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7개국 마트 냉장·냉동고 대규모 해킹…식품 공급망 비상
유럽 전역의 슈퍼마켓 냉장·냉동 설비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공격자는 원격 냉장제어 시스템의 온도를 최고 50도까지 올렸고, 매장들은 변질 우려가 있는 냉장·냉동식품을 폐기하거나 판매대에서 철수시켰다. 단순 전산 장애를 넘어 식품 유통과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운영기술(OT) 시스템을 노린 공격이 현실화했다는 평가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 등에 따르면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웨덴, 아일랜드, 에스토니아, 핀란드, 네덜란드 등 최소 7개국의 슈퍼마켓에서 이날 새벽 냉장·냉동 설비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스웨덴 식료품 체인 쿱(Coop)은 약 800개 매장 중 6~7곳의 냉장 설비가 무단 조작된 사이버 사고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케아도 벨기에 몽스 매장 1곳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벨기에 카르푸는 약 700개 매장 중 15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 슈퍼밸루 운영사 머스그레이브는 13개 매장의 냉장 설비에 문제가 발생해 식품을 예방 차원에서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지난달 프랑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냉장 설비 해킹과 유사하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수백개 슈퍼마켓과 독립 매장의 원격 냉장제어기가 침해돼 냉장 설비가 해동 모드로 전환되거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갔다. 프랑스 파리 검찰은 피해 업체가 약 700곳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공격 배후나 두 사건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금전 요구나 범행 주장도 나오지 않았다. 다만 공격이 다수 국가의 매장에 비슷한 방식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고 온도와 해동 설정처럼 설비를 제어하는 기능을 조작했다는 점에서, 단순 정보 탈취보다 운영 차질과 경제적 손실을 노린 사보타주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격 표적은 덴마크 냉장제어업체 댄포스(Danfoss) 등의 원격 관리 시스템으로 지목된다. 냉장·냉동 설비는 온도·해동 주기·이상 알림을 중앙에서 관리하고, 유지보수 업체가 원격으로 장애를 진단·조치하기 위해 인터넷에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비 소유자는 매장, 네트워크는 매장 IT 부서, 시스템 운영은 외부 냉동설비 업체가 맡는 식으로 책임이 분산돼 노출 장비를 통합 관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일부 피해 장비는 보안 업데이트가 종료된 레거시 제품이었다. 프랑스 사이버보안청(ANSSI)은 당시 댄포스 AK-SM·AK-SC 계열과 코플랜드·딕셀의 XWEB 계열 원격 제어기 침해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해당 장비 중에는 이미 지원 종료돼 보안 패치를 받을 수 없는 제품도 포함됐다.
보안 전문가들은 냉장제어기 등 OT 장비를 공용 인터넷에서 분리하고, 유지보수 원격 접속은 가상사설망(VPN) 등 인증된 경로로 제한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장비별 계정을 분리하고 다중인증을 적용하는 한편, 지원이 끝난 장비는 교체 계획을 세우고 온도·설정값 변경 이력을 상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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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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