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컴투스, 스마일게이트, 카카오게임즈 / AI 생성 이미지)
|

사냥은 AI가 대신, 방향은 AI 비서가 귀띔…국내 게임사들의 AI 전략

국내 게임사들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고질적 부담인 장시간·반복 플레이를 AI로 덜어내는 시도에 나섰다. 컴투스는 접속하지 않아도 캐릭터가 알아서 사냥하는 AI 모드를 앞세웠고, 스마일게이트는 무접속 중에도 성장이 이어지는 AI 플레이를 넣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성장 방향을 조언하는 AI 비서를 게임 안에 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 ‘제우스: 오만의 신’은 ‘AI 모드’를 탑재했다. 이용자가 직접 접속하지 않아도 캐릭터가 자동으로 움직이며 사냥과 설정된 활동을 수행하는 기능이다. 버튼 한 번으로 실행 가능하며 게임을 종료해도 작동한다. 서버 점검이 끝난 뒤에도 자동으로 재개되는 등 편의성에 집중했다.

AI 모드 중에 상점 이용, 아이템 거래, 장비 장착, 스킬 설정 등 핵심 기능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하루 최대 12시간까지 지원하며, 멤버십을 구매하면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사실상 하루 종일 자동으로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용 시간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사냥터 지정, 캐릭터 활동 등 세부 설정도 가능하다.

컴투스에 의하면 AI 모드는 기존 무접속 플레이를 고도화한 기능이다. 자동사냥에 AI를 접목해, 기존에는 이용자가 직접 개입해야 했던 행동도 AI가 판단해 대신 수행하도록 구현했다. 퀘스트, 도감 채우기 등도 알아서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를 활용한 기능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용자의 능력치와 외형을 복제한 ‘페르소나’를 AI가 조종하게 했다. 다른 이용자와 1대1 대결을 벌이는 ‘콜로세움’, 다대다 전투인 ‘아카디아 제전’에서 페르소나가 활용된다. 길드 차원 공략이 필요할 때 사용 가능한 ‘징집’도 있다. AI 모드로 사냥 중인 길드원 캐릭터를 불러와 전투에 참여시키는 기능이다.

일부 콘텐츠는 이용자가 직접 조작해야 한다. 하루 두 차례 열리는 협력 콘텐츠 ‘심연의 틈’과 무작위로 필드 몬스터가 변이하는 ‘재앙의 물결’이 대표적이다.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장소를 직접 찾아야 한다. 반복 성장은 자동화로 피로도를 줄이고, 일부 콘텐츠는 집중해서 즐길 수 있도록 남겨뒀다.

정성훈 에이버튼 디렉터는 앞서 쇼케이스에서 “MMORPG는 장시간 접속과 반복 사냥이 필요한 장르이기에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다”며 “반복적인 플레이는 자동화하고 직접 조작하는 것이 재미있는 영역은 자동화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의 반복 구간은 AI 모드로 편하게, 집중할 콘텐츠는 수동인 구조”라고 강조했다.

컴투스는 작업장과 매크로 대응에도 AI를 활용한다. AI 학습 기반 탐지와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이상 행동을 파악한다. 적발 계정은 즉시 제재하고 부당하게 취득한 이익도 회수할 방침이다.

스마일게이트가 오는 9월 10일 출시할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은 장르의 부담을 줄인 ‘MMO라이트(MMORPG, Lite)’를 표방한 작품이다. 이 게임의 핵심 콘텐츠는 무접속 성장을 돕는 ‘성소’다. 캐릭터 육성에 필요한 주요 자원이 시간이 흐르면 자동으로 생산되는 기능이다. 접속하지 않으면 보상이 축적된다. 모인 재화는 접속 시 받을 수 있다.

24시간 무접속 AI 플레이도 지원한다. 이용자가 평소 플레이 성향과 일정에 맞춰 설정하면, 게임을 종료한 뒤에도 캐릭터가 자동으로 사냥과 성장을 이어간다. 접속하지 않은 시간에도 사전에 세운 성장 계획을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

다만 AI 모드가 직접 플레이에 따른 성장 차이까지 없애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더 깊게 즐기는 이용자들이 PvP와 보스전, 상위 던전에서 더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볍게 즐기는 이용자와 격차는 두되,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큰 차이가 생기지는 않도록 개발됐다.

기존 MMORPG는 시간이 지날수록 진입 장벽이 높아진다. 반복 사냥이 주된 콘텐츠며, 특정 시간대에 접속해야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 부담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클립스는 이러한 부분을 해소하고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두 기능을 마련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오는 10월 퍼블리싱하는 ‘도깨비의 세계’는 다른 방식으로 AI를 활용한다. 일종의 AI 비서 ‘묘롱’이 등장한다. 게임 내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장비, 스킬 등 앞으로의 성장 방향을 제시하는 식이다. 문파장의 경우 문파 현황을 정리해 앞으로의 판단을 돕는다.

특히 도깨비의 세계는 묘롱의 추천에 따른 세팅 획일화를 막기 위해 콘텐츠와 PvP·PvE 등 상황별로 유리한 조합을 다르게 설계했다. 게임 안에서 선호도를 제공하되 절대적인 정답으로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출시 초기에는 완성형이 아니다. 베타 수준으로 제공될 예정이며, 개발진은 추후 성능을 높일 계획이다.

박성준 슈퍼캣 PD는 쇼케이스에서 “묘롱은 게임 내 활동 데이터와 공개된 정보를 AI로 가공해서 개개인에게 맞는 정보를 제공한다”며 “성장 목표, 진단, 사냥 결과, 문파 현황 등 정보를 정리해 판단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게임에서 구할 수 있는 재화를 기반으로 방향성을 알려준다는 점이 묘롱의 특징이다. 차명수 카카오게임즈 사업실장은 “묘롱은 순수하게 게임 플레이를 돕기 위한 장치로만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일간 바이라인 구독하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The reCAPTCHA verification period has expired. Please reload the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