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쇼핑을 대체한다고? 한국 소비자는 비교에만 쓴다”
글로벌 커머스 광고 플랫폼 크리테오가 에이전틱 커머스 시대를 겨냥한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크리테오는 지난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MCP 기반 추천 시스템과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앞세워 국내 리테일·광고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크리테오는 올해 초 오픈AI가 공식 협력 대상으로 선정한 첫 애드테크 기업이다.
크리테오가 본 ‘한국인이 에이전틱 커머스를 대하는 법’
에이전틱 AI는 콘셉트를 넘어서 이제 실현되고 있습니다.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요즘 커머스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도 파편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커머스는 검색 엔진, 마켓플레이스, 리테일러 사이트, SNS, AI 어시스턴트까지 정말 다양한 공간에 펼쳐져 있습니다.
쯔웨이 로(Szi-Wei Lo) 크리테오 아태지역 총괄
쯔웨이 로(Szi-Wei Lo) 크리테오 아태지역 총괄은 현재 커머스 시장을 파편화로 진단하면서, AI가 쇼핑 여정을 대체하기보다는 정보 탐색과 비교 단계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일각에서 에이전틱 AI가 검색과 클릭이 사라지는 ‘제로 클릭 쇼핑’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과는 다른 결론이다.
이 같은 분석은 한국 시장에서도 유효하다는 게 크리테오의 판단이다. 디어무드 길(Diarmuid Gill) 크리테오 글로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국이 에이전틱 AI 확산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춘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2026년 AI 준비 지수에서 한국은 글로벌 탑5를 달성했습니다. 이 지수는 AI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 기술 부문의 강점, 데이터 및 인프라 시스템을 통해 측정이 되는데, 글로벌로는 탑5이지만 아태지역에서는 1위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 하반기에 유일하게 글로벌 AI 도입에서 급격한 성장을 보여준 나라입니다. 또 스탠포드 AI 인덱스 조사를 보면, 한국은 1인당 AI 특허 수에서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디어무드 길(Diarmuid Gill) 크리테오 글로벌 최고기술책임자(CTO)
특히 한국 시장에서 AI는 쇼핑의 목적지가 아니라 ‘방향에 도움을 주는 나침반’역할을 한다는 게 로 총괄의 분석이다. 크리테오 자체 조사에서도 한국 소비자의 AI 수용도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56%가 AI가 개인화된 구매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 거부감이 없다고 응답했고요. 또 한국 소비자 61%가 구매를 할 때 AI 기반 챗봇이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습니다. 또 69%는 AI 기반 에이전트가 구매할 때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준다고 답했습니다.”
디어무드 길(Diarmuid Gill) 크리테오 글로벌 최고기술책임자(CTO)
크리테오의 ‘2026 커머스와 AI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의 45%는 상품 비교에, 40%는 상품 발견에 AI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반면 신뢰에 대한 경계심도 뚜렷했다. 응답자의 57%는 AI에 결제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고, 64%는 AI 쇼핑에서 가장 우려하는 점으로 ‘가짜 또는 편향된 콘텐츠로 인한 잘못된 정보’를 꼽았다.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한다는 응답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치다.
크리테오는 이 같은 소비자 성향을 근거로, 탐색과 비교는 AI를 통해 이뤄지더라도 실제 구매는 리테일러 웹사이트에서 이뤄지는 패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테오의 ‘커머스 인텔리전스’…’데이터+MCP+파트너’ 강점 3박자
김도윤 크리테오 코리아 대표는 자사 추천·예측 AI가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기술을 넘어 고객사와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크리테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신규 고객 37% 추가 확보, 예측 입찰 기반 전환율 7% 개선, 제품 추천 기술을 통한 고객사 매출 22% 성장 등의 성과를 거뒀다.
크리테오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서 AI 전략을 본격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브랜드·에이전시·리테일러·퍼블리셔·LLM 기업 등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업이다. 크리테오는 지난 2월 ‘에이전틱 추천 서비스(Agentic Recommendation Service)’를 출시했다. 자사 커머스 인텔리전스를 기반으로 AI 쇼핑 어시스턴트가 구매 전환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기술 기반은 크리테오의 커머스 파운데이션 모델과 MCP(Model Context Protocol)다. 이 모델은 10억 명의 이용자, 45억 개의 상품, 연간 1조달러 이상의 거래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한다. MCP는 크리테오와 고객사 시스템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역할로, 웹 크롤링 방식을 벗어나 고객사와 정확한 데이터를 주고받고 이를 추천 시스템과 LLM에 반영하기 위해 구축됐다. 한국 출시를 앞둔 ‘인사이트 에이전트’는 고객사가 자연어로 캠페인 데이터를 검색하면 성과가 좋은 세그먼트를 찾아주는 기능이다.
LLM 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크리테오는 올해 초 오픈AI가 선정한 첫 번째 애드테크 파트너사가 됐다.
길 CTO는 국내 리테일러를 향해서도 준비를 당부했다. 그는 소비자 신뢰를 감안할 때 당분간 LLM을 통한 탐색·비교와 리테일러 웹사이트를 통한 실제 구매가 병행되는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고객이 웹사이트에 유입됐을 때 끊김 없는 경험과 일관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