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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날도 자율주행 가능? 테슬라와 다른 길 가는 딥퓨전에이아이의 기술

“비가 오거나 안개가 낀 악천후 상황에서 카메라나 라이다(LiDAR)는 무용지물이 됩니다. 하지만 전파를 사용하는 ‘4D 이미징 레이더’는 다릅니다. 우리는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레이더 기반의 딥러닝 기술을 상용화해 자율주행의 ‘눈’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센서 시장에 ‘전파계 센서’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진 딥퓨전에이아이(AI) 유승훈 대표의 말이다. 딥퓨전에이아이는 최근 CES 2026에서 인공지능 부문 ‘최고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자율주행 및 AI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자율주행 센서 시장은 광학계(카메라, 라이다)가 주를 이뤘다. 특히 테슬라가 비용절감을 위해 라이더 없이 카메라만 이용해 자율주행을 구현하면서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접근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 FSD는 카메라만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카메라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눈,비, 안개, 밤운전처럼 사람 눈으로도 식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카메라 기반의 센서는 한계를 갖는다. 운전 중 카메라에 이물질이 묻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자율주행은 멈춰질 수밖에 없다. 카메라는 악천후 시 인식률이 떨어지고, 라이다의 경우 가격이 비싸고 내구성이 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레이더와 같은 전파계 센서는 이런 광학계 센서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레이더는 전파의 특성상 날씨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광학계 센서보다 더 멀리 볼 수 있다. 하지만 레이더 데이터는 해상도가 낮고, 높이 정보가 없으며, 제조사마다 데이터 형태가 달라 표준화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자율주행 용도로 레이더가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레이더는 탐지용으로만 활용될 뿐 주변환경 이해용으로는 자리잡지 못했다. 

딥퓨전에이아이는 이런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레이더’를 자율주행 센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레이더는 라이다와 같은 고가 장비와 달리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제대로 기능만 한다면, 자율주행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디퓨전AI는 4D 이미징 레이더와 딥러닝을 통해 기존 전파계 센서 본질적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 레이더는 높이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지만, 최근에는 안테나 수를 늘린 4D 이미지 레이더가 등장하면서 공간 정보를 이미지화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이미지화된 데이터는 딥러닝을 통해 자율주행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델로 전화했다. 

유 대표는 “가상 환경에서 약 2.5년간 모델을 트레이닝한 덕분에, 실제 레이더 칩이 출시된 후 불과 3개월 만에 상용화 수준의 모델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경쟁사 대비 약 5년 정도의 기술 격차를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회사는 레이더만으로 360도 인지가 가능한 ‘라파-R(RAPA-R)’, 레이더와 라이다를 로우데이터 단계에서 융합한 ‘라파-RL’, 카메라 데이터까지 결합한 ‘라파-RC’ 등 다양한 솔루션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의 기술력이 가장 먼저 빛을 발한 곳은 의외로 바다였다. 해군은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40%를 무인화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해상 환경은 안개와 해무가 잦아 기존 광학 센서로는 작전 수행이 불가능에 가깝다.

유 대표는 “기존 함정용 X-밴드 레이더는 40~500m 근거리 탐지가 어렵고, 라이다는 해상 환경에서 무용지물이었다”며 “우리는 4D 이미징 레이더와 딥러닝을 결합해 근거리 표적을 정확히 인식하는 ‘근거리 통합 인지 시스템’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 기업과의 협력으로 이어졌다. 현재 정찰용 무인수상정(USV) 체계 통합 프로젝트를 수주해 내년 초 납품을 앞두고 있으며, 전투용 무인수상정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한, 파도의 높이뿐만 아니라 에너지 레벨까지 분석, 위험한 파도를 회피하는 기술도 개발해 적용 중이다.

지상 전투 차량 분야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야지 기동 시 진흙과 먼지로 인해 라이다 센서가 1분 만에 먹통이 되는 문제를 레이더 기반 솔루션으로 해결하며  해외 국방 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자율주행의 본무대인 승용차 시장에서도 성과는 구체화되고 있다. 유 대표는 “중국 광저우자동차 및 디디추싱(DiDi)과 협력해 내년 2월부터 시범 차량 운행을 시작, 2026년 10월까지 총 500대 분량의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관심도 뜨겁다. 현재 BMW, 볼보 등과 기술 검증(PoC)을 진행 중이거나 협약을 논의하고 있으며, 혼다와는 내년 초 주차 구역 인지 관련 PoC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 대표는 “테슬라가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을 하겠다고 하지만, 우리는 전방 카메라에 4D 이미징 레이더를 더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안전한 ‘퍼셉티브 센서 퓨전(Perceptive Sensor Fusion)’이라고 확신한다”며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레이더는 안된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미리 준비했고, 그 덕분에 레이더 딥러닝 분야에서 세계 유일의 상용화 기업이 될 수 있었다”며 “2027년까지 글로벌 퍼셉티브 센서 퓨전 분야의 톱 티어(Top-tier)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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