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품은 라인야후, 이유는?
일본 라인야후(LY주식회사)가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를 인수하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라인야후 3사가 추구하는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자 전문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평가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25일 전략적 투자 유치와 지분구조 재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라인야후가 출자한 투자목적법인 엘트리플에이(LAAA) 인베스트먼트가 카카오로부터 카카오게임즈 지분을 인수한다. 카카오게임즈가 발행하는 신주, 전환사채 인수에도 참여한다. 거래가 5월 중 끝나면 엘트리플에이 인베스트먼트가 카카오게임즈의 최대 주주가 되고, 카카오는 2대 주주로 내려온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과 카카오톡 중심의 신규 서비스와 같은 핵심 산업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비핵심 사업 계열사를 잇달아 정리하고 있다. 올해 초 카카오는 포털 다음(Daum) 운영사 AXZ를 업스테이지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말에는 카카오헬스케어를 차바이오텍에 매각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비핵심 계열사인 카카오게임즈도 내려놓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측은 “각자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거래”라고 전했다.
라인야후는 메신저 ‘라인’을 기반으로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게임 유통 및 서비스 경험을 축적해 온 만큼, 관련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라인야후는 기존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게임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카카오게임즈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역량을 함께 갖춘 게임사로, 산하에 다양한 장르를 개발하는 여러 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이번 거래가 끝나면 카카오게임즈는 3000억원 규모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재무 구조를 안정화하고 신작 개발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번 거래에는 임직원 고용 안정과 기존 근로조건 승계가 명문화돼 있어, 인력 변동에 따른 신작 개발에 영향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제1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가 바뀌더라도 경영 방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인야후와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4650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396억원에 달한다. 대형 신작 부재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3000억원 규모의 자금과 라인야후가 보유한 글로벌 인프라는 회사의 실적 회복과 사업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인 메신저의 경우 전 세계 이용자 수가 2억명으로 추산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다양한 신작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1분기에는 산하 개발사 메타보라가 개발한 ‘슴미니즈’,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한 ‘더 큐브 세이브어스’를 출시했다. 2분기에는 전략 어드벤처 RPG ‘던전 어라이즈’를 내놓는다. 하반기에는 오딘Q, 프로젝트OQ, 아키에이지크로니클, 프로젝트 C, 갓 세이브 버밍엄과 같은 굵직한 신작을 순차적으로 출격시킨다. 다중 플랫폼을 지원하고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게임으로 성과를 보여줘야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지식재산권(IP)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라인야후는 동남아, 일본뿐 아니라 북미까지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갖춰진 기업이고 게임 사업도 진행해 왔기에 서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라인야후가 보유한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현지화 작업 등 해외 시장 진출 과정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아직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협력 방식은 논의되지 않았다.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와 라인게임즈 간 합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라인야후가 카카오게임즈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경우, 이른바 ‘한지붕 두 게임사’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사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거래와 라인게임즈는 아무 관계가 없고, 지분 구조상 서로 다른 형태를 띄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라인야후 아래에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양사는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라인게임즈의 최대 주주는 라인야후 자회사인 Z인터미디어트 글로벌 코퍼레이션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인수 건은 라인야후가 별도 출자한 투자 목적 법인 엘트리플에이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이뤄진다. 지분 구조와 투자 방식 자체가 서로 다르고, 합병과 관련해 실무 단계에서 논의된 사안이 없다는 것이 라인게임즈 측 입장이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라인야후에 인수되는 것과 라인게임즈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