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BN] “1월도 힘들다”…홈플러스, 이대로 문 닫나
지난해 3월 4일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후 10개월이 지난 지금, 홈플러스는 정상적인 운영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매출 급감과 더불어 수개월간 세금과 공과금을 체납하고 있는 상황이며 납품 물량은 절반 가량으로 줄어, “매대가 하도 빈 나머지 한 가지로 다 채워둔” 상황입니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에 올해까지 18개 점포가 닫을 것이라 했는데, 이미 이중 17개 점포가 폐점을 확정했으며 10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21일이 월급날인데, 1월 급여도 지급이 어렵습니다. 최근 홈플러스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을 비롯해 점포 구조조정, 3000억원 DIP(회생기업 운영자금) 투입 등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습니다.
홈플러스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자금 투입을 비롯해 이해 관계자들의 해결책 합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21일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에서 한 달 내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홈플러스의 이해관계자들이 모였습니다. 홈플러스가 진정으로 스러지기 전 이해당사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취지입니다.
이날 각자의 입장은 여전히 다릅니다. 홈플러스는 1월에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어렵다고 말합니다. 노동조합의 입장도 갈립니다. 마트노조는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을 묻고 있는 한편,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MBK가 돈을 내지 않을 것 같으니 우리끼리 어떻게든 살아보자 합니다. 홈플러스와 관련해 정부 부처와 국회도 고민이 깊지만, 정부 또한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하는 이도 있습니다.
홈플러스와 입점업체, 직원들의 입장
이날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MBK 홈플러스 사태 해결 TF 등이 주최한 홈플러스 긴급좌담회에서 홈플러스는 1월 자금 납입이 안될 경우 상품 대금 지급조차 어려워지기에 법원과 정부, 국회, 채권단과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협조와 지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날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은 “1월 내 긴급운영자금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직원 급여는 물론 영업 지속에 필수적인 상품 대금 지급조차 불가능해져 홈플러스 회생의 시계가 멈춰버릴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지난해 3월 유동성 위기로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매출 급감과 자금 상황은 한계에 이르러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대표이사로서 무거운 말씀을 드립니다만, 이미 수개월 전부터 각종 세금과 공과금을 체납하고 있으며, 오늘이 월급날인데 1월부터는 직원 급여조차 지급하지 못해 가족들의 생계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홈플러스 회생은 직원들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회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법원, 정부와 국회, 채권단, 협력사 등 홈플러스를 둘러썬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협조와 지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내용 중 하나로 긴급운영자금을 내세운 상황입니다. 홈플러스가 말하고 있는 긴급운영 자금이란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증권 1000억원, 산업은행이 1000억원을 부담하는 3000억원 규모의 DIP 금융을 뜻합니다.
반면 입점업체와 직원들 입장에서는 홈플러스와 MBK에 대한 의심이 가득한 한편 다른 방식으로라도 살 방법을 마련하자고 말합니다.
입점단체 측은 법적으로 처벌할 점은 처벌하되, 그 외의 책임은 다른 방식으로 물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달라 제안했습니다. 홈플러스 입점업체협회장 김병국 공동대표는 “점포에 한 번 온 고객들이 매장 매대가 빈 걸 보고 다시 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입점업체의) 매출은 최대 70%까지 급감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로 인해 1인 매장으로 전환한 업체가 다수입니다.
특히 입점업체 입장에서는 소상공인진흥공단 등 국가가 대출이 가능하도록 지원했음에도, 정작 은행 등 현장에서는 대출 승인이 어렵다며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김 대표는 “은행에서는 이미 업체들의 매출이 급감해 은행권과 보증기관에서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며, “이로 인해 홈플러스보다 입점업체들이 먼저 파산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는 한다”고 말했습니다. 매장을 운영할수록 부채가 쌓이기 때문에, 아직 영업 중단을 하지 않은 업체들 또한 원상복구 비용을 부담하고서라도 나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노조의 입장도 갈립니다. 마트노조는 홈플러스가 노조를 빌미로 삼고 있으며, MBK의 구조조정안에는 반대한다고 반발했습니다. 마트노조는 지난 12월 홈플러스의 한 주체로서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으나, MBK의 구조조정안에는 자구 노력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DIP는 결국 돈을 갚아야 하는 만큼, MBK가 빚더미인 회사에 또 빚을 내게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DIP 금융 필요합니다, 당장 운영 경비가 없으니 돈은 필요합니다. 그런데 왜 MBK는 홈플러스를 이따위로 망가뜨려놓고 자구노력은 전혀 하지 않습니까?
