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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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거래소 수탁 강화…커스터디 기업과 경쟁·협업 공존

최근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증권사의 거래소 인수 움직임부터 정부부의 대주주 지분 규제 추진,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다양한 논의, 커스터디 시장 재편 등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과 본격적으로 접점을 넓혀가는 흐름으로 해석됩니다. <바이라인네트워크>는 4회에 걸쳐 이와 같은 변화를 전합니다.

코빗 이어 빗썸까지…증권사가 주목하는 이유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규제하나, 업계 우려
원화 스테이블코인, 은행 중심 모델이 해법일까
④ 가상자산거래소 수탁 강화…커스터디 기업과 경쟁·협업 공존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커스터디(수탁)가 향후 디지털자산 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단순 보관 기능을 넘어 결제,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등 전통 금융이 수행해온 역할을 디지털 생태계에서 구현하며 시장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기관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지털자산 관련 2단계 입법은 거래 규율 중심이었던 1단계와 달리, 사업자의 업무 구분을 명확히 하고 책임 주체를 분리, 정의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거래소, 발행사, 운용사 등 각 주체의 역할과 책임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커스터디의 위상 역시 재정립될 것이란 평가다.

이 과정에서 커스터디는 자산 보관 기능을 넘어 ▲고객 자산 분리 관리에 대한 기술적·운영상 책임 ▲거래소·발행사·운용사와 연계된 중간 인프라 역할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가르는 기준점 역할까지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시장 구조 전반을 지탱하는 안전판으로서의 기능이 강조되는 셈이다.

특히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실물연계자산(RWA), 스테이블코인 등 제도권 디지털자산 상품이 확대될수록, 규제 당국 입장에서는 ‘누가 자산을 최종적으로 통제하고 있는가’가 핵심 질문으로 부상한다. 이에 대한 해답이 커스터디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커스터디는 보관 사업자를 넘어 디지털자산 시장의 신뢰 인프라로 역할이 확장될 전망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자체 수탁 지속 가능한가

커스터디 기업이 전통 자본시장의 신탁사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전통 금융에서 은행이 핵심 인프라로 기능해 왔고, 해외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도 커스터디의 중요성이 빠르게 부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역시 디지털자산 시장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커스터디 기능을 강화하면서 ‘협력과 경쟁’이 병존하는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법인·기관 전용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업비트 커스터디’를 출시했다. 코빗은 주요 커스터디 기업인 케이닥과 밀접한 관계에 있어 별도의 커스터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다만 콜드월렛 사용과 다자간연산(MPC), 멀티시그 방식 등을 적용해 자산 보관과 보안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커스터디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인원은 현재 별도의 커스터디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거래소 운영 전반에 수탁 기능이 내재돼 있다고 말했다. 빗썸과 고팍스는 한때 자체 커스터디 사업을 운영했으나 현재는 이를 정리했다. 다만 자산 보관과 관리에 대한 커스터디 역량은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향후 규제 환경 변화는 가상자산거래소의 자체 수탁 서비스 운영 구조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거래소가 수탁 기능을 자체 서비스로 제공하는 방식이 이해상충 문제로 인해 디지털자산기본법 체계에서는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거래소는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처럼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 수탁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별도의 라이선스 취득이 필요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고 발생 시 ‘자기 수탁’ 구조는 법적·구조적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이나 기관·법인 고객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 커스터디를 활용하는 혼합 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는 글로벌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이미 채택하고 있는 운영 방식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가상자산거래소가 중장기적으로는 규제 리스크와 책임 집중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내부 통제 강화 ▲물리적·논리적 자산 분리 ▲외부 전문 커스터디와의 병행 구조 도입 등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한 구조 유지가 아니라, 책임과 통제 권한을 어떻게 분산·설계하느냐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들에게는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가 사실상 롤 모델이 될 것”이라며 “법인 시장 개화와 함께 커스터디 기업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거래소와 커스터디 간 독자 노선과 연합 전선이 교차하는 합종연횡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커스터디와 가상자산거래소, 따로 또 같이

