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초단기 일자리 플랫폼 ‘니더’, 초단기로 알아본다
짧으면 한 시간 길면 하루. 단기 일자리 중개 플랫폼 ‘니더’에서 이뤄지는 근무 계약이다. 오늘 심야 시간에 편의점을 봐줄 알바를 추천 받아 고용하고, 임금은 카드로 긁어 계산한다. 누군갈 고정으로 채용하긴 부담스러운데 사람은 급히 써야겠고, 단 한시간이라도 그래도 믿을 만한 사람은 구하고 싶은데 고용에 따른 귀찮은 계약·재무 처리는 누군가 알아서 처리 해줬으면 싶은 자영업자를 겨냥했다. 니더는 최근 유사한 사업모델을 가진 일본의 ‘타이미’로부터 투자를 유치, 사업을 키워가는 중이다.
그런데, 이런 단기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과연 ‘일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바람직한가? 아니, 애초에 ‘무인 매장’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시점에 단기 알바를 매칭하는 일자리 플랫폼은 어떤 미래가 있을까? 신현식 니더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초단기 일자리 플랫폼인 만큼, 인터뷰도 신현식 대표의 대답을 독자들이 초단기로 읽기 편하게 요약 정리했다.
일단, ‘니더’는 어떤 곳?
단기 일자리 중개 플랫폼.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하루 동안 일할 사람을 찾는 곳이다. 주로 편의점, 식당 등에서 니더(서비스명: 급구)를 이용한다. 지난 11년 간 단기 알바를 해온 이들의 경력 데이터를 모았다. 사업자들이 구인 공고를 내면, 그에 맞는 경력의 단기 근무자를 추천한다. 시스템 내에서 간단한 면접(스킬 보유 여부 질의)을 보고, 협상이 타결되면 일한다. 사업자가 카드로 결제하면, 니더 측이 먼저 근무자에게 당일 임금을 근무 종료 후 1시 간 내에 지급하고 후에 정산 받는다. 일자리 매칭 외에 온라인 근로계약서 작성, 임금 카드 결제, 구직자 출퇴근 관리, 담당 세무사에 제출할 수 있는 형태로 근로 대장 작성 등 관련 행정을 지원한다.
왜 이런 일을 시작했나, 일자리에 대한 문제 의식
2014년 창업 당시 눈 여겨 본 뉴스가 “자영업자 폐업률이 사상 최대치”다. 그러나, 니더는 향후 자영업자 폐업률이 굉장히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사업자들이 인건비를 유연하게 쓸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획한 서비스 이름이 ‘급구’. 예컨대 ‘홀서빙’ 단기 알바를 원하는 자영업자나, 여기에 경력 있는 대학생·주부 등을 연결해주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판단했다.
“예전에는 아르바이트도 중장기로 채용하는, 오래 일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을 선호했어요.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그게 바뀔 거라고 많이 생각했어요.”
게다가 노동력 부족 국가로 진입하게 되면, 한 사람이 하나의 일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노동력을 짧게 짧게 공유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주 4.5일제가 시행된다면 단기 일자리를 찾을 사람 역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얼마나 단기?
최대 ‘하루’다. 현재 니더에 등록되는 업무 기준으로 봤을 때, 4시간 미만 근무의 비율이 33%다. 1시간이나 3시간 짜리 업무도 있다. 니더의 수익 모델이 ‘하루’를 기준으로 건당 일자리 매칭 수수료를 받도록 설계 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이보다 길게 사람을 고용하고 싶다면 하루를 단위로 계약이 갱신 되는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부름 앱과는 뭐가 다르지?
심부름 앱은 ‘개인’과 ‘개인’의 거래다. 그러나 니더는 ‘사업자’와 ‘구직자’ 간의 거래라는 점이 다르다. 즉, 업무 중개에 초점을 맞췄다.
협업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세븐일레븐’의 사례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단기 인력 채용 서비스 계약을 맺고 전국 단위 채용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왜 이런 일이 필요하냐면, 편의점주가 비용 절감을 위해 본인이 오래 점포를 지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사람이 홀로 스물네시간 가게를 볼 순 없는 일. 요즘엔 통상 가족과 번갈아 가면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도 빈 시간을 채워줄 사람이 필요한 상황은 올 수밖에 없다.
급하게 사람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 편의점에는 ‘단기 스태프’라는 개념이 불가능하다. 왜냐면, ‘무경력자’는 편의점의 시스템에 바로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누군가, 믿을 만한 사람을 급할 때 빨리 추천해 줄 시스템이 편의점에선 필요했다.
편의점에 집중한 단기 알바 매칭은 코로나 기간에 시작했다. 코로나 기간 편의점은 “긴급 스태프, 인력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에 대한 요구가 생겼다. 처음 협업은 CU다. 니더는 편의점 경력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요에 대응했다. 이후 GS25와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들이 니더의 서비스 이용사가 됐다.
