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콘솔 잘 나가네…판 넓히는 게임사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과거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중심에 머물렀던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진출에 방점을 찍으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모양새다. 단기간에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거나,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 ‘붉은사막’, 넥슨 ‘아크 레이더스’와 ‘데이브 더 다이버’,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 네오위즈 ‘P의 거짓’ 등 국내 게임사에서 출시한 콘솔 게임들이 연달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붉은사막은 지난달 20일 정식 출시 첫날에만 200만장을 판매했다. 이후 4일 만에 300만장,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400만장을 넘어서면서 국내 게임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짧은 기간 이처럼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국내 콘솔 게임은 찾아보기 어렵다. 게임은 최근 플레이스테이션 이용자 선정 ‘3월의 최고의 신작 게임’에 꼽히기도 했다.

넥슨 산하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아크 레이더스는 익스트랙션 장르 진입장벽을 낮추고 이용자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게임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400만장을 돌파했다. 최대 동시 접속자 수 96만명을 기록하면서 넥슨의 차기 지식재산권(IP)으로 안착했다. 출시 이후 D.I.C.E 올해의 온라인 게임 부문, 더 게임 어워드(TGA), 스팀 어워드 등 글로벌 게임 시상식 3관왕을 달성했다.
2023년 출시한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이하 데이브)도 꾸준히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글로벌 앱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데이브 누적 판매량은 800만장을 넘어섰다.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서만 520만장을 팔았는데, 이는 어드벤처 장르 상위 1%를 크게 상회하는 성과다. 플레이스테이션에서는 260만장, 엑스박스에서는 23만장을 판매했다. 지난 2월 중국 시장 진출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는 지난 2024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610만장을 넘어섰다. 플레이스테이션 판매량은 370만장을 기록했다. 6월 PC 버전 출시 이후 스팀 판매량은 240만장, 누적 매출은 1억달러(1480억원)를 넘어섰다. 이에 스텔라 블레이드는 지난 1년간 핵 앤 슬래시 장르 게임 중 누적 판매량과 매출에서 1위를 달성했다. 해당 장르 스팀 이용자 평점 평균은 긍정 71%인데, 게임은 94% 이상이다.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이 개발한 소울라이크 P의 거짓은 지난 2023년 9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100만장을 넘겼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43만명을 찍었다. 특히 지난해 6월 출시한 확장 콘텐츠(DLC)가 게임의 수명을 연장하고 제2의 전성기를 불러왔다는 평가다. 센서타워는 “예고 없이 공개된 DLC는 즉각적인 화제성과 복귀율을 동시에 이끌었다”며 “기존 이용자와 신규 이용자 모두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게임사의 콘솔 게임 도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마비노기 영웅전 IP를 활용한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던전 앤 파이터 IP ‘던전 앤 파이터: 아라드’를 개발 중이다. 과거 독특한 게임성으로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 게임 듀랑고를 잇는 ‘프로젝트 DX’도 선보일 계획이다. 좀비 익스트랙션 장르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는 지난달 클로즈알파테스트(CAT)를 끝냈다. 한국 배경 ‘우치 더 웨이페어러’도 주목받는 콘솔 라인업이다.

멀티 플랫폼 전략을 강화 중인 넷마블은 ‘몬길 스타다이브’를 콘솔로 확장하고 하반기 출시 목표로 ‘이블베인’을 개발 중이다. 지난달 선보인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의 경우 PC와 콘솔 그리고 모바일을 지원한다. 엔씨는 하반기 슈팅게임 ‘신더시티’와 ‘타임테이커즈’를 공개할 전망이다. 이외 크래프톤 ‘눈물을 마시는 새’, 위메이드맥스 ‘프로젝트 탈’ 등 다양한 국내 게임사가 콘솔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이유는 글로벌 진출 전략과 맞닿아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콘솔게임 시장 규모는 537억1200만달러에 달한다. 이는 모바일 게임 시장(1085억9000만달러) 바로 다음이며, 온라인PC게임 시장(383억6200만달러)보다 크다. 권역별로는 북미(34.7%), 유럽(39.8%)에서 강세다. 이들은 전체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콘솔 진출은 서구권 공략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단 콘솔 게임이 항상 흥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이용자를 유입시킬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완성도를 끌어올린 작품만이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들을 분석하고 새 작품에 이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며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받은 좋은 평가를 분석해 차기작에 적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이용자와 글로벌 이용자는 다르기에 목표로 삼은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핵심 요소를 정확히 반영해 이용자 리텐션(유지율)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