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에 이어, ‘닥터나우 방지법’이라는 공포
“타다금지법이 비판받았던 건 타다의 새로운 사업모델이 당시 법률에 위반되지 않았는데 사후적으로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다는 점”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이 말은, ‘닥터나우 방지법(약사법 일부 개정안)’을 바라보는 스타트업과 플랫폼 업계의 우려를 정확히 대변한다. 타다는 11인승 승합차를 이용, 기사에 승객을 알선했다. 법원은 이를 ‘초단기 렌터카’라고 보면서 법 테두리 내에서 합법적 운행을 한다고 판결했으나, 곧이어 국회가 “무면허 콜택시 영업의 일종”이라는 택시 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불법으로 만들었다. 타다는 결국 핵심 서비스를 접어야 했고, 그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었다. 결과적으로 모바일 콜택시는 카카오택시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타다금지법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이유는, 지금 닥터나우 방지법이 흘러가는 양상이 그때와 매우 유사해서다.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 않은 영역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했고, 위법하지 않다는 정부(혹은 법원)의 판단 아래 사업을 영위했다. 그러다 국회에서 해당 서비스의 특정 사업 부문을 ‘불법’으로 낙인 찍어, 금지하는 법안을 만든다. 닥터나우도 이 법이 생긴다고 해서 당장 문을 닫진 않겠지만, 수익을 내는 주요 사업을 종료해야만 하는 상황에 닥치게 됐다.
이 법은 발의된 이후 지난 1년 간 수면 아래서 잠잠하여 사실상 폐기된 것처렴 여겨졌는데 최근 ‘비대면 진료법’ 논의와 함께 갑작스레 부상해 보건복지위와 법제사법위를 통과했다. 여야 합의도 빠르게 이뤄져 지난 2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점쳐졌다. 다만, 이번 정부가 스타트업 지원을 힘을 쓰고, 곧 벤처기업 육성안 발표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이소영 의원 등이 스타트업 업계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원내 지도부를 설득해 본회의 상정은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해 국회 본회의 마지막 날인 9일에 통과가 유력해 보인다.
[닥터나우 방지법 논란 관련해서는 이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 닥터나우 방지법, 무엇이 문제인가?]
닥터나우 측은 매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는 대체로 사실과 다른 데다, 혹시 문제될 것 같은 부분은 조직 재편을 통해서 해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해서 법안을 발의한 김윤 의원실이나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보건복지위와 법제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귀기울여 들어주지 않았다고 항변한다. 예컨대, 이 회사는 김윤 의원실이 ‘리베이트의 일환’이라고 말하는 약품 패키지 판매는 이미 중단한 상태다. 또, 특정 약이 어디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지도에 표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특정 약국을 먼저 노출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정부와 법원에서 합법이라고 인정한 영역에서의 사업을 두고 국회가 “이것은 위법”이라고 뒤늦게 지적하는 것을 매우 우려한다. 사업이라는 것에는 큰 투자가 선행되는데, 정부와 법을 믿고 뛰어들었다가 나중에 크게 손해 볼 일만 생길 수 있어서다. 이번 정부도 역시 ‘혁신’을 주장하는데, “이러다 또 국회가 반대하면 어쩌지?”라는 불신이 뿌리 깊게 박히면 새로운 시도를 할 주체는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김한규 의원은 “(닥터나우 방지법은) 현행법상 허용되는 사업을 사후적으로 금지하려는 점에서 타다금지법과 다르지 않다”면서 “현행법상 허용되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은 스타트업을 약사, 변호사, 세무사 등 기존 업계가 반대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데, 새로운 방식에 대한 우려를 갖는 건 이해할 부분도 있으나 국회가 법률로 스타트업의 신규 사업을 금지하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재명 정부가 조만간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방안을 발표하는데 스타트업 육성으로 새로운 경제 성장 모델을 찾으려하는데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이며 “새로운 사업모델을 고민하는 창업자가 기껏 찾은 모델이 사후적으로 국회에 의해 불법화되는 걸 두려워하게 된다면 창업의욕이 확 떨어지게 될까 두렵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닥터나우 방지법과 관련, 여러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타다금지법을 비판했던 이소영 의원실은 “당내에서 특정하게 동향이 정해졌다기 보다는 각자 생각하는 지점, 우려하는 지점을 열심히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상임위의 견해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국회 본회의라는 것이 있는 이유가 마지막 숙고를 통해 법안의 효과를 검증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고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