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정책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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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C 15% 세액공제, 실효성 없다…개선 필요” 업계 한목소리

“정부가 15% 세액공제라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내걸었지만 현재의 법으로 혜택을 받는 기업은 대한민국에 단 한 곳도 없을 것입니다.”

정부가 인공지능(AI) 국가전략기술 지정으로 AI 데이터센터(AIDC) 투자에 15% 세액공제를 약속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업계의 비판이 나왔다. 시설을 직접 구축해 스스로 사용하는 경우에만 혜택을 주는 현행 제도의 기준과 모호한 적용 범위가 AIDC 산업 구조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영탁 SK텔레콤(SKT) 부사장(SK텔레콤 AI DC 통합추진단 대외협력담당)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꼬집었다. 이날 토론회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간 인프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국가 기반 시설인 AIDC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주최됐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업계는 실효성 부족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임대업 배제 조항을 꼽았다.

주로 정보를 저장하는 데 그치는 기존 일반 데이터센터(IDC)와 달리 AIDC는 대규모 연산을 통해 AI를 학습시키고 추론해 생산된 지능을 외부에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1기가와트(GW) 규모의 AIDC 구축에 약 70조원이라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특정 기업이 단독으로 비용을 부담해 시설을 짓고 자체적으로만 소비하는 구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로 인해 AIDC 사업은 필연적으로 외부 기업에 공간과 인프라를 빌려주는 코로케이션(임대) 형태로 운영된다.

반면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상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로 15%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기업이 직접 설치하고 사용해야 한다. 이 같은 코로케이션 형태는 지원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되어 있다.

이 부사장은 “AIDC는 전형적으로 자가 소비가 아닌 생산된 지능을 외부에 제공하는 사업인데 현재 15%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기업이 직접 설치하고 써야만 한다”며 “현재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기업은 하나도 없고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제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간극을 짚었다.

조영임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학계에서도 구체적인 제도 맹점을 거론했다. 조영민 가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현행 15% 수준인 AIDC 세액공제율을 반도체 수준인 20%로 상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AIDC 구동의 핵심인 클라우드 시설 투자의 공제율이 1%에 불과한 점을 짚으며, 클라우드 역시 사업화 시설로 동일하게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세액공제 대상과 적용 기간의 문제점도 짚었다. 그는 전력과 공조 등 핵심 냉각 설비가 공제 대상인지 여부가 시행 규칙별로 다르게 해석돼 현장의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분석했다. 2029년으로 설정된 세액공제 일몰 기한과 수도권 과밀 억제 규제도 AIDC 투자의 걸림돌로 꼽았다. 부지 확보부터 완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AIDC 사업의 특성을 고려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세액공제 일몰 기한을 대폭 연장하고 지방 이전을 결정한 기업에는 준비 기간부터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선공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자체 소비 목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 카카오 측도 제도 적용 과정에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카카오 AI 시너지/AI 커뮤니케이션)은 “자사를 위해 AI를 활용했다는 점을 세제 당국에 일일이 증명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생각보다 매우 어렵다”며 까다로운 입증 절차에 대한 고충을 언급했다.

이어 김 부사장은 IDC와 달리 AIDC는 대규모 연산에 따른 전력 소모와 발열을 잡기 위한 고성능 냉각 설비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짚었다. 고가의 냉각 및 특수 장비를 건축물 부대 시설에 포함해 세액공제 대상을 실질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조문균 재정경제부 조세특례제도과 과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반면 주무부처는 조세 원칙과 혜택 유출 우려를 들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조문균 재정경제부 조세특례제도과 과장은 “국내 산업의 직접 사용이나 자체 연구개발(R&D)에 대해서만 공제 대상을 제한해 임대용은 원칙적으로 배제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해외 기업이 국내 인프라를 이용하며 우리 세금 혜택을 받게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다만 조 과장은 제도 개선의 여지는 남겨두었다. 그는 “기업들이 자체 수요 외에 임대용 투자가 왜 꼭 필요한지 객관적인 자료와 당위성을 제공해주고, 혜택 남용을 막을 장치를 제시한다면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소명 절차를 통한 재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다.

장기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데이터진흥과 과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I 데이터센터 구축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장기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인공지능데이터진흥과 과장 역시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장 과장은 “세액공제는 국내 AI 생태계 발전을 돕기 위한 목적”이라며 “해당 시설이 해외 기업을 위한 것이라면 제도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 과장은 업계 지원을 위한 주무부처 차원의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장 과장은 “클라우드 시설 등 제도에서 누락된 부분은 업계 의견을 수렴해 기재부에 공식 건의하겠다”며 “내년 AI 기본법 시행에 맞춰 AI 특구 지정 등 다각도의 인프라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과장 역시 “기업들이 자체 수요 이외에 임대용 투자가 왜 꼭 필요한지 객관적 자료를 제공해주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언급하며 정부는 소명 자료 제출과 정식 절차를 통한 재검토는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겼다.

한편 AIDC 인프라 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는 공감대는 형성됐다. 조 교수는 발제에서 “AIDC는 단순 옵션이 아닌 국가 인프라”라며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보 경쟁이 벌어지는 만큼 안정적인 세제 혜택으로 해외로 향하는 발길을 붙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원민 기자>wmkim627@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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