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업스타즈 미니 인터뷰] 치과 보철 디자인 솔루션 들고 중국가는 ‘빛날덴탈스튜디오’
올해 컴업스타즈에 선발된 스타트업 중에는 치과 보철 디자인 AI를 들고 중국으로 가는 ‘빛날덴탈스튜디오’도 있다. 원래 보철물 디자인은 덴탈 CAD라는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기술이 쓰였는데, 이를 AI로 전환해 디자인을 빠르고 정교하게 만들어 내겠다는 곳이다. 유지웅 빛날덴탈스튜디오 대표는 치과에 특화한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러브콜을 여럿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중국이 AI 주도권 확보에 진심”이라면서 AI로 산업을 전환하려는 기업들에 중국이 커다란 시장이 될 것임을 확신했다.
원래 이 인터뷰는 [“AI 주도권에 진심”…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으로 향하는 이유]라는 기획 기사를 위해 서면으로 진행한 것인데, 유지웅 대표의 답변이 상세해서 중국 진출을 꾀하는 다른 스타트업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전문을 아래 따로 옮긴다.
핵심 서비스는?
치과 보철 디자인의 핵심 단계인 덴탈 CAD 자체를 AI-네이티브(Native)로 재설계한 ‘딥티쓰(DeepTeeth)’를 운영중이다. 전통적으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던 덴탈 CAD 영역이 이제는 진료용 체어사이드까지 확장되며, 치과 내의 중심축—즉 덴탈 OS로 자리 잡는 형태의 ‘AI 전환(AX)’ 이 현실화되고 있다.
글로벌 치과 산업계 역시 이를 차세대 핵심 주제로 보고 집중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기존 CAD에 AI 기능을 일부 얹는 방식을 활용한다. 풀 AI-네이티브 기반의 3D 생성 모델로 임상용 보철물을 한번에 생성하는 분야에서 저희가 올해부턴 글로벌 기준에서도 가장 높은 완성도와 임상 품질을 구현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다.
DeepTeeth는 빛날덴탈스튜디오가 직접 구축한 폐쇄형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도메인 특화 3D 생성 모델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웹기반 솔루션이다. 환자의 스캔 데이터만 입력하면 수초 만에 교합·형태·기능이 모두 맞는 임상 사용 가능한 치아 디자인을 자동 생성한다. 숙련된 기공사나 치과의사가 수십분 걸리는 작업을 초 단위로 압축하고, 숙련도에 따라 달라지는 품질 편차를 제거한다.

왜 중국으로 진출하려 하나
치과도메인에 특화된 AI 모델을 5년간 개발하는 동안, 먼저 연락 온 곳은 모두 신기하게도 중국의 기업들과 투자사들이었다. 올 하반기부터, 협업사 전용 베타서비스를 출시했는데, 덕분에 중국의 거대 덴탈기업 경영진과 기술진들이 직접 한국을 찾아 협업 논의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 때, 가장 크게 체감한 부분은 중국이 AI 주도권 확보에 진심이라는 점이었다. 몇 년 전만해도, 치아와 같은 정교한 3D 객체 생성을 위해 AI-Native 모델만을 활용하는 방법은 불가능이라 치부되었다. 그럼에도, 중국기업들은 처음 생성과정을 기존 CAD 베이스가 아닌 AI 로 진행하는 저희의 접근법에 주목했다. 당장 전통적 CAD 방식보다 결과물의 품질이 낮더라도, 시작부터 AI 로 하지 않으면 다가오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덴탈 제조업 기반 회사에 역량있는 AI 연구자들이 있다는 게 인상깊었다.
전통적인 서구권 기업들은 생태계의 헤게모니를 지키기 위해 다소 폐쇄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오픈형 기술 통합 전략을 매우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었고, 덕분에 협업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중국은 단순한 대형 판매시장일 뿐 아니라, 가장 빠르게 실증하고 가장 크게 확장할 수 있는 전략적 시장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물론, DeepTeeth는 글로벌 모든 국가를 타깃한 솔루션이다. 그럼에도, 대규모 생산 라인, 오픈형 장비 생태계, 빠르게 성장하는 플랫폼들과 결합해 실제 산업 표준 레퍼런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장이 중국이라 판단하고 기대감을 갖고 있다.
회사가 가진 기술이 현지에서 어떤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나
AI-네이티브 엔진과 수년간의 검증과정을 통해 구축된 자체 데이터 기반 재학습 구조라는 핵심 기술력이 중국기업들과의 협업에서 큰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DeepTeeth는 기존 CAD 규칙을 일부 자동화하는 전통적 방식이 아니라 3D 생성 AI가 치아의 기능적 요소를 바로 생성해내는 구조다. 이 때문에, 덴탈 시장을 소프트웨어 중심 생태계로 전환하면서 적합한 AI 기술을 개방형 구조로 빠르게 연결·실증·확장하려는 중국기업들의 요구에 부합하다. 이 환경은 AI-네이티브 방식인 DeepTeeth가 기존 치과용 장비와 플랫폼에 자연스럽게 통합되도록 만든다.