믿을 수 있는 경력을 어떻게 급구하나
11년차 업력에, 초기부터 경력 데이터를 많이 모았다는 것이 자산이 됐다. 회원들의 경력을 구분하고, 해당 업무에 맞는 것으로 파악되는 이를 사업자에 추천한다. 사업자들은 실제 채용 후 다시 시스템에 피드백 하는 식으로 검증을 통한 데이터 재수집이 이어진다.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 사업자들의 추천서 작성 제도를 운영한다. 추천이 많은 직원의 경우 신뢰도가 높다고 본다. 이 외에,사업자가 단기 채용 전에 주요 업무에 대한 질문이 가능하다. 예컨대, 식당에서는 “칼질을 할 수 있는가?”를 묻거나 가게에서는 “포스기를 다룰 수 있나?” 등을 묻는 식이다. 구직자는 여기에 ‘상·중·하’를 택해 답한다. 업무 종료 후 해당 직원의 대답이 사실이었는지 등도 다시 평가가 가능하다.
왜 건 당 돈을 받나? 시간 당으로 받으면 돈을 더 벌 수있지 않나
‘건 당 얼마’가 사장님들한테 다가가기 쉽다고 봤다. 또, 니더 내부적으로 판단했을 때 ‘시간 비율’에 따라 돈을 받으면 근무 시간을 줄일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수익 모델 조정에 대한 고민은 늘 하고 있다.
무인 가게는 위협이 안 되는가
“어차피 필수 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무인 매장을 관리하는 서비스랑 제휴 논의를 하기도 했고요. 거기도 청소를 해 줄 단기 인원은 필요로 하니까요.”
무인 가게 보다는 ‘당근’과 같은 곳이 주요 경쟁사로 언급된다. 그러나 니더가 중장기는 제외, ‘단기’에만 집중하고, ‘단기’에는 잘 제공되지 않는 행정 지원을 제공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자체 판단한다.
중장기 일자리는 왜 안 하나
일자리 대체는 중장기에서 일어난다. 예컨대, 로봇이 들어오는 영역은 대부분 중장기 인력이 투입되는 곳이다. 사업자들이 중장기 인력에 들어가는 임금과 로봇 투입시 들어가는 비용을 비교해 선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에 설거지에 식기세척기가 들어와도, 그릇을 옮기고 이동하는 인력은 또 필요하다. 그런 인력은 요즘 주로 단기로 찾는다.
“단기는 오히려 기회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무인 매장은 중장기로 일할 사람은 필요 없지만, 하루 이틀 매장을 정리하거나 입고 물류를 채우고 진열하는 사람은 필요하니까요.”
단기 일자리 시장은 얼마나 되나
신현식 니더 대표는 일용직 포함, 단기 일자리 시장의 규모를 ’22조원’으로 추산한다. 그리고 앞으로 ‘물류’ 분야에서 단기 일자리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물류는 경력자를 선호하지 않나
현장에서 물량 처리 속도와 정확도 때문에 능숙도를 물론 중요하게 본다. 다만, 편의점 시장이 단기 알바로 채워지고 있는 것처럼 물류 현장 인력들의 경력 데이터가 쌓이면 이 시장 역시 빠르게 단기화 되지 않을까 니더는 추정한다.
일본에서 받은 투자
일본의 타이미가 니더에 투자했다. 니더와 흡사한데, 니더보다 다소 늦게 시작한 회사다. 그러나, 타이미는 지난해 일본에서 상장했고 그만큼 규모를 키웠다. 타이미 측이 한국 진출을 시도하다, 이미 국내에서 유사한 일을 하고 있는 니더를 발견했고 직접 진출보다는 니더에 투자해 성장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한국도 일본처럼 노령화, 인구 부족 국가가 될 예정이고, 노동 유연화로 인한 파트타임에서 많은 수요가 있을 거라고 봤어요. 그래서 타이미가 일본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전수해주면 우리가 빨리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해서 투자를 결정했죠.”
한국과 일본의 단기 채용 시스템은 완전히 같나
그렇진 않다. 예컨대 일본에서는 “남들에게 피해주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국민성” 때문에 무단 결근과 관련한 시스템이 없다. 선착순으로 알바가 매칭되는 것. 다만, 제 3국으로 진출할 때는 한국, 또는 일본의 시스템 중 어느게 더 유리할 지는 모른다. 지금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같은 취지의 다른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무엇이 더 효율적이고 성장이 빠르게 될 수 있는지 AB 테스트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일하는 사람 입장에선, 중장기 일자리가 사라지고 단기 일자리가 많아지는 게 걱정이 될 수 있지 않나
중장기 일자리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거라고 니더 측은 본다. 그러나, 구직자가 단기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현상이 늘어날 것으로도 예상한다. 니더 회원들의 경우 단기 중심으로 일자리를 구하는 이들은 중기로 지원을 꺼리고 있기 때문. 자신의 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은 중장기로 길게 일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파악한다.
단기 일자리에 대한 거부감
법 테두리 안에서 계약을 할 수 있게 진행하면 단기라고 질 낮은 업무가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일인데, 단지 일하는 시간이 짧아졌을 뿐이다. 구직자에 따라 이런 단기 일자리를 오히려 편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오히려, “여러가지 경험을 해볼 수 있어 좋다”라고 말하는 후기도 있다.
최대의 목표
역시나 흑자 전환. 올 연말까지 연간 매출 100억원 전망에 마이너스 폭이 크게 줄었으나, 아직적자다. 따라서, 연간흑자를 연속 이어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에 집중할 생각을 하고 있다. 또, 커머스 시장이 커짐에 따라 물류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장에서 단기 일자리로 자리매김 하는 것도 주요한 목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