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란지교소프트 임원들이 7월 14일 경기도 성남시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이석민 CTO, 박승애 대표, 유병완 대표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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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합친 지란지교소프트, ‘시큐어 AI 오피스’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

지란지교소프트가 지란지교데이터와의 합병을 마치고 넥스트인텔리전스닷에이아이(NI)와도 흡수합병한다. 3사의 강점인 보안·데이터 보호·인공지능(AI) 기술 역량을 합쳐 ‘시큐어 AI 오피스(Secure AI Office)’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14일 경기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사 통합 배경과 향후 사업 로드맵을 공개했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지난 6월 30일 지란지교데이터와 합병을 마쳤다. 기업용 메일과 AI 솔루션을 개발해온 NI는 오는 8월 31일을 합병기일로 통합할 예정이다. 앞으로 세 법인이 보유해온 제품과 기술, 사업 조직을 한 회사로 모아 AI 제품 개발과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박승애 지란지교소프트 대표는 “우리가 만들려는 것은 또 하나의 AI나 더 많은 AI가 아니다”라며 “기업이 AI를 가장 믿고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회사가 되겠다”고 설명했다.

“너무 빠른 AI 시대,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한 통합

박 대표는 합병 배경에 대해 “비용 절감이나 부진 사업 정리보다 성장에 필요한 역량을 한 회사에 모으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의 지란지교소프트는 중소기업 시장에 대한 이해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운영, 고객경험(CX)을 강점으로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합병 전 지란지교소프트의 고객사는 2만4000여곳이었다. 주요 제품인 오피스키퍼(OfficeKeeper)의 순고객추천지수(NPS)는 70.4점, 클라우드 서비스 갱신율은 95%였다. 연간반복매출(ARR)은 매년 10% 이상 성장했다.

박 대표는 “수치에서 알 수 있듯 잘하지 못해서 변화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잘하고 있는 회사가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중소기업 고객과 업무 환경을 이해한 경험에 공공·금융·대기업에서 검증한 신뢰와 AI 기술을 더했다”고 강조했다.

지란지교소프트가 현재를 통합 시점으로 정한 이유는 AI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란지교데이터는 지란지교소프트의 자회사였고, NI도 지란지교소프트가 최대주주로서 제품 개발과 사업을 함께해 왔다. 하지만 법인이 분리돼 제품 개발과 기술 투자, 브랜드 전략을 각자 결정해야 했다.

박 대표는 “법인이 나뉜 구조에서는 제품과 기술, 브랜드, 의사결정이 서로 다른 속도로 갈 수밖에 없다”며 “AI 시대에는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세 회사를 하나의 회사와 브랜드, 전략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이번 통합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14일 경기도 성남시 지란지교소프트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승애 지란지교소프트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합병 이후에는 박승애·유병완 각자대표 체제를 운영한다. 박 대표는 통합법인의 성장 전략과 중소기업·SaaS 사업을 총괄한다. 유병완 대표는 지란지교데이터가 담당해온 공공·금융·대기업 사업과 데이터 보호 사업을 이끈다. 이석민 전 NI 대표는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아 AI 기술 개발과 기존 제품의 AI 통합을 담당한다.

합병 대상 임직원 고용은 모두 승계한다. 인사와 재무처럼 세 회사에서 중복된 조직은 하나로 합친다. 기존 데이터 사업과 오피스 사업 조직은 전문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존 조직 틀을 유지한다. 회사는 제품 계약과 기술 지원 과정에서 합병으로 인한 고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 체계도 통합할 계획이다.

성장·신뢰·AI 결합기존 제품을 하나의 업무 흐름으로

지란지교소프트는 세 회사가 가진 역량을 ▲성장(Growth) ▲신뢰(Trust) ▲AI라는 세 축으로 정리했다.

성장은 지란지교소프트가 보유한 중소기업 고객 기반과 SaaS 운영 역량을 뜻한다. 신뢰는 지란지교데이터가 공공·금융·대기업에서 쌓은 정보유출방지(DLP)와 개인정보 보호 경험이다. AI는 NI가 개발해온 기업용 메일과 검색증강생성(RAG), AI 에이전트 기술을 말한다.

