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5회 벤처 스타트업 성장포럼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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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만으론 인재 못 잡아요”…벤처업계, 세금부터 풀어달라

벤처·스타트업의 인재 유치를 위해 주식 성과보상제도의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관련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현금이 부족한 기업이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면 기업의 성장 성과를 실질적인 보상으로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회 벤처·스타트업 성장포럼’에서는 ‘혁신기업 인재 유치 및 지속 성장 전략’을 주제로 스타트업 업계와 관계자 제언이 이어졌다.

먼저 안희철 법무법인 DLG 변호사는 주식매수선택권인 스톡옵션에 편중된 보상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스톡옵션과 함께 기업의 성장 단계와 인재 특성에 따라 성과조건부 주식인 RSU·RSA, 임직원이 시세보다 저렴하게 자사주를 취득할 수 있는 ESPP 등을 조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RSU는 재직이나 성과 조건을 충족하면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이며, RSA는 주식을 먼저 지급한 뒤 조건 충족에 따라 양도 제한 등을 해제하는 방식이다. ESPP는 임직원 자사주 취득 제도다.

문제는 벤처기업법상 성과조건부 주식제도의 활용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안 변호사는 부여 대상이 해당 기업 임직원 중심으로 한정되고 일률적인 2년 재직요건과 복잡한 절차가 적용되는 데다 전용 세제 혜택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회사가 보상에 필요한 자기주식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현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세제 문제를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비상장주식은 상장이나 인수합병(M&A) 전까지 현금화하기 어려운데 주식 보상을 받는 과정에서 근로소득세를 현금으로 납부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성과조건부 주식제도는 세금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며 “이것은 반드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RSU·RSA에 비과세와 5년 분할납부 등을 적용하는 개정안을 우선 통과시키고, 실제 주식을 매각해 현금을 받는 시점까지 납세를 이연하는 방안을 보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올해 8월 국회에 발의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실제 매각 시까지의 전면적인 납세이연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추가 입법의 필요성을 짚었다.

부여 대상과 재직요건, 의사결정 절차에 대한 개선 방향도 제시했다. 해당 기업 임직원뿐 아니라 인수기업과 국내외 관계회사 임직원, 일정한 외부전문가까지 부여 대상을 확대하고, 최소 재직기간은 1년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완화해 이후 월별·분기별로 권리를 확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의사결정 절차는 주주총회가 부여 총량과 대상, 평가기준을 승인하면 그 범위에서 이사회가 개별 부여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간소화해야 한다는 방향성도 제시했다.

보상재원과 장기계획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보상재원은 신주와 창업자 출연주식을 인정하되 신주인수권과 자본충실, 주주보호 장치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봤다. 적격 장기 보상계획에 필요한 자기주식은 여러 해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매년 집행내역을 보고하고 미사용분은 소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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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기 원티드랩 대표는 주식 보상제도가 직원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원티드랩은 그간 스톡옵션과 RSU, ESPP, 팬텀스톡 등을 활용해 왔다. 팬텀스톡은 실제 주식 대신 가상의 주식 수나 기업가치 등에 연동해 현금을 지급하는 보상 방식이다.

이 대표는 상장 전에는 주식 보상을 현금화하기 어렵고 상장 후에는 작은 기업의 높은 주가 변동성이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시점에 스톡옵션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옵션 가치가 바로 0원이 되는 경우도 있다”며 “스톡옵션이나 주식 보상제도가 현실적으로 돈이 되게 만드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RSU 역시 처분 공시가 주가에 민감하게 반영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원티드랩은 일정한 보상 하한을 두고 주가 상승분에 따라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과 직원의 주식 매입을 지원하는 ESPP를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상장 전에도 신규 투자자나 세컨더리 펀드의 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식 보상을 현금화할 기회를 확대하고, 상장 여부와 관계없이 매도 시점에 과세하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손결 엘리스그룹 HR팀장은 AI 인프라 기업의 경우 인재 확보와 설비투자에 필요한 재원이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주식을 매입해 직원에게 지급해야 한다면 주식 보상에도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손 팀장은 “인재에 대한 투자와 설비에 대한 투자를 같은 현금을 두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며 “주주총회가 승인한 한도 안에서 신주를 발행해 RSU를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외 인재 영입을 위한 제도 개선도 요구했다. 미국 빅테크 출신 인재에게는 입사 1년 뒤부터 매월 또는 분기별로 주식에 대한 권리가 확정되는 보상체계가 익숙한 만큼 재직요건과 부여 대상을 유연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손 팀장은 “한국 벤처기업이 글로벌 인재와 경쟁하려면 보상제도도 글로벌 표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오민선 기자> omsoms9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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