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뷰티 홍대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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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천국 홍대 앞에 던진 무신사 뷰티의 승부수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유명한 무신사가 11일 첫 뷰티 단독 플래그십 매장 ‘무신사 뷰티 홍대’ 문을 엽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개층 400평(약 1322㎡)으로, 규모도 꽤 큽니다.

하지만 홍대 상권에는 올리브영 매장이 8곳 넘게 있습니다. 홍대 앞에서 무신사는 오프라인 뷰티 강자인 올리브영과 정면으로 맞붙게 됐습니다. “굳이 올리브영 말고 ‘무신사 뷰티 홍대’에 가야 해?”라는 소비자의 질문에 답을 내놓아야 하는 거죠.

무신사 뷰티 홍대에서 무신사가 내세우는 건 ‘약국’과 ‘인디’입니다. 최근 성분 중심의 트렌드에 맞춰 온누리약국과 협업하는 한편, 온라인 패션 브랜드를 발굴해 오프라인과 연계했던 전략을 뷰티까지 확장합니다.

‘온누리약국’과 손잡은 무신사

지난 10일 방문했을 때, 무신사 뷰티 홍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뷰티온누리약국’이라는 간판입니다. 이름 그대로, 온누리약국이 무신사와 협업해 매장 지하 1층을 임대해 선보이는 새로운 형태의 매장입니다.

협업의 배경에는 고기능성·성분 중심 뷰티 트렌드가 있습니다. 현재의 소비자들은 전문적인 설명과 검증을 원하고 있습니다. 피부 재생·탄력에 쓰이는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PDRN), 피지·모공 고민에 쓰이는 아젤라익산, 색소침착에 쓰이는 트라넥사믹산(TXA) 등 전문 용어에도 익숙합니다. 1, 2년 전부터 SNS상에서 ‘약국템’이 유행한 것도, 약국이 이런 전문성을 담보해주는 채널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올리브영이 국내 제약사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더마 제품 전문 카테고리 ‘어드밴스드 더마’를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무신사 뷰티 홍대 지하 1층에 위치한 ‘뷰티온누리약국’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의약품을 판매하는 뷰티온누리약국은 무신사 뷰티 홍대 계산대가 아니라 지하에서 별도로 결제해야 한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무신사는 한 발 더 나아가 ‘파머시뷰티’라는 키워드를 내세웠습니다. 홍대점에 입점한 뷰티온누리약국을 들여다보면, 일반 약국과 달리 뷰티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270여개 브랜드의 2000여종 제품을 판매하는데, 이 중 90%가 뷰티 제품입니다. 나머지는 일반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입니다.

디스플레이 또한 모발과 두피케어, 여드름과 트러블 등 구체적인 피부 고민에 맞춰 큐레이션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뷰티온누리에서 파는 뷰티 상품은 두 회사가 함께 골랐습니다. 무신사 뷰티가 자사 고객 데이터와 뷰티 트렌드를 바탕으로, 온누리약국 상품군 가운데 수요가 있는 브랜드를 추렸습니다.

단순히 약국에서만 파는 의약품 계열의 뷰티 제품뿐만 아니라 전문 상담이 가능한 인력도 있습니다. 뷰티온누리약국 매장에는 약사 2명이 상주해 피부 고민에 따른 제품을 추천합니다. 또 일반 약국과 같이 인근 병원에서 발급받은 처방전을 가져오면, 조제와 복약 상담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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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협업이 다음 점포로 이어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무신사는 “홍대점에서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식과 범위는 추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무신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공간도 있습니다. 성분과 기능을 중심으로 상품을 큐레이션해 선보이는 공간 ‘넥스트 뷰티 존’이 대표적입니다. 신규 론칭 브랜드를 소개하거나, 매월 주목받는 성분과 기능을 하나의 테마로 선정해 관련 상품을 집중 선보입니다. 이 안의 헤어케어존에는 ‘스키니피케이션’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모았습니다. 스킨케어 성분과 관리법을 두피·모발에 적용하는 흐름입니다.

‘올리브영’에 없는 브랜드 선보인다

무신사 뷰티 홍대의 또 다른 특징은 ‘인디 브랜드’입니다. 매장을 둘러보면 유명 브랜드보다 이제 막 부상하기 시작한 브랜드들이 주로 눈에 띕니다. 무신사는 왜 굳이 유명한 브랜드에 비해 작은 브랜드를 택했으며, 이들 브랜드는 왜 굳이 무신사에 들어왔을까요?

인디 뷰티 브랜드는 지금 시장에서 받아줄 곳으로 무신사만한 채널이 없습니다. 올리브영 매장에 들어가는 건 경쟁이 치열해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어야 합니다. 올리브영 입점을 돕는 유통 벤더사들은 이미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에 있는 유사한 상품은 입점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설령 입점에 성공하더라도 상황이 나아지는 건 아닙니다. 인지도가 높고 자본력 있는 브랜드가 핵심 상권 매장의 프로모션 매대를 차지하고 나면, 후발주자는 일반 매대의 수많은 제품 사이에 묻혀 눈에 띄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아울렛형이나 약국형 매장은 대안이 될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여기도 받아줄 수 있는 브랜드가 한정돼 있습니다. 아울렛형은 일반적으로 시즌이나 유행이 지난 상품을 공급할 수밖에 없고, 뷰티에 특화한 약국 매장은 더마(피부과학 기반 기능성 화장품) 제품이나 고기능성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합니다.

