통부는 민관이 합작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우거나 투자 조합을 결성하는 투자형 R&D 제도를 처음 도입한다. 첫 적용 대상으로 희귀 난치 질환 세포 치료나 화합물 반도체 등 사업화 주기가 짧은 첨단 기술 분야를 꼽았으며, 이곳에 벤처 투자 방식을 접목해 연구 성과 확산 속도를 끌어올릴 목표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이번 예산안은 단순한 지출 계획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계획”이라며 “국민 여러분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원민 기자>wmkim627@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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