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연 생성형 AI 시장, 결국 승자는 구글?

“3년 동안 매일 챗GPT를 썼지만, ‘제미나이 3’를 두 시간 써보고 나니 돌아갈 수 없겠다고 느꼈다”
세일즈포스 CEO 마크 베니오프가 남긴 이 한마디는 최근 AI 시장의 격변적 상황을 보여준다. 구글이 최근 공개한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 3가 나오자마자, 그동안 AI 혁신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오픈AI 대신 구글을 향해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고 있다.

제미나이 3.0 출시 이후 나타난 주가, 언론, 시장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구글의 AI 반격이 예상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평가다. ‘AI 전쟁의 승자가 구글이 되는 것 아니냐’ ‘오픈AI가 만든 흥행 판을 구글이 회수해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제미나이 3의 성능 자체도 눈에 띄지만, 시장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업계 리더들의 노골적인 ‘체감 평가’다. 서두에 인용한 마크 베니오프의 평가가 대표적이다. 테크 전문지 더버지는 “구글이 AI 레이스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솔직한 여론 조사라고 할 수 있는 주식시장도 구글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제미나이 3 발표 직후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급상승하는 중이다. AI 거품 논란에 관련 업체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알파벳만 나홀로 강세를 보였다. 현재 구글의 시가총액은 약 3조8400억달러(5656조원)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가장 주목할 만한 반응은 경쟁사인 오픈AI 내부에서 나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샘 알트만 CEO이 “일시적인 경제적 역풍”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는 내부 메모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제미나이 3.0의 경쟁력을 오픈AI 스스로가 인정한 셈이어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제미나이 3 출시로 타격을 받은 건 오픈AI뿐 아니다. 엔비디아 역시 제미나이 3의 후폭풍에 휩싸였다. 지금까지 AI 모델 개발에 엔비디아 GPU가 표준처럼 사용돼 왔는데, 제미나이 3의 훈련에는 엔비디아 GPU가 아니라 구글의 자체 가속기인 TPU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가 AI 인프라 전쟁에서 여전히 승자이지만, 구글의 기술·모델·생태계 확장으로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에 균열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더인포메이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메타가 구글의 TPU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는 이는 AI 칩 시장에서 구글이 엔비디아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뉴스다. 구글은 직접 TPU 칩셋을 공급하진 않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TPU 인스턴스를 판매하고 있다. 메타도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TPU 용량을 임대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현재 AI 인프라의 대부분을 엔비디아 GPU에 의존하고 있다.

구글의 경쟁력이 높게 평가받고 있는 이유는 구글이 보유한 플랫폼 때문이다. 구글은 검색·유튜브·G메일·워크스페이스·안드로이드·크롬·클라우드 등 이미 수십억 사용자가 쓰는 서비스에 제미나이를 기본 옵션으로 얹는 접근을 택했다. 이는 AI가 별도의 새 서비스가 아니라, 기존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는 엔진이 되는 구조다. 광고 단가 인상, 검색 품질 개선, 클라우드 부가가치 창출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반면 오픈AI는 챗GPT와 API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상황이다. 구글과 달리 오픈API는 모델 성능과 제품 완성도로만 승부할 수밖에 없다. 오픈AI도 자체적으로 웹브라우저를 만드는 등 플랫폼 파워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미 완성된 플랫폼 위에 AI를 더하는 구글보다는 느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미나이 3 이후의 승부는 “누가 더 좋은 모델을 갖고 있느냐”보다 “누가 더 넓고 깊은 플랫폼과 인프라 위에 AI를 얹을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구도만 놓고 보면, 시장이 구글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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