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년 두나무 부회장 “코인 없애는 건 불가능, 바퀴벌레처럼”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가 혹시 나쁜 길로 갈까, 아프지 않을까를 걱정하기보다 미래 세대인 아이들을 어떻게 낳고 키워 훌륭한 인재로 성장시킬지 고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여러 우려가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디지털자산 기업들을 믿고 기회를 준다면 그 바탕 위에서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정책 컨퍼런스 디콘(D-CON) 2025’에서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이같이 밝혔다. 디콘은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디지털자산 산업 발전을 위해 2023년부터 개최해온 정책 세미나다.

김 부회장은 “블록체인의 가장 큰 속성은 국경이 없다는 점”이라며 “외신에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 금융의 시각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바퀴벌레처럼 이상하고 가까이하기 어려운 존재지만, 실제로 이를 없애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인류보다 오래된 바퀴벌레처럼 비트코인도 규제를 피하려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려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한국은행이 제기한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를 겪은 경험 때문에 외환 자유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피하려는 트라우마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업계에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첫 번째 세션은 ‘새로운 정치 세대, K-디지털자산의 길을 논하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 회장과 함께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담자로 참여했다.

천 의원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가 크립토 초창기에는 글로벌 4위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최상단에 위치해 거래 볼륨과 경쟁력 면에서 치고 나가고 있었다”며 “하지만 2018~2020년 사이 정치권이 거래소 성장에 제동을 걸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박힌 말뚝들이 아직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그 사이 규제를 완화하기보다는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최근 정책 흐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가상자산 관련 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조심스러워, 정치권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글로벌 논의가 활발하고 필요하지만, 지나친 집중은 민감한 이슈를 회피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모든 서비스와 산업이 미국으로 빨려 들어가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가가 큰 고민”이라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세계 시장을 점령하는 가운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제도적으로 정비하고 기술적으로 완비한 뒤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을 때 수요와 용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이 같은 의문들이 빠른 법제화와 제도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우리는 준비해야 하며, 대한민국 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스테이블코인 변화에 대한 민첩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한국의 디지털 생태계가 스테이블코인을 정착시키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대규모 간편결제 시장이 이미 형성돼 있다”며 “카카오페이 이용자 4000만명, 네이버페이 3100만명, 토스 3000만명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빠른 시장 침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970만명의 가상자산 실명계좌 보유자와 일평균 7조3000억원 이상의 가상자산 거래 규모를 고려하면 잠재 수요가 충분하다”며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0.4~1.5%인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를 활용하면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2~3일 걸리는 정산을 실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어 이용자에게 큰 편익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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