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인공지능 활용①] KB금융, ‘KB with AI’ 본격화
인공지능(AI)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금융권은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영업, 자산관리, 리스크 관리, 고객 상담 등 전 영역으로 AI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AI를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현장에 안착시키느냐가 금융사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도 그룹 차원의 AI 전략을 수립하고 생성형 AI 플랫폼과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며 업무 혁신과 고객 경험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라인네트워크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국내 금융사들이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어떤 전략으로 AI 전환(AX)을 추진하고 있는지, 그리고 향후 금융 서비스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KB금융그룹은 AI를 그룹 전반에 내재화하는 ‘KB with AI’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실전 인재이자 동료로 활용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영업 현장과 경영 지원을 넘어 고객 서비스까지 AI 활용 범위를 확대하며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는 금융 환경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KB Gen AI 포털’을 중심으로 AI 활용을 전사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모든 임직원이 AI를 활용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개별 업무를 넘어 엔드투엔드(End-to-End) 자율 업무 체계를 구현해 반복 업무부터 고객 접점까지 AI 활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가장 편안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기반 금융 경험을 제공하는 금융 동반자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KB금융은 미래전략부문을 신설하고 전사 AX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미래전략부문 산하 AI·DT추진본부에는 DT추진부, 금융AI1·2센터, 데이터기획부, 고객경험디자인센터, 디지털콘텐츠센터 등을 배치했다. 외부 AI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영입하는 한편 각 계열사에도 AI 전담 조직을 운영하며 그룹 차원의 AX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은행에서는 금융AI1·2센터가 AI 에이전트 기획과 개발을 주도하며 전행 확산을 이끌었다. 향후에는 현업 부서가 비즈니스 이해를 바탕으로 AI 도입을 주도하고, 전담 조직은 기술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하는 운영 모델로 전환할 계획이다.
KB금융은 현재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KB Gen AI 포털’을 기반으로 주요 계열사의 내부 업무 전반에 AI를 본격 확산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PB(프라이빗뱅커) 에이전트(시황 분석·포트폴리오 제안)와 RM(기업금융 관계관리자) 에이전트(기업 분석·제안서 작성) 등 체감 효과가 높은 영업 현장부터 우선 도입했다. 대상 직원의 활용률은 90% 수준에 이르며 AI가 현장에 빠르게 정착해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KB Gen AI 포털 도입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이다. PB·RM·금융상담 등 영업지원 에이전트는 업무 시간을 최대 약 70% 단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KB금융은 이러한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활용도, 정확도, 만족도, 효율성, 생산성 등 5개 공통 평가지표를 마련했다. 초기 활용 확산부터 업무 효율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수익성 극대화까지 연결되는 성과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AI 에이전트 구축에 그치지 않고 실사용자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 현장의 의견을 지속 반영하며 기능도 개선하고 있다. 영업 현장이 실제 필요로 하는 기능을 고도화해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데이터 분석과 코딩 등 전문가 중심 업무 영역에도 AI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적용해 본사 부서의 업무 효율화까지 범위를 넓혔다.
금융권 첫 휴머노이드 기반 ‘피지컬 AI’로 시니어 돌봄
KB금융은 내부 업무 혁신을 넘어 AI 기반 고객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금융권 최초의 휴머노이드 기반 ‘피지컬 AI 돌봄 서비스’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금융 고객의 수요가 자산관리와 노후설계를 넘어 건강, 돌봄, 주거 등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KB금융은 2012년 시니어 특화 브랜드 ‘KB골든라이프’를 선보이며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시니어 토털케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올해 1월에는 시니어 케어 기술 실증·체험 공간인 ‘에이지테크랩(Age Tech Lab)’을 열고 혁신 기술기업과 협업해 최신 기기와 서비스의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피지컬 AI 돌봄 서비스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서 실제 생활 속 미래형 케어 서비스의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시도다.
KB금융은 피지컬 AI를 고객의 실제 생활공간에서 직접 행동으로 도움을 주는 미래형 고객 접점으로 육성하고 있다. AI EXPO KOREA 2026(AI 엑스포 코리아 2026)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하며 피지컬 AI가 시니어 고객의 일상 돌봄과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연결하는 새로운 고객 접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는 정서·인지 돌봄, 비접촉 물리 작업, 부분 신체 접촉, 전면 신체 케어로 이어지는 4단계 발전 방향을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에이지테크랩을 중심으로 기술 실증과 요양시설 시범 도입 등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향후 서비스 적용 범위와 사업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는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인 만큼 금융·헬스케어·시니어 서비스의 결합 역시 고객 안전과 데이터 보호, 규제 정합성을 전제로 추진할 방침이다.
AI 활용, 정확성과 책임성 확보에 방점
KB금융은 금융업에서 AI 활용의 가장 큰 과제로 정확성과 책임성을 꼽는다. AI 에이전트의 답변 오류나 편향이 고객 피해와 내부통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단순히 적용 속도를 높이기보다 업무별 활용 범위와 데이터 관리 책임, 성과 측정 기준, 내부통제 체계를 촘촘히 구축했다.
이를 위해 AI 거버넌스를 수립하고 AI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AI윤리위원회를 통해 고위험 서비스 승인과 윤리 기준, 위험관리 정책을 관리하고 있다. AI 에이전트마다 관리번호와 책임 부서를 지정해 데이터 오너십과 답변 품질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했으며, 오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모니터링 체계도 지속 고도화하고 있다.
KB금융은 이러한 실행력이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금융권 최초로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한 데 이어 기술 자체보다‘’누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초점을 맞춰 영업 현장부터 단계적으로 확산하는 AI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와 보안, 컴플라이언스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별 관리번호와 책임 부서를 운영하는 거버넌스 체계까지 구축해 기술 도입뿐 아니라 운영과 통제까지 내재화했다.
또한 AI를 단순한 업무 효율화 도구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있다. 내부 업무 지원에서 대고객 서비스까지 AI 활용 범위를 지속 확대하되, 속도보다 신뢰를 우선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내부통제 등 책임 있는 운영 체계를 먼저 구축하고 AI 거버넌스와 가드레일을 기반으로 고객 신뢰를 확보한 뒤 새로운 고객 가치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하반기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고도화 사업인 ‘KB Gen AI 플랫폼 2.0’을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멀티 에이전트 체계 전환과 대고객 AI 서비스 확대를 위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한다. 또한 가드레일(답변 안전장치)과 개인화 기능을 강화해 AI 기반 차세대 대고객 서비스 개발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계적으로 AI 활용 범위를 고객 접점까지 확대하고 안전한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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