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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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한 통으로 1000억을 태워?…카카오 시세조종 항소심 공방

카카오의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 시세조종 의혹 항소심 재판부가 전화 한통으로 1000억원대 투자를 공모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명확한 물증이 없다며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외 9명의 카카오 전·현직 경영진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번 공판은 카카오 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인위적인 주가 조작을 벌였는지와 외부 사모펀드 운용사와 조직적으로 공모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열렸다.

이날 핵심 쟁점은 2023년 2월 이뤄진 카카오 측과 원아시아파트너스 간의 SM 주식 매수 공모 여부였다.

검찰 측은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지창배 원아시아 회장에게 주식 매수를 요청하며 향후 블록딜이나 카카오 계열사의 굿즈 사업권 등을 대가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블록딜은 주가에 급격한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기관 투자자 같은 큰손들이 정규 거래 시간이 끝난 뒤 대량의 주식을 한꺼번에 묶어서 사고파는 시간외 대량매매를 뜻한다.

검찰은 카카오 관계자들의 여러 통화 녹음 파일을 핵심 증거로 제시해 왔지만 정작 1000억원대 주식 매수 공모가 이뤄진 결정적 순간으로 지목된 배 전 대표와 지 회장의 휴대전화 스피커폰 통화에 대해서는 실제 녹음본을 제시하지 못했다.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원아시아 측이 자체적인 투자 판단에 따라 주식을 매입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의 통화 녹취 증거에 대해 변호인은 1000억원 상당의 SM 주식 매수는 수개월 간의 협상과 법률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우연히 이뤄진 스피커폰 통화 한통으로 범행을 공모했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고 발언했다.

이어 지 회장이 해당 통화 이전부터 이미 SM 주식의 저평가 상태에 주목해 독자적으로 투자를 준비해 왔다는 정황을 제시했다. 아울러 공모 의혹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근거인 이 전 부문장의 진술은 앞선 1심 재판부로부터 위증 의심을 받아 사실상 신빙성을 잃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공모 입증 물증이 빈약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재판장을 맡은 김인겸 부장판사는 배 전 대표와 지 회장 두 사람 사이의 구체적인 통화 내용이 담긴 객관적인 녹취록이 존재하는지 물었다. 이에 검찰은 관련 결정이나 약속으로 보이는 카카오톡 메시지 등이 있다고 답했다.

김 부장판사는 “1000억원을 투자하면서 그 이상의 반대급부를 기대했다면 정식 의사결정이 있었어야 한다”며 “말만 듣고 투자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형사재판인 만큼 분명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신청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장재문 카카오 투자전략실 직원, 김지혜 카카오 투자전략실 직원, 이 전 부문장까지 4명의 증인 가운데 검찰 주장의 핵심 근거이자 1심에서 이미 진술 신빙성을 잃었던 이 전 부문장 단 1명만을 항소심 증인으로 채택했다.

향후 공판은 다음 달 26일 진행될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원민 기자>wmkim627@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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