가상자산거래소와 커스터디 기업은 향후 전문 수탁사로서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인 시장 참여 확대와 비트코인 ETF 등장 등으로 디지털자산 시장 자체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만큼, 경쟁 주체의 증가는 시장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신뢰도 높은 커스터디 사업자의 증가는 시장을 보다 투명하고 건전하게 확장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거래소의 커스터디 진출을 기존 커스터디 산업에 대한 위기라기보다는, ‘실질적 커스터디’와 ‘형식적 수탁’을 가르는 구조 재편의 계기로 바라보는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실질적인 독립성과 명확한 책임 구조를 갖춘 사업자만이 시장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커스터디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거래소가 형식적으로 수탁 기능을 분리한 구조를 만든다고 해서 그것이 곧 커스터디 산업의 위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규제의 본질은 단순한 법인 분리가 아니라 이해 상충 해소와 독립성 확보, 통제권과 책임의 명확화에 있다”고 말했다.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가상자산거래소의 구조와 인력·시스템이 실질적으로 분리되지 않은 운영 방식,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가 불분명한 상황은 기관투자자와 정책당국의 신뢰를 얻는 데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수탁 기능을 수행하더라도 기술, 인력, 의사결정, 리스크 관리가 실질적으로 독립돼 있지 않다면 단순한 법인 분리만으로는 수탁 기능의 독립성과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런 환경에서는 오히려 외부 전문 커스터디가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다만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분리된 커스터디 기업이 등장할 경우 인적·물적 자원을 포함한 폭넓은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기존 커스터디 기업 입장에서는 잠재적 위협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

커스터디 기업의 계획은

커스터디 기업과 가상자산거래소 간 협업은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지만, 보안과 영업 비밀을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은 대부분 공개되지 않고 있다. 다만 국내 주요 커스터디 기업들은 거래소와의 관계를 종속 구조가 아닌, 역할을 명확히 구분한 협력 모델로 설계하려는 흐름을 공통적으로 보이고 있다.

인피닛블록은 거래소와 수탁을 전제로 한 종속적 관계보다는, 각자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협력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의의 초점은 거래소의 핵심 기능과 커스터디의 전문 영역을 분리한 상태에서 ▲특정 자산군·고객군에 대한 공동 대응 ▲기관·법인 고객 대상 인프라 연계 ▲사고 대응·백업·비상 체계 구축 ▲제도권 상품 확장에 대비한 공동 표준 마련 등에 맞춰져 있다. 이는 거래소가 수탁 기능을 외주화하거나 이전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규제 환경 변화와 시장의 신뢰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상호 보완적 협력 모델을 사전에 설계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인피닛블록은 향후 ▲법인 고객에 특화된 내부통제·보험·보안 체계 ▲비트코인 ETF·스테이블코인·실물연계자산(RWA) 등 차세대 제도권 상품에 특화된 커스터디 역량을 통해 차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코다는 전문 커스터디 사업자로서 글로벌 커스터디 인프라 구축과 운영에 역량을 집중하며, 해당 분야에서의 위상을 공고히 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주요 주주가 전통 금융기관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삼아, 전통 금융사와의 비즈니스 연계를 기반으로 법인·기관 고객 특화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케이닥은 거래소 커스터디와의 차별점으로 전문성과 오랜 운영 경험, 은행을 직접적인 주주로 두고 있는 구조에서 나오는 안정성을 꼽았다. 전통 금융권과의 연결성이 제도권 신뢰 확보의 핵심 요소라는 판단이다. 비댁스는 ‘프라임 커스터디 솔루션’을 론칭해 운영 중이며, 기존 전략을 유지하면서 수행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최초 원화 스테이블코인 ‘KRW1’을 또 하나의 축으로 삼아,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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