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와 모델 기반 설계의 미래
“생성형 AI는 엔지니어링 설계의 전 영역에 걸쳐 이미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생성형 AI와 모델 기반 설계(MBD)의 접목을 통해 결과를 더 신속하게 도출한다. 생성형 AI를 잘 사용하려면 어떤 스킬셋을 갖춰가야 하고, 무얼 자동화할 수 있을 지 생각해야 한다. 유능한 엔지니어는 생성형 AI의 사용법을 이해하며 더 높은 수준의 추상화 작업에 시간을 할애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사미르 M. 프라부 매스웍스 인더스트리 부문 이사는 매스웍스코리아가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매트랩 엑스포 2026 코리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프리바 이사는 AI 기술과 엔지니어링 설계의 교차점, 그리고 미래 전망에 대한 주요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프라부 이사는 다양한 산업 현장의 사례를 제시했다. 메드트로닉(Medtronic)은 이식형 심장 모니터에서 심장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AI 모델을 개발했으며, 프린스턴 대학교는 AI를 활용해 무선 칩 설계를 자동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튼은 태양광 발전 시스템의 성능 최적화에 AI를 접목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AI가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것도 가능해진 만큼, AI는 일부 전문가만 다루던 영역에서 벗어나 엔지니어들의 일상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는 보편적인 도구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스웍스와 AI는 수십년에 걸치 협력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는 “매트랩의 핵심 기반인 선형대수 (Linear Algebra)는 AI 알고리즘의 토대”라며 “신경망 학습의 역전파(Backpropagation)부터 모델 추론(Inference)까지 AI의 본질은 행렬 연산이며, 매트랩은 이를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뮬링크 역시 AI를 정교한 룩업 테이블의 발전된 형태로 통합해왔다”며 “2016년 GPU 기반 딥러닝 후 기술 발전의 속도는 더욱 빨라졌으며, 매스웍스는 딥러닝 툴박스, 강화학습 툴박스 등 AI 관련 도구를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한편, 탠서플로우, 파이토치, ONNX 등 외부 AI 프레임워크와의 연동 기능과 CPU, GPU, FPGA 등 다양한 하드웨어 대상 코드 생성 기능도 꾸준히 고도화해왔다”고 강조했다.

프라부 이사는 엔지니어링 설계에서 AI의 활용 방식을 2가지 패턴으로 나눴다.
하나는 최종 엔지니어링 시스템의 구성 요소에 AI를 내장하는 방식이다. 엔지니어가 AI 모델을 설계하고 시스템에 통합하며, 테스트와 데이터 수집을 담당한다.
또 다른 하나는 설계 루프 자체를 AI 주도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엔지니어가 목표와 제약 조건을 정의하면, AI가 설계 공간을 탐색하며 솔루션을 도출한다.
그는 “첫번째인 AI 내장 방식은 소프트웨어 중심 설계라는 오랜 흐름의 연장선에 있고, 두번째 AI 주도형 설계 루프는 AI에게 더 큰 역할을 주는 것으로 지난 10년간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설계 루프에 AI를 내장하는 방식으로 혁신 성과를 낸 사례로 코카콜라의 ‘프리스타일’ 음료 자판기 제어 시스템의 예가 제시됐다. 코카콜라의 프리스타일 기기은 수압 데이터를 핵심 입력값으로 활용한다. 엔지니어들은 고가의 물리적 수압 센서 대신 매트랩을 활용해 이미 측정 중이던 전류 피드백 신호로 수압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해당 모델은 실제 수압 대비 오차 ±10 psi 이내의 정확도를 보였다. 이후 매트랩에서 학습한 AI 모델과 특징 추출 코드를 시뮬링크로 가져와 암 코텍스-M 프로세서 탑재 제어 모듈용 C 코드를 자동 생성해 배포했다.
그는 “고가의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목표를 달성한 이 사례는 AI 기반 엣지 배포의 실용적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매스웍스는 생성형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엔지니어링 설계에 또 다른 대전환을 예고한다. AI 연구 기관 METR의 분석에 따르면 AI 모델의 과제 수행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 추세면 2030년 인간 기준으로 한달 걸리는 작업을 AI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생성형 AI가 엔지니어링 업무에서 코드 동작에 대한 설명과 조언, 코드 생성 및 개선, 동작 검증과 자동화라는 세 영역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예로 자동차 부품 기업 TWT의 사례가 제시됐다. TWT 엔지니어들은 차량 서스펜션 설계 파라미터를 최적화하기 위해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 모델을 활용했다. 수천번의 시뮬레이션을 반복하는 최적화 루프를 가동했으나, 정밀 모델 기반 연산에 무려 16일이 소요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실험 계획법(Design of Experiments)으로 데이터를 수집한 뒤, 딥 신경망 기반 AI 축소 차수 모델(Reduced-Order Model)을 학습시켰다. 이 AI 모델을 최적화 루프에 적용한 결과, 기존 16일이 걸리던 작업을 단 5분 만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
AI 주도형 설계의 예시는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사례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레이저와 거울 시스템을 이용해 블랙홀 충돌과 같은 천문학적 현상에서 발생하는 중력파를 검출하는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수많은 거울의 각도를 정밀하게 조정하는 작업은 전통적으로 숙련된 엔지니어가 직접 수행해왔으나, 연구진은 강화학습을 적용해 이를 자동화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엔지니어가 시스템 모델과 보상 함수(Reward Function)를 정의하면 AI 에이전트가 설계 공간을 탐색하며 최적 솔루션을 스스로 도출하는 구조다.
그는 “이 시나리오에서 인간은 측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스템 데이터를 구축하고, 모델을 훈련시키며, 제약 조건의 위반을 최소화하는 보상함수 정의해 설계 루프 자동화에 필요한 걸 확보한 것”이라며 “이후 강화학습 에이전트를 투입해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매스웍스는 이러한 흐름에 대응해 자사 제품에 생성형 AI를 내재화하고 있다. R2025a 버전에서는 매트랩 코파일럿을 출시했으며, R2026a 버전에서는 시뮬링크 코파일럿과 폴리스페이스 코파일럿을 추가로 선보였다. 매트랩 코파일럿은 복잡한 코드의 동작 원리를 자연어로 설명하고, 소프트웨어 테스트 코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등 일상적인 코딩 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원한다. 시뮬링크 코파일럿은 모델 기반 설계에 생성형 AI의 생산성을 결합해 시뮬링크 모델의 이해와 개선 작업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프라부 이사는 “생성형 AI를 통해 엔지니어는 구현의 세부 사항보다 더 높은 수준의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프라부 이사는 생성형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학습 곡선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생성형 AI가 즉각적으로 결과물을 내놓고 단순 반복 작업에서 뛰어난 성과를 발휘하지만, 복잡한 전문 영역에서 과신에 따른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엔지니어들은 생성형 AI의 특성과 한계를 이해하며 활용법을 터득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모델 기반 설계에서 엔지니어링 설계 루프의 근본은 변하지 않으며,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을 설계하고, 그 문제를 정의하며 솔루션을 검증하는 일은 앞으로도 인간의 역할로 남고 AI의 역할만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AI가 설계 루프 안에서 점점 더 많은 부분을 담당하게 되는 만큼, 미래의 역량있는 엔지니어는 목표 지향적 사고와 설계 루프 자체를 설계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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