세 역량을 합친 ‘시큐어 AI 오피스’는 새로운 단일 제품의 이름이라기보다 기존 보안·협업·AI 제품을 하나의 업무 체계로 연결하는 ‘시큐어 AI 오피스’ 플랫폼이다. 통합법인은 오피스키퍼와 피씨필터(PCFilter), 서버필터(ServerFilter), 웹필터(WebFilter), AI필터(AIFilter) 등 보안 제품 9종을 운영한다. 여기에 메시지 기반 협업 제품 오피스넥스트(OfficeNext), 기업용 AI 제품 AX웍스(AXWorks)와 오피스에이전트(OfficeAgent), 웹에디터 제품을 결합한다. 전체 제품군은 4개 분야 14종이다.

기존 제품을 없애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교체하는 것은 아니다. 오피스키퍼와 피씨필터는 PC와 업무 단말에서 데이터 이동을 통제한다. AI필터는 문서와 이미지에 포함된 개인정보를 찾고 가린다. 오피스넥스트는 메신저와 메일 등 직원의 협업 공간을 제공한다. 오피스에이전트는 이들 업무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AI 답변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시큐어 AI 오피스 로드맵의 첫 단계는 오피스넥스트의 메신저인 오피스챗과 오피스에이전트를 연결하는 작업이다. 이후 오피스메일과 문서, 일정으로 AI가 참고하고 처리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넓힌다. 생성형 AI와 DLP 기능도 하나의 데이터 처리 과정으로 통합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문서 검색을 넘어 기업의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확장한다.

현재 오피스에이전트는 문서 기반 지식 검색이 중심이다. 앞으로 메일과 메신저, 일정, 연락처를 연결하고 개인별 업무 맥락을 이해하도록 기능을 확대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사용자의 이전 질의와 업무 흐름을 이어서 이해하는 메모리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외부 AI는 활용하고, 데이터 통제권은 기업에

시큐어 AI 오피스의 구조는 사내 업무 환경과 외부 생성형 AI 사이에 대규모언어모델(LLM) 프록시 게이트웨이를 두는 방식이다.

직원이 외부 AI에 질문을 입력하면 게이트웨이가 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소스코드 등 민감정보를 먼저 탐지한다. 문서와 이미지 속 정보는 AI 기반 광학문자인식(OCR)으로 찾아 가리거나 전송을 차단한다. 외부 AI가 생성한 답변도 사내 보안 정책과 사용자 권한을 검증한 뒤 전달한다.

14일 경기도 성남시 지란지교소프트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석민 지란지교소프트 CTO가 발표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이석민 CTO는 “외부 AI 서비스 자체를 막는 구조가 아니라 외부 모델의 성능을 활용하면서 데이터 통제 범위를 기업 내부에서 관리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기업에는 AI 게이트웨이와 기존 엔드포인트 정보유출방지 제품을 함께 적용하는 방식도 염두에 두고 있다.

사내 데이터를 AI 답변과 연결하는 과정에는 권한 기반 RAG를 적용한다. 메일과 메신저, 문서, 일정에서 데이터를 수집한 뒤 내용을 일정한 단위로 나누고 벡터로 변환한다. 문서가 변경되면 검색 데이터에도 반영한다. AI가 답변할 때는 질문한 직원이 열람할 수 있는 데이터만 검색한다.

예를 들어 인사 담당자와 일반 직원이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각자 가진 접근 권한에 따라 AI가 참고하는 문서와 답변이 달라진다. 직원에게 권한이 없는 문서는 검색 결과뿐 아니라 AI 답변에도 포함하지 않는 구조다.

오피스에이전트에는 네 가지 핵심 기술을 적용한다. 첫째는 PDF와 파워포인트(PPT), 한글(HWP) 문서뿐 아니라 표와 그래프, 이미지까지 읽어들이는 ▲멀티모달 문서 분석이다. 둘째는 AI가 질문에 필요한 도구와 자료를 선택하고 반복해서 검색하는 ▲에이전트형 RAG이다.