무신사가 그 빈틈을 파고듭니다. 오프라인에 진출할 만큼의 체력을 갖추지 못했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키워온 이들에게 핵심 상권에서 소비자 접점을 마련하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홍대 매장에 입점한 브랜드 600곳 중 70%가 인디 브랜드입니다. 무신사는 인디 브랜드를 ‘뚜렷한 정체성과 제품 경쟁력을 갖췄지만 아직 소비자 접점이 충분하지 않은 성장 단계 브랜드’로 정의합니다. 무신사 관계자는 “연 매출 1000억원 이하 브랜드”라고 덧붙였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직접 상품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게 강점입니다. 게다가 무신사 뷰티가 핵심 상권 위주로 출점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홍대와 같이 오프라인 핵심 상권에서 좋은 브랜딩도 가능합니다.

무신사 입장에서도 인디 브랜드가 차별점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대다수는 이미 올리브영에 입점해 있습니다. 같은 브랜드를 무신사에서도 살 수 있다면, 소비자는 굳이 무신사가 아니라 익숙한 올리브영을 찾을 가능성이 큽니다. 무신사는 오프라인에 처음 진출한 브랜드가 전체의 10% 안팎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에서 이름을 알렸지만, 국내 오프라인 접점이 적은 브랜드를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1층에도 위치한 ‘브랜드 하이라이팅 존’으로, 첫 번째 브랜드는 국내보다 북미와 유럽에서 인지도를 쌓아온 저자극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퓨리토 서울’입니다.

차별점 모색을 위해 무신사가 택한 또 다른 파트너사는 해외 브랜드입니다. 대개 백화점, 헬스앤뷰티(H&B) 등 오프라인 중심 매장에는 럭셔리와 기초 스킨케어 중심의 해외 브랜드가 입점해 있습니다.

무신사 뷰티 홍대 1층에 위치한 프래그런스 존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이번에 무신사가 손잡은 이들은 색조와 프래그런스 중심 해외 브랜드입니다. 전체 색조 브랜드의 10%, 프래그런스 브랜드의 30%가 해외 브랜드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일본 스나이델뷰티, 중국 색조 브랜드 플라워노즈·인투유(INTO YOU)·아즈텍(AZTK),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에따 리브르 도랑쥬가 있습니다.  이들 브랜드도 실제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를 만나기 어려웠는데, 무신사 입점으로 서울 핵심 상권에서 자사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무신사가 마련한 콘텐츠가 여럿 있습니다. 1층에는 색조 메이크업의 필수품이 된 컬러렌즈를 판매하는 렌즈 큐레이션 플랫폼 ‘폰피쉬’가 입점했습니다. 또 3층에는 무신사 사내 카페였던 아즈니섬이 무인 로봇 카페로 들어섰습니다. 같은 층 휴게공간과 이어져 있어 방문객이 쉬어갈 수 있습니다.

온·오프라인에서 글로벌까지 연결하는 무신사

온라인이 본진인 무신사는 온라인에서 쌓아온 역량을 오프라인과 글로벌로 확장합니다. 홍대입구라는 위치도 상징적입니다. 이 상권은 오래 전부터 무신사가 2030세대와 외국인을 목표로 계속해 출점해온 지역입니다.

회사 자체 데이터에 따르면, 홍대 상권 유동인구의 67%가 외국인으로, 내국인의 2배 수준입니다. 이미 무신사 스토어와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매장은 모두 홍대입구 인근에 자리잡았고, ‘무신사 킥스’와 무신사 뷰티 홍대 또한 이들 매장 도보 1분 거리에 자리해 있습니다.

무신사 뷰티 홍대 또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문을 열었습니다. 회사는 곳곳에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 가입이 가능한 QR코드를 배치했으며, 내부 셀프 결제 코너에는 택스프리 기능도 반영했습니다.

또 여권 인증 후 5만원 이상 구매하면 1만원을 할인해줄 정도로 적극적입니다.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높은 인근 호텔과의 제휴 프로모션도 제공하며, 다국어 큐레이션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무신사 뷰티 홍대 2층에 위치한 ‘무신사 뷰티 랭킹 존’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온라인에서의 역량도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무신사는 2층 한켠에 ‘무신사 뷰티 랭킹 존’을 마련했습니다. 무신사 뷰티 실제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달 주요 카테고리별 인기 상품을 집중 조명하는 자리입니다. 홍대점에 입점해 있지 않더라도, 무신사 온라인에서 판매 성과가 좋은 브랜드가 자신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위치입니다.

무신사 뷰티 홍대 1층에 위치한 ‘패션x뷰티 존’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1층에 자리잡은 ‘패션x뷰티 협업존’에서는 무신사가 패션·뷰티 브랜드 협업을 지원해 만든 제품을 판매합니다.

또 무신사는 매장 출점에 속도를 냅니다. 오는 11월에는 서울 성수동에 무신사 뷰티 단독 매장을 내고, 제주에는 무신사 킥스와 함께 복합 매장을 선보입니다.

무신사 입장에서 뷰티는 키우고 싶지만, 아직까지 비중이 낮은 카테고리입니다. 지난해 기준 무신사 거래액 약 5조원 중 뷰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합니다. 다만 온라인 뷰티 사업을 본격화한 지 2년 만의 성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속도는 빠른 편입니다. 약국과 인디 브랜드라는 무신사만의 답이 올리브영의 아성을 흔들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출점 속도와 성과에 달려 있습니다.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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