DIP 금융 빌리려면 노동조합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조 측에서는 (돈을) 빌리려는 회사가 어디고 필요한 서류가 무엇이며, 노동조합의 합의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근거 자료를 제시하라 했습니다. 그런데 어떠한 근거자료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노동조합의 탓으로 하고, 노조와 직원의 임금을 담보로 협박을 하고 있습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위원
또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위원장은 “흑자 매장 다수가 폐점된 후 80여개를 살리는 안은 회사의 경쟁력을 낮추게 돼 아무도 회사를 사지 않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회생기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이날 일반노조 측은 고용이 담보되는 조건이 추가된다면 회생계획안에 찬성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종석 홈플러스 일반노조 위원장은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노동자들의 고용이 담보되는 일부 조건이 개선된다면 일반노조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자리 다수를 차지한 마트노조가 그를 비난하자, 목소리 높여 현재 상황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급여가 안 나왔습니다. 보름 후면 상여금이 지급돼야 합니다. 보름 후에는 월급이 지급되어야 합니다. 한달 사이 체불되는 임금이 2000억원입니다. 정부도 입장을 냈지만 관망하는 입장 아닙니까?
당장이 급합니다. 현장에는 한달 급여가 안 나와 한달을 버티지 못하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대책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홈플러스가 낸 구조혁신 회생계획안, 결론은 MBK가 시간끌어서 발 빼고 빠져나가려는 수작입니다. MBK 김병주가 14조 있다고 하죠,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저희는 계속 MBK 두드려 패고 매달리면 1조원이라도 낼 줄 알았는데 냈습니까?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습니다.
구조혁신 계획안, 통과되든 안되든 이미 2026년 계획돼 있는 내용 80%가 진행됐습니다. 회생계획안에 담겨 있는 18개 매장 중 17개 매장이 폐점이 확정되었으며, 10개 매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긴급한 상황에 운영 자금 들어와야 합니다. 급여 2000억원 이상 밀리면 답이 없습니다. 이미 물건도 40%밖에 안 들어옵니다.
지금 명확한 해결책이 이 자리에서 논의되지 않고 있는 걸 알고, 답도 못 내는 거 압니다. 이중 일부는 이 상황이 답이 없다는 걸 알고 계시는 분들이 다수인 걸로 압니다. 구조 혁신안이 MBK 시간 끌기고 책임 물 수 있는 대안 아닙니다. 지금 당장을 버틸 수 있는 실낱 같은 지푸라기입니다.
이종석 홈플러스 일반노조 위원장
채권단협의체 측은 홈플러스의 회생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날 좌담회에 등장한 협의회 법률대리인은 홈플러스의 ‘구조 혁신형 회생계획안’ 수행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채권단협의회 법률대리인인 김철만 변호사는 “채권단협의회는 물품 대금의 예외적 변제와 600억원 규모 DIP 금융에 대한 동의, M&A 회생 계획안 작성 등에 동의했다”며 “법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이 인가 후 실패하면 다른 피해자가 계속 만들어지고, 권리를 계속 양보하면 채권자가 또 다른 피해를 입기 때문에 수행 가능성을 설명해달라고 법원에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채권단협의회 측은 3000억원 DIP금융이 실제로 있는 건지, 또 구조조정에 대한 동의 여부, 매각 대금 중 운용자금 사용 부분에 대한 채권자의 사전 동의 등의 수행 가능성을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법원 측에 전달했습니다.
답답한 국회와 정부…”정부도 회피 아닙니까?”
국회와 정부 측도 답답한 자세를 보였습니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질문도 나왔습니다. “정부도 지금 미루고 있는 것 아닌가요?”
먼저 국회의 상황을 보면요.. 이미 여당은 지난해 MBK 홈플러스 사태 해결 TF을 만들고, 홈플러스 관련 사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MBK가 내놓은 방법도 그다지 해법이라 보기 어려우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측에서 전혀 움직이고 있지 않다는 게 TF의 입장입니다.
