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시대 앞둔 전통금융…거래소 투자 확대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등 디지털자산 시장 확대를 앞두고 전통금융권과 디지털자산거래소 간 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발행’보다 ‘유통’에 찍히면서 거래소 중심의 생태계 선점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확산 역시 거래소 기반 유통 구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과 글로벌 디지털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사업 모델을 보면 수익의 상당 부분을 코인베이스가 가져가는 구조다.
이 같은 글로벌 흐름 속에서 국내 금융권도 디지털자산 유통망 확보를 위해 거래소와의 협업 및 지분 투자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시장 확대 과정에서 거래소가 핵심 유통 채널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29일 디지털자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디지털자산거래소 OKX는 각각 20% 규모의 코인원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현재 협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는 일부 구주 매각과 함께 대부분 신주 발행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분 인수 이후에도 코인원의 경영권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코인원 주요 주주는 더원그룹(34.3%), 컴투스홀딩스(21.95%), 차명훈 대표(19.14%), 컴투스플러스(16.47%) 등이다. 차 대표는 코인원 창업자이자 더원그룹 최대주주다.
코인원이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선 배경으로는 자금 확보가 꼽힌다. 전체 인수 규모는 5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코인원은 지난해 영업적자 63억4349만원을 기록하며 전년(60억5998만원) 대비 적자 폭이 약 4.7% 확대됐다.
앞서 올해 2월에는 미래에셋그룹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디지털자산거래소 코빗 지분 92%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달에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한화투자증권(9.84%), 하나은행(6.55%), 삼성증권(2%), 삼성카드(1%) 등이 잇따라 취득하기도 했다.
전통금융권의 잇따른 거래소 투자 배경으로는 디지털자산 기반 금융상품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향후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은 미국·유럽 규제 체계에 맞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시작으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반 거래, 실물연계자산(RWA)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제도권 금융사의 디지털자산 관련 경험 부족도 협업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내에서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규제 환경이 적용되면서, 라이선스를 취득하기보다 기존 거래소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 기반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입장에서도 전통 금융사와의 협업 유인은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통 금융사는 준법감시와 내부통제 측면의 경험과 노하우가 거래소보다 훨씬 축적돼 있다”며 “거래소들이 관련 규제 대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전통 금융권의 노하우를 공유받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인원의 경우 글로벌 디지털자산거래소 OKX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운영 경험을 확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국내 거래소는 내국인 중심 영업 구조에 머물러 있다. 향후 시장 개방이 이뤄질 경우 글로벌 거래소의 사용자 경험(UX), 제품 운영, 기관 투자 대응 경험 등을 참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