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EU 규제로 검색 개편…“역대 최악의 품질 저하”
구글이 유럽연합(EU) 반독점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유럽 지역 검색 결과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구글 스스로 이번 개편이 29년 검색엔진 역사상 최악의 품질 저하가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구글은 8일(현지시각) 유럽 지역 온라인 검색 결과에 변화를 적용했다. 구글은 이 변화가 “사용자 경험을 저하시키고 유럽 기업들의 비용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 구글이 받은 4억6000만유로(약 7176억원) 규모의 과징금에서 비롯됐다. EU는 구글이 쇼핑·호텔·교통·스포츠 등 검색 결과에서 자사 서비스를 부당하게 우대해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개편된 검색 결과는 페이지 상단에 호텔·항공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검색 서비스(버티컬 검색 서비스) 하나를 우선 노출하고, 그 뒤에 두 개를 상세정보 없이 배치하는 방식이다. 실시간 가격 등 핵심 기능은 제거되며, 순위 자체는 여전히 구글 알고리즘이 결정한다.
구글은 이번 조치로 인해 일반 호텔보다 익스피디아·부킹닷컴 같은 가격비교사이트(버티컬 검색 서비스)에 유리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개편된 검색결과의 레이아웃은 중개 플랫폼을 위해 특별히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부킹닷컴 같은 서비스는 이 특별 공간에서 화려하게 호텔을 노출할 수 있지만, 호텔 사업자는 자사 상품을 여기에 노출시키지 못하고 일반 검색 결과에 노출되길 기대해야 한다. 구글 서비스만 우대하지 말라는 규제 취지와 달리, 대형 중개업체만 유리하게 짜여 있다는 것이다.
구글에 따르면 과거 DMA 준수 조치로 유럽의 호텔·항공사 등 사업자들의 무료 직접 예약 트래픽이 이미 30% 감소했으며, 이번 추가 변경으로 타격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수백만 명의 유럽 사용자를 대상으로 변경 사항을 테스트한 결과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검색어를 다시 입력해야 하는 등 높은 불만족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글의 이번 사례는 한국의 네이버 부동산 이력과도 겹쳐 보인다. 네이버는 2003년부터 부동산 매물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다, 2013년 자체 매물 서비스를 접고 부동산정보업체(CP)가 매물을 공급하는 오픈 플랫폼 구조로 물러났다.
규제나 여론 압박으로 플랫폼이 자사 직접 운영에서 물러나더라도, 반드시 경쟁이 살아나는 건 아니다. 네이버는 2013년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한 뒤에도 여전히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고, 오히려 함께 매물을 공급하던 정보업체(CP)들은 최근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그런 점에서 EU의 규제가 원했던 경쟁 촉진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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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