TF위원장을 맡은 유동수 의원은 MBK의 제안에 대해 “해법의 문제가 회의적이다”며, “MBK에서 (이전에 인수자에게 약속한) 2000억원을 미리 내야 동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홈플러스의 상황이 악화일로로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유 의원에 따르면 회생 기획안 제출 후 지금까지 홈플러스의 현금 흐름이 월 500억원, 연으로 6000억원 정도 마이너스인 상황입니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 매출은 20% 감소했으며, 1월 19일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33% 감소한 상황입니다. 또 월 고정 지출은 1000억원 수준입니다.
MBK가 지금까지 400억원 출자했다 하고, DIP 금융 600억원에 이자 180억원으로 회생 개시 전 1500억원에 대해 이자 지급을 보증한 정도에 대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이 문제에 대해 MBK가 더 전향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올해 캐시플로우가 300억, 500억씩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더 심해지고 있는데,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이 1000억원이 어떤 의미를 줄까, 심지어 보증이기 때문에 저는 MBK가 소극적이라 생각합니다.
순서가 잘못됐습니다. 인수 회사에게 2000억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는데, MBK가 차라리 2000억원을 선제적으로 이곳에 먼저 쓰고 인수자에게는 줄 수 없다 해야지 MBK의 진정성을 볼 수 있다고 여러번 이야기했습니다. 이 같은 방안을 내놓은 상황에서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또한 움직이지 않습니다. 산업은행은 국책은행이기에 승인한 담당자가 나중에 어떻게 책임을 지겠습니까?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
김남주 법무법인 도담 변호사도 동일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는 “(MBK가) DIP 금융 600억원에 보증을 제공했지만, 회생계획안에는 2년차에 원금과 이자를 다 받겠다고 써있다”며, “누가 조달할 것인지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MBK가 전혀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가 소극적이며, 이제 공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왔습니다.먼저 홈플러스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오프라인 유통의 몰락이라는 주장입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홈플러스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MBK 경영 실패이지만 오프라인 유통업의 전반적인 구조조정도 있다”며 “한계 산업에 대해서는 잘 구조조정하는 게 정부의 몫”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남주 법무법인 도담 변호사 또한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이 개입해 덜 파괴적인 구조조정 문제를 총체적으로 수립하고 나가야 할 때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김 변호사는 정부의 역할에도 주목했습니다. 그는 “정부는 국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침에도, 시장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MBK의 사고이지 세금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마트가 기간 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부 주도 해결책 제시를) 미루는 것 같지만, 회생계획이 청산안이라는 건 시장에서 해결될 수 없다는 의미이기에 공공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회생 계획안에서 현 홈플러스 대표 둘을 제외한 제 3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안 의원은 공급망 회복와 M&A 인수 후보자를 알선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짚었습니다. 그는 “홈플러스 영업 기반이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다”며 “다양한 공급업체를 설득하고 응급조치가 가능한 여러 재원을 활용해 공급망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 변호사는 “정부 논의가 희망사항”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는 “정부 이야기가 MBK에 그다지 압박이 되는 모습이 아니다”며 “MBK의 출자를 전제로 돈을 투입하는 걸 전제로 논의하는 건 희망사항 아닌가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가 DIP 금융과 관련해 산업은행과 논의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짚기도 했습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아직 메리츠와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자리에서는 홈플러스 회생과 관련해 MBK의 잘못이 크며, 회생계획안의 타당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점, 하지만 속도도 빨라야 한다는 주장이 교차돼 나타났습니다. 이날 마지막에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은 “익스프레스 매각 3000억원(추정)과 긴급운영자금 3000억원이면, 1년 운영자금 7000억원인 상황에서 회사를 돌아가게 할 수 있다”며 “당장 자금이 유입되면 한 번 더 정상화할 수 있고, 순차적으로 익스프레스 매각과 다른 자금이 유입되면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홈플러스에게 주어진 기간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인데요. 금융감독원 측은 검사를 마무리하고 내부 제재 심의 위원회를 거친 후 금융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의결하면 행정 제재로서의 효력을 발휘하는데 이르면은 상반기”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좌장을 맡은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와 마지막 협의를 위해 밀도 있게 일정을 진행하겠다”며, “금감원이 한국에서 MBK에 대해 제재하면 국민연금이 MBK의 11개 펀드에서 2조50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회수하고 다른 은행도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며, MBK에 대한 압박을 이어갈 것을 밝혔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