중국 진출을 고민하면서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은?
가장 어려운 부분은 한국과 완전히 다른 의료·치과 규제 구조를 안전하게 해석하고 대응하는 일이다. 중국은 한국과는 제도적 기반과 규제 프레임워크가 전혀 다르다. 저희가 가진 기술이 현지에서 어떤 규정 아래 분류되는지, 어떤 인증과 문서가 필요한지, 그리고 어떤 제한이나 리스크가 있는지 명확한 파악이 힘들다. 데이터 처리와 보안 문제도 부담이다.
AI 모델 개선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들이 한국 밖에서 처리될 때, 이를 어떻게 보호하고, 어떤 법적·기술적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이런 사항들을 하나하나 면밀하게 확인하고 검증하는 과정이, 중국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면서 쉽지 않은 영역이었다.
컴업스타즈를 통해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고 싶은가?
얼마 전, 컴업스타즈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계 VC 와 연결되면서 위에 언급한 중국 기업과의 협업사례를 공유할 기회가 있었다. 우연하게도 바로 그 VC 가 그 중국 협업사를 선도적으로 발굴하고, 성공적인 IPO까지 주도한 중국 내 유력 투자사였다. 이후, 포트폴리오사와 우리가 윈윈 할 수 있는 방향과 대응방안들에 대해 관심가져주더라. 요청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식을 조언해줘서 협업을 진행해 나가는데 도움이 됐다.
이미 중국 정부와 현지 시장에서 높은 신뢰자본을 확보한 이랜드차이나(EIV)를 통해서도 실질적 도움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 범위는 다르지만, 축적한 경험과 접근 방식은 규제·행정·데이터 이슈를 다루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특히 중국은 데이터 보안(PIPL·CSL), 로컬 인프라 요구사항 등 외부 기업이 단독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요소가 많다. 이랜드차이나는 이러한 부분에서 현지 파트너·정부기관·행정기관과의 소통 방식과 실제 리스크 관리 방식을 명확하게 알고 있더라.
더 하고 싶은 이야기는?
최근 루마(Luma), 메시(Meshy), 메타(Meta)의 샘(SAM)처럼 3D 생성 모델이 등장하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럼에도, 범용 3D 생성 모델에 가깝기에 우리의 임상용 치아 디자인과 같은 특정 산업 분야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부족함이 크다. 정확한 임상 타기팅을 위해서는 데이터셋 설계부터 맞춤형 모델 구조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뾰족하게 구성해야 한다.
우리 같은 버티컬 AI 모델에서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데이터는 물론, 로우 데이터를 학습에 바로 쓸 수 있는 경우도 거의 없다. LLM처럼 웹에 널린 텍스트를 크롤링할 수도 없고, 범용 3D 모델처럼 오픈 데이터셋이 있는 것도 아니다. 글로벌 빅테크 에서도 학습정보가 부족해서 직접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데이터 수집 → 라벨링 → 정제 → 학습 → 경량화 → 파트너사 통합 최적화까지 전체 과정이 모두 수작업·반복 작업이다.
학습 조건 하나, 전처리 방식 하나가 성능을 완전히 바꿔버릴 정도로 민감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계속 만지고, 수정하고, 조합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이 끝없이 반복된다. 겉으로 단순해 보이는 기능 뒤에 상상하기 힘든 반복적 노가다가 실재한다. 이 반복 작업을 하다 보면, 임상전문가 눈에서마저 동일해 보이는 두 데이터셋이 학습 결과에서는 전혀 다른 품질을 만드는 순간을 수없이 경험하게 된다. 근데, 이 과정에서만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생기고, 그 인사이트가 다시 모델 구조·학습 방식·데이터 구성 방식까지 바꾸며 모델 자체의 성능을 올리는 선순환구조를 만든다. 고된 작업이지만, 이게 ‘AI-네이티브 개발 구조’의 본질이라고도 생각한다.
이런 도메인 특화 데이터기반 AI 모델 구조는 단순 기술 개발을 넘어, 결국 산업 헤게모니로 연결될 수 있다. DeepTeeth를 처음 접하는 분들은 ‘치아 보철물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간단한 솔루션’ 이라고 말한다. LLM의 프롬프트 구조에 익숙하기에, 이게 AI 모델이라는 생각을 못하기도 한다. 복잡한 덴탈 CAD 대비, 버튼도 적고 UI도 단순하다.
하지만 그 단순함 뒤에는 수년간 축적된 데이터 기반 반복 작업과 모델 최적화가 결합된 구조가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적 우위는 단순히 기능 하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치과 산업 전체의 설계 파이프라인을 AI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 분야가 오히려 우리나라에 기회라고 생각한다. 많은 자본·GPU·인프라도 중요하지만, 결국 핵심은 집념·반복·정확성·근면함에서 나오는 인사이트다. 그리고 이것이 각 산업군마다의 AI 모델에 투영되어 전통적 산업들의 운영방식을 재정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정리.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