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캐릭터.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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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AI 파산보호 신청…국내 ‘제타’·‘크랙’은 괜찮을까

AI 캐릭터와 대화하는 서비스 ‘캐릭터.AI’가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지난해 매출은 2360만달러였지만, AI를 돌리는 서버 비용(컴퓨팅 비용)으로만 매달 약 1000만달러를 썼다. 연간으로 따지면 매출의 5배가 넘는다. 소송과 규제 부담까지 겹쳐 투자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캐릭터챗은 최근 국내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콘텐츠 분야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스캐터랩 ‘제타’의 올해 2월 이용시간은 1억1000만시간으로 챗GPT의 2배를 넘었다. 글로벌 대표 업체가 무너진 상황에서 국내 시장은 어떨까. 같은 서비스를 하는 국내 업체 스캐터랩 ‘제타’와 뤼튼테크놀로지스 ‘크랙’은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살펴봤다.

비용 부담에 법적 리스크까지

캐릭터.AI의 운영사 캐릭터 테크놀로지스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파산법원에 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챕터 11은 법원의 감독 아래 사업을 이어가면서 채무를 조정하거나 자산을 매각하는 절차로, 국내 기업회생절차와 비슷하다. 회사는 법원이 감독하는 매각 절차를 통해 사업을 넘길 계획이다. 디즈니는 이 회사의 일부 지식재산권(IP) 사용권을 2000만달러에 사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회사는 매각이 11월 말~12월 초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때까지 서비스는 유지된다.

캐릭터.AI는 2021년 구글 출신 연구원 노엄 샤지어와 대니얼 드 프레이타스가 설립했다. AI로 구현한 다양한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지난 2023년 앤드리슨호로위츠가 주도한 투자에서 1억5000만달러를 유치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1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서비스를 쓰는 이용자(MAU)는 한때 2000만명 안팎까지 늘었다.

문제는 사업 규모에 비해 수익이 너무 적었다는 점이다. 캐릭터.AI가 미국 법원에 낸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컴퓨팅 비용은 월평균 1380만달러였고, 지난해에도 매달 약 1000만달러가 들었다. 반면 지난해 매출은 2360만달러에 그쳤다. 올해도 1~8월 컴퓨팅 비용으로만 5610만달러를 썼고, 8월 기준 월 적자는 800만~900만달러였다.

수익화 시점도 늦었다. 캐릭터.AI는 초기에 무료 무제한 대화로 이용자를 모았다. 2023년 5월 월정액 구독을 내놓았고, 2025년에 광고를 붙였다. 구독 매출은 최고 월 280만달러였고, 광고는 올해 8월 월 250만달러까지 늘어 그달 매출(530만달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구독 외의 수익원을 붙이기까지는 서비스 출시 후 약 3년이 걸렸다.

캐릭터.AI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추론 작업을 이전하고 인력 감축과 시설 통합을 추진하는 등 비용 절감에도 나섰지만 적자를 벗어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회사는 “AI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많은 비용이 든다”며 “높은 비용과 잠재적인 소송, 규제 당국의 대응이 맞물리며 사업에 필요한 현금 흐름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미성년자 보호 문제로 법적 분쟁에도 휘말렸다. 2024년 미국에서 AI와 장기간 대화한 14세 소년이 자살한 사건으로 유족에게 소송을 당했다. 이후 유사한 민사소송과 규제기관 조사도 이어졌다. 이는 투자 유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8월 투자은행을 선임해 약 28곳과 접촉했지만 관련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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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캐릭터.AI 한 곳의 파산으로 시장 전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AI 캐릭터와 친구나 연인처럼 대화하는 앱, 이른바 ‘AI 컴패니언’ 앱 시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 분야 앱의 인앱결제 매출은 1억5000만달러로, 2023년 1분기보다 12배 이상 늘었다. 앱피겨스는 지난해 상반기 다운로드가 전년 동기보다 88%, 소비자 지출이 64% 늘었다고 집계했다.

서로 다른 수익 구조와 남은 과제

그렇다면 국내 캐릭터 챗 업체들은 어떨까. 국내에서는 스캐터랩 ‘제타’와 뤼튼 ‘크랙’이 대표적인 캐릭터 챗 서비스로 꼽힌다. 성적은 갈린다. 스캐터랩은 지난해 매출 267억원에 영업이익 28억원을 냈고,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709억원, 영업이익 5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뤼튼은 지난해 매출이 471억원으로 전년의 약 15배로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588억원으로 매출보다 컸다. 광고선전비(294억원)와 지급수수료(611억원)가 크게 늘었다. 회사는 흑자 전환에 앞서 플랫폼 투자와 이용자 확보에 돈을 쓴 결과라고 설명했다.

스캐터랩은 광고, 구독, 유료 기능을 섞어 수익을 낸다. 기본 대화는 무료지만 광고가 붙고, 광고 없이 쓰려면 월 구독 상품 ‘제타패스’에 가입해야 한다. 답변 품질이 더 좋은 AI 모델로 대화하거나 ‘스냅샷’(기능 설명 추가 필요) 같은 부가 기능을 쓰려면 별도 재화를 결제해야 한다.

비용을 줄이는 방법도 찾았다. 스캐터랩은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쓰고, 2024년 카카오클라우드로 서버를 옮겼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당시 채팅 한 번당 비용이 기존 해외 클라우드보다 약 3분의 1 줄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한국어와 일본어에 맞춘 토크나이저(문장을 AI가 처리하기 좋은 단위로 쪼개는 프로그램)를 새로 만들었다. 회사에 따르면 대화 100만 번당 GPU 사용량이 46% 줄었다.

자타는 한국과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국가별 이용자의 결제 여력을 고려한 전략이다. AI 토큰 처리 비용은 국가에 따라 큰 차이가 없지만 이용자가 지불할 수 있는 금액에는 격차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회사는 지난해 6월 제타가 손익분기점을 달성했으며, 사용자당 순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밝혔다.

반면 크랙은 대화할 때마다 요금을 받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용자가 유료 재화 ‘크래커’를 내야 대화할 수 있다. 뤼튼 측은 “대화마다 이용자 과금이 발생하는 유료 서비스”라며 “과금 구조 자체가 사업 수익성을 고려해 설계되어 있으며, 추가 수익 모델 없이도 마진 확보가 가능한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부 AI 모델을 활용해서 이용량이 커질수록 단가를 낮추고 있다고 부연했다.

두 업체 모두 올해 큰 투자를 받았다. 스캐터랩은 6월 5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를 유치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SBVA,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이 참여했다. 뤼튼은 8월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받아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뤼튼은 투자 배경으로 지난 5월 북미에 출시한 AI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OOC’를 꼽았다. 회사는 OOC가 출시 3개월 만에 월매출 100억원을 넘어섰고,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다만 국내 업체도 청소년 보호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정감사에서 이주희 의원은 제타 이용자의 약 90%가 10·20대라며 과몰입 위험을 지적했다. 스캐터랩은 12일 청소년 이용시간을 하루 3시간, 결제 한도를 월 10만원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연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뤼튼도 지난달 8일 크랙 청소년 이용시간을 하루 3시간으로 제한하고, 3시간이나 월 결제 10만원을 넘으면 보호자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적용 시기는 내년 초다.

안전 조치에는 비용이 든다. 캐릭터.AI도 파산보호 신청서에서 연령 제한과 유해 대화 탐지 같은 제품 변경이 비용을 늘렸다고 밝혔다. 수익 모델이 다른 두 국내 업체도 청소년 보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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