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코파일럿에 뒤처지던 제미나이의 확실한 추월, ‘안티그래비티’
구글이 최근 차세대 모델인 제미나이 3 프로(Gemini 3 Pro)와 함께, 새로운 코딩 에이전트 도구인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반중력)’를 기습 발표했다.
이는 기존 코딩 AI 시장의 강자인 커서(Cursor)와 최근 ‘플로우(Flow)’ 기능으로 화제를 모은 윈드서프(Windsurf)를 정조준한 구글의 야심작이다.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개발 도구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평가를 받았던 구글이, 이번에는 작정하고 판을 흔들러 나왔다.
직접 설치하여 실제 업무에 투입해 본 첫날의 기록을 정리했다.
시작부터 난관? 계정 이슈와 첫인상

설치 후 첫 실행 화면이다. “Agent is currently loading…”이라는 문구와 함께 심플한 UI가 돋보인다.
처음에는 습관처럼 회사 계정(Google Workspace)으로 로그인을 시도했으나 접속이 거부되었다. 과거 제미나이 CLI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와 유사한 현상이다. 초기 단계에서는 개인용 구글 계정으로만 접근을 허용하고, 트래픽 관리 차원에서 기업용 계정은 순차적으로 개방하는 정책을 취한 듯하다. 개인 계정으로 전환하니 그제야 로그인이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로그인에 성공했다. 전반적인 UI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모델 라인업의 충격: 적과의 동침
가장 놀라운 점은 모델 선택 옵션이다.

함께 발표된 구글의 최신 모델 제미나이 3 프로 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앤트로픽의 클로드 4.5, 그리고 오픈AI의 오픈 소스 모델인 GPT-OSS까지 ‘덤’으로 제공한다.
구글은 “가장 성능 좋은 모델은 다 우리 플랫폼에 있다”는 ‘모델 가든(Model Garden)’ 전략을 IDE에 그대로 녹여냈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쿼터 제한이나 성능 비교가 필요할 때, 별도 결제 없이 경쟁사 모델까지 한 곳에서 쓸 수 있다는 점이 엄청난 이득이다(현재 구글 클라우드와 앤트로픽의 파트너십 관계를 고려하면 납득이 가는 구성이기도 하다).
섬뜩할 정도로 똑똑한 ‘자동 배포’ 에이전트
기존에 사용하던 제미나이 CLI와 가장 큰 차이는 에이전트의 ‘맥락 학습’ 능력이었다.
코드 수정을 지시하고 결과를 기다리던 중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에이전트가 코드 수정을 완료하더니, “배포까지 완료했으니 테스트해 보세요“라고 알림을 보낸 것이다. 내가 별도로 배포 명령을 내리지 않았음에도, 에이전트는 내가 이전에 터미널에서 배포하던 과정을 지켜보고 학습해 두었다가, 코드가 수정되자마자 스스로 서버에 반영까지 마쳤다.
개발자의 손을 덜어주는 극강의 편리함이 느껴지는 동시에, 내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한다는 점에서 묘한 두려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탭(Tab) 기능: 속도의 커서 vs 신중한 안티그래비티
현재 코딩 AI 시장의 패권자인 커서(Cursor)와 비교하면 어떨까? 개발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탭(Tab)으로 코드 완성하기’ 기능을 비교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반응 속도는 커서가 훨씬 빠르다. 커서는 코드를 입력하지 않고 잠시만 멈춰 있어도 즉각적으로 코드를 제안해 준다. 반면 안티그래비티는 제안이 뜨기까지 상대적으로 대기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다만 제안되는 코드의 품질은 안티그래비티가 미세하게 더 나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 차이가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향후 구글이 연구 중인 디퓨전(Diffusion) 기반 모델이 코딩 툴에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이 속도 문제도 해결되면서 ‘빠르고 정확한’ 탭 기능이 완성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Use Computer’: 웹을 탐색하는 에이전트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구글이 야심 차게 탑재한 ‘유즈 컴퓨터(Use Computer)’ 기능이다. QR 코드 생성 버그 수정을 지시하자, 에이전트는 코드를 고친 뒤 검증을 위해 스스로 크롬 브라우저를 실행했다.

에이전트는 테스트 페이지를 열고, 화면을 읽어 내려가며 스크롤을 하고, 인풋 창에 값을 입력하고 버튼을 클릭하는 일련의 과정을 스스로 수행했다. 마우스 커서가 움직이는 것과 같은 시각적 효과는 없었지만, 내부적으로 브라우저와 상호작용하며 완벽하게 테스트를 진행했다. 캡차(CAPTCHA)까지 통과하는지 확인해 보지 못한 점은 아쉽다.

이 모든 과정은 ‘플레이백(Playback)‘을 통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히 코드를 짜는 것을 넘어, 실제 사용자처럼 행동하며 UI/UX 검증까지 마치는 모습에서 진정한 ‘에이전트’의 가능성을 보았다.
빠른 업데이트와 현실적인 제약
출시 첫날이라 업데이트가 매우 공격적이다. 작업 도중에도 수시로 업데이트 알림이 뜬다.

그리고 드디어 올 것이 왔다.


“You have reached the quota limit”
일정 사용량을 넘기니 모델 사용이 중단됐다. 약 5시간 후에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안내가 떴다. 무료로 제공되는 고성능 모델인 만큼 이해는 가지만, 잔여 사용량을 보여주지 않는 ‘깜깜이’ 정책은 개선이 시급하다. 업무 흐름이 끊기지 않으려면 적어도 ‘앞으로 몇 번 남았다’ 정도는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총평: 구글이 확실히 추월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제미나이가 GPT나 코파일럿에 비해 한 수 아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안티그래비티와 제미나이 3 프로를 써본 결과, 구글이 경쟁자들을 단순히 따라잡은 것을 넘어 확실히 추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현재 커서(연 $200)와 제미나이 코드 어시스트(Gemini Code Assist, 월 $20)를 병행해서 사용 중이다. 하지만 내년에 커서 약정이 끝난다면 갱신하지 않고 안티그래비티로 완전히 넘어갈 계획이다. 다소 느린 탭 속도나 쿼터 UI의 불친절함은 있지만, 스스로 배포하고 브라우저를 제어하며 테스트하는 에이전트의 경험은 기존 툴들이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경지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거의 확실히) 내년에는 또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