셋째는 문서를 작은 조각으로 나누더라도 문서 전체의 구조와 의미 관계를 보존하는 ▲계층형 의미 기반 RAG다. 이를 통해 대용량 문서나 여러 문서에 걸친 질문을 처리한다. 마지막은 사용자의 평가와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검색·답변 방식을 개선하는 ▲자동 개선 기능이다. 회사는 이 기술을 연결해 문서를 입력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고, 업무에 활용한 뒤 결과를 개선하는 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자체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하기보다 외부 AI 모델과 기업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CTO는 “현재 일반적인 클라우드 AI 모델을 사용하고 있으며, 폐쇄망과 내부망을 위한 온프레미스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과 금융회사는 업무 데이터를 외부 클라우드로 전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이들 환경에 경량언어모델(sLLM)을 적용하고, 모델 양자화와 미세조정, 추론 가속 실행 환경을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 비용과 응답 지연을 줄일 계획이다.

공공에서 확보한 신뢰로 금융·엔터프라이즈 확장

통합법인은 공공시장에서 검증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처리 역량을 금융과 대기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금융기관용 솔루션을 아예 새로 개발한 것이 아니다. 공공과 엔터프라이즈에서 운영하며 검증한 솔루션에 금융의 언어를 추가해 기능을 확장했다”며 “공공에서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금융과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핵심은 문서와 이미지, PDF, 메일 같은 비정형 데이터다.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 가운데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되지 않은 자료를 AI가 활용하려면 개인정보와 민감정보를 먼저 식별하고 통제해야 한다.

AI필터(AIFilter)는 신분증에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를 추출해 비식별 처리한다. 이미지뿐 아니라 오피스 문서와 PDF에 포함된 개인정보도 탐지한다. 회사는 고객 데이터에 맞춰 모델을 미세조정하면 1시간에 5만5000건 이상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에 입력하는 프롬프트와 AI가 생성한 답변도 검사한다. 개인정보와 민감정보, 기업 기밀이 포함됐는지 확인하고 정책에 따라 가리거나 전송을 차단한다. 질문과 답변 기록은 보안 정책을 조정하거나 감사 자료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14일 경기도 성남시 지란지교소프트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병완 지란지교소프트 대표(전 지란지교데이터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유 대표는 이를 AI 기반 광학문자인식(AI OCR), 생성형 AI 보안, 다양한 구축 환경 지원이라는 세 가지 비정형 데이터 보호 기술로 설명했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지원한다. 본사와 지사, 계열사가 서로 다른 환경을 사용하더라도 하나의 관리 체계에서 보안 정책을 적용하는 구조다.

공공기관에는 개인정보 안전조치 의무와 국가망보안체계(N2SF), 원격근무 보안 등 규제에 맞춘 제품을 제공한다. 금융시장에서는 공공과 대기업에서 운영해온 제품에 매체 차단과 서버 개인정보 진단, 비정형 데이터 보호, 개인정보 가명처리 등 금융기관의 규제와 업무 요건을 반영한다.

지란지교소프트가 우선 공략할 대상은 AI 전환 방향을 정하지 못했거나 폐쇄망과 비용 문제로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공공기관이다. 여러 업무 플랫폼에 흩어진 데이터를 협업 도구로 연결하고, 보안 정책을 적용한 뒤 AI가 활용하도록 하는 접근법을 제시했다.

현재 공공기관 한 곳에서는 오피스에이전트 관련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보안 제품을 사용하는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도 AI 서비스 수요와 도입 조건을 확인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 400억원, 기존 고객에 협업·AI 교차판매

지란지교소프트 통합법인의 구성원은 240여명이다. 고객사는 3만4000여곳이며 제품 사용 국가는 129개국이다. 지란지교소프트는 지난해 세 회사의 별도 매출 단순 합산액 313억원에서 올해 통합법인 별도 매출 400억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년대비 약 28% 증가한 규모다.

매출 확대 전략은 기존 고객 기반을 활용한 교차판매다. 오피스키퍼 한 제품을 사용하던 중소기업에 협업과 AI 제품을 추가로 공급하고, 공공기관에서 검증한 데이터 보호 제품을 금융과 대기업으로 확대한다. 보안 제품 고객을 오피스에이전트와 AI 제품 고객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하나의 제품을 사용하던 고객이 두세 개의 제품을 사용하고, 중소기업 시장에서 쌓은 역량을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 확대하는 성장 구조를 만들겠다”며 “지금의 숫자보다 앞으로 이 숫자를 계속 키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곽중희 기자>god8889@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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