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토스 “스테이블코인, 메인넷 운영은 검토 안해 ”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다음 성장 동력으로 스테이블코인과 슈퍼 애플리케이션을 제시했다. 초기에는 핀테크 서비스 혁신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천만 회원을 기반으로 금융을 넘어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금융 인프라 자체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략을 추진하는 조직은 신사업제휴플랫폼부다. 새로운 산업을 발굴하고 사업 전략 수립부터 서비스 출시, 제휴와 인수·합병(M&A)까지 신사업 전 과정을 담당한다. 내부에서는 ‘제로 투 원(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을 반복하며 토스의 퀀텀 점프(대도약)를 만들어내는 조직으로 불린다.
토스는 스테이블코인과 슈퍼앱을 미래 성장의 두 축으로 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은행 중심의 금융 시스템을 넘어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슈퍼앱은 금융을 넘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서창훈 토스 신사업담당 상무를 만나 토스가 스테이블코인과 슈퍼앱을 통해 그리는 성장 전략과 신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토스는 왜 디지털자산 영역으로 확대하나
시장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재작년부터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국내에서도 제도 도입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스테이블코인을 만능 해결책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비용과 속도, 구현할 수 있는 사업의 범위 측면에서 기존보다 훨씬 많은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 인프라의 개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화폐 1.0의 인프라가 조폐공사였다면, 2.0은 은행이었다. 이후 3.0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구축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비용은 낮아지며, 속도는 빨라지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핀테크 기업은 변화의 선두에 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 디지털자산 서비스의 이용자 진입장벽은 어떻게 낮출 계획인가
가장 큰 진입장벽은 이용자 교육(에듀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브랜드다. 이용자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받아들인다. 현재 웹3.0 시장에는 이용자들이 확실하게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지닌 사업자가 없다. 신뢰를 확보한 유통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토스는 국내에서 금융상품 유통 역량을 가장 잘 갖춘 플랫폼 중 하나다. 3.0 시대에도 다양한 디지털자산을 이용자에게 연결하는 유통 플랫폼으로 가장 강력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금융상품이라면 “토스를 믿고 이용하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상품이 아니다. 법정화폐를 알고리즘으로 구현한 디지털 화폐라고 생각한다. 은행이 발행하든 빅테크 기업이 발행하든 이용자 입장에서는 모두 동일한 스테이블코인이다. 중요한 것은 스테이블코인 자체보다 이를 누가 유통하느냐다.
– 스테이블코인 발행도 고려하는지
물론 검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토스는 돈을 유통하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송금과 결제에서 출발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사업 방향이다.
스테이블코인 역시 법정화폐를 다른 알고리즘으로 구현한 디지털 화폐다. 토스는 스테이블코인 유통에서도 가장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 3200만 이용자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유통 인프라가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스템과 기술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메인넷 운영은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메인넷 자체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메인넷을 직접 운영해야 할 필요성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 디지털자산 지갑(월렛)도 개발하고 있나
토스는 원래 지갑 기반의 회사다. 송금 서비스도 지갑에서 시작했다. 앞으로도 돈을 유통하는 회사라는 정체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지갑은 그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웹3.0 시대를 준비한다고 해서 기존 웹2.0 서비스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웹2.0 기반의 지갑에 웹3.0 기능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방향으로 진화시키려 한다.
가장 큰 차이는 연결되는 기반 기술이다. 기존 금융 인프라와 연결되느냐,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와 연결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다만 이용자가 겉에서 봤을 때는 크게 차이가 없다. 토스 지갑이 이용자들이 웹3.0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관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향후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나 인허가를 요구한다면 이에 맞춰 준비할 계획이다.
– 핀테크 기업으로서 블록체인 기술 도입의 가장 큰 과제는
기술 자체보다 준법 체계와 자금세탁방지(AML)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간 글로벌 웹3.0 시장은 준법 및 AML 기준이 지금처럼 엄격하지 않았다. 웹3.0의 기본 철학이 탈중앙화에 있는 만큼, 규제를 강화할수록 그 철학과 충돌하는 측면도 있었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이에 대한 요구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 향후 준법과 AML 체계를 얼마나 탄탄하게 구축하느냐가 블록체인 기술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본다.
– 오프라인 결제에서도 디지털자산 활용이 될까
활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토스의 얼굴인식 결제 서비스 ‘페이스페이’는 현재 약 35만개 가맹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50만개, 내년 말까지 70만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50만개 수준에 도달하면 주요 상권 2~3곳 중 1곳에서 토스 단말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에는 페이스페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으로 결제하는 환경도 가능할 것이다. 이용자는 스테이블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디지털자산으로 결제하고, 가맹점은 원화 등 법정화폐로 정산받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환전과 정산은 토스가 뒷단에서 처리해 이용자는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 향후 1~2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 중인 서비스가 있다면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서는 해외송금과 온라인·오프라인 결제, 일반 송금 서비스를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무역금융 분야로의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무역 과정에서도 자금 이동이 활발한 만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를 찾는 비즈니스 방문객을 위한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현재는 해외 이용자들이 스테이블코인을 개인 간 직접 주고받는 사례가 많은데, 토스가 중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유통 플랫폼 역할을 맡아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싶다.
– 토스가 궁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서비스의 모습은
기술 자체를 앞세우기보다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서비스로 남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상황과 맥락(Context)을 가장 잘 이해해 필요한 서비스를 먼저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과 같은 ‘토스 앱’의 형태도 앞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앱을 직접 실행하는 대신 음성이나 자연스러운 명령만으로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식이다.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