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파모-프론티어 AI 예산 중복 집행, 평가 공정성·투명성 도마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은 계속됩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총리 겸 장관은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배 장관은 최근 제기된 독파모 사업 중단 논란과 관련해 기존 사업을 지속하면서 새로운 프론티어 AI 사업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기존 모델을 산업과 공공 현장에 적용하는 동시에 대규모 자원을 투입해 고성능 AI 모델을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배 부총리는 “2차까지 결과는 글로벌 중위권 정도 수준이며 3차에서는 글로벌 오픈웨이트 수준에 근접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신규 프론티어 사업의 추진 근거와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두고 지적이 나왔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프론티어 부문에 4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과정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어디서 어떻게 결정됐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 같다”며 “항간에서는 AI 대장동 사업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분 30%를 포함해 총 16조원대 규모로 거론되는 사업이 별도의 설명 없이 등장했다는 취지다.
당초 독파모 지원 내용과 달라진 4차 지원 계획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4차 지원 계획이 기존 사업을 이어가는 방향에서 변경되면서, 기존 독파모 사업을 중단하고 신규 프론티어 과제에 집중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평가 과정의 공정성을 두고도 지적이 나왔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독파모 평가에 사용된 데이터셋 구축 사업에 사실상 같은 컨소시엄 소속 일부 업체가 반복해서 참여했다며 절차적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수학 데이터셋 주관사는 직원이 8명인 연매출 1억5000만원대 회사이고 지식 주관사와 장문 이해 주관사도 매출 10억원 미만에 직원 20명 미만인 영세한 규모”라며 이들이 국내 최고 수준 AI 기업을 평가할 전문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또 “평가단 49명 가운데 33명이 1, 2차 평가에서 중복돼 10명 중 7명이 같았다”며 사실상 평가위원이 시험 출제와 채점을 모두 맡은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배점 방식의 공정성도 지적하며 “배점 25점인 벤치마크에서는 한 스타트업이 1위를 했지만 배점이 35점인 전문가 평가에서는 대기업 계열 연구원이 최고점을 받아 2차 결과가 크게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데이터셋 구축 사업에 중복 참여하는 기관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특혜나 공정성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셋을 가장 전문적으로 구축할 역량이 있는 기업들이 참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류 차관은 “평가 기준과 배점은 참여 기업들과 사전에 모두 협의하고 인지된 상태에서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파모와 신규 프론티어 사업의 역할에 대해 배 부총리는 두 사업의 역할은 명확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 정부가 초지능 개념을 제시하고 앤트로픽이 클로드 미토스를 공개하는 등 AI 기술 발전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졌기 때문이다. 배 부총리는 “미토스 쇼크 이후 안보 측면에서 대응할 수 있는 AI를 확보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고 독파모 수준으로는 도달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신규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 서바이벌 방식의 경쟁만으로는 메이저리그는 물론 트리플에이 수준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예산 중복과 집행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한 의원은 “독파모에서 축적된 기술이나 인적 자원들은 잘 활용하되 동일 개발 과정에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그리고 예산 중복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기업에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보조금 방식이 아닌 출자 형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4조7000억원 규모의 예산만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모델을 개발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독파모에서 축적한 기술과 인력 등 기존 역량을 후속 기술 개발에 활용하는 연계 구조이며, 기존 사업을 신규 사업에 흡수·통합하는 방식은 아니라고 배 부총리는 설명했다. 이어 초기 기획 단계에서 제공하기로 했던 기반 시설이 글로벌 최고 수준에 도달하기에는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배 부총리는 “기존에 제공하기로 했던 기반 시설이 글로벌 최고 수준 도달에 한계가 있었지만 그것이 독파모 목표의 잘못된 설정이나 실패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며 기존 사업에서 축적한 역량을 후속 기술 개발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원민 기자>wmkim627@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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