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안 특파모’ 참여경쟁 시작…LG CNS 확정, SKT·네이버클라우드 검토
정부가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과 별도로 사이버 보안 분야에 특화한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나선 가운데 국내 AI·보안 기업들이 참여를 확정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LG CNS는 사업 참여를 확정해 준비중이며, SK텔레콤과 네이버클라우드는 보안기업들과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지난달 ‘특화 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이버 보안 분야)’ 사업을 공고했다. 오는 26일 오후 2시까지 신청을 받아 1개 과제를 선정한다. 선정 컨소시엄에는 엔비디아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 256장을 최대 10개월간 지원한다. 정부가 정한 B200 월 단가 660만원을 기준으로 최대 168억9600만원 상당이다.
독파모와 별도 트랙…정부 ‘전략적 방어 체계’ 강조
정부가 사이버 보안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을 별도로 추진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프런티어 AI의 보안 능력 향상이 있다. NIPA는 공모 안내서에서 글로벌 프런티어 모델이 전 세계 보안 취약점을 대규모로 탐지·노출하는 등 사이버 보안 환경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독자 AI 기술과 모델을 바탕으로 국내 환경에 맞는 보안 특화 모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사이버 공격과 해킹 등 위협으로부터 주요 산업을 보호하는 ‘국내 전략적 방어 체계’ 마련을 사업 목표로 제시했다. 국내 보안산업에 자체 AI 기술 역량을 축적하는 것도 목표다.
다만 정부가 어떤 보안 기능을 갖춘 모델을 만들지 세부 사항까지 정한 것은 아니다.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개발 방법과 서비스 실증 분야, 모델 공개 계획은 참여 컨소시엄이 제안한다. 모델과 멀티 에이전트 방식의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별도로 보안 데이터와 현장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보안특별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있는 최영철 SGA솔루션즈 대표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성능이 충분히 올라올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과 별개로 보안 데이터를 활용한 AI 개발을 투트랙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국내 보안기업이 보유한 위협정보와 보안 데이터를 모으면 공격 징후나 위험을 찾고 알려지지 않은 공격에 대응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대표는 국내 보안기업은 개별적으로 대규모 GPU를 확보하기 어렵고 데이터도 기업마다 나뉘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사업에서 기업들이 데이터를 결합해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 자체가 향후 다른 AI 모델을 보안 분야에 적용할 때 활용할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에 있는 윤두식 이로운앤컴퍼니 대표는 “이번 공모가 완성된 모델 형태를 정부가 미리 제시하기보다 참여 기업에 개발 목표를 제안하도록 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정부가 보안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든다고 할 때 어디부터 어디까지 커버할 수 있느냐를 제안해보라는 것”이라며 “현재 개발 범위가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반 트래픽과 보안 데이터를 학습하고 그 안에서 보안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추론형 모델을 만들거나, 컨소시엄의 제안에 따라 취약점 탐색 등 공격 보안 역량까지 모두 개발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사업 공모에서 개발 방식을 참여팀에게 열어뒀다. 평가 때는 사이버 보안 특화 데이터 처리 역량과 모델 개발 능력을 살펴보고, 보안 특화 벤치마크를 이용한 정량적 성능 지표도 평가한다. 공모 안내서에는 성능 목표의 예시로 ‘글로벌 선도 모델 대비 98% 수준’을 제시했다.
LG CNS 참여 확정…SKT·네이버클라우드도 검토
공모가 진행되면서 기업들의 참여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LG CNS는 최근 컨소시엄 주관사로 사업 참여를 확정했다. LG CNS와 LG AI연구원, LG유플러스 등이 참여한다. LG CNS는 LG AI연구원의 AI 모델 ‘엑사원’에 보안 데이터를 추가 학습해 사이버 보안 특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LG CNS는 LG그룹 계열사 외에도 추가로 참여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과 네이버클라우드도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SK텔레콤 쪽에서는 엔키화이트햇과 안랩, 파이오링크 등이 합류를 논의하고 있으며, 네이버클라우드 쪽에서는 티오리와 휴네시온, AI스페라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아직 접수 기간인 만큼 최종 컨소시엄 구성은 바뀔 수 있다.
강병탁 AI스페라 대표는 “이번 사업이 모델 개발에 필요한 GPU를 지원하고 향후 후속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IPA는 접수 마감 이후 서면·발표 평가를 진행하고 오는 9월 사업 수행기관을 확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컨소시엄은 우선 5개월간 B200 GPU 256장을 지원받는다. 이후 단계평가를 통과하면 5개월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정부가 세부 개발 방법을 정하지 않고 참여 컨소시엄의 제안을 받는 만큼 어떤 기업이 선정되느냐에 따라 국내 ‘보안 특파모’의 구체적인 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곽중희 기자>god8889@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