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핀다는 왜 우수 대부업 중개에 나섰나
핀테크 기업 핀다가 국내 대출 비교 플랫폼 ‘빅 5’ 중 최초로 우수 대부업 대출 비교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서비스는 금융당국 인증을 받은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의 대출 상품을 중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수 대부업자는 저신용자 대출 요건을 충족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로, 은행 차입과 대출 비교 플랫폼 입점 등 혜택을 받는다.
올해 9월 말 기준 전체 대부업체 2810곳 중 금융감독원에 우수 대부업자로 등록된 곳은 24곳이다. 핀다는 이 중 14곳과 제휴를 맺으며 전체 제휴사 수를 업계 최다인 88곳으로 확대했다. 핀다는 신용과 담보대출, 개인회생 대출 등 총 30종의 상품을 입점하며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향후 제휴사를 점차 늘리며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서비스는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 승인이 모두 거절되던 저신용자들에게 금융 안전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부업 대출도 법정 최고금리 20% 이하 상품만 중개해, 제도권 대출을 이용하지 못한 저신용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불법 사금융 이용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핀다가 대부업 대출 비교 중개를 시작하게 된 배경과 향후 계획을 알아보기 위해 김도현 핀다 비즈니스 프로젝트 오너(PO)를 만나 이야기 들어봤다.
핀다가 금융취약계층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됐나
금융 취약계층이라는 표현 자체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지만, 이들이 취약해진 이유는 금융사나 빅테크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영역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금융 접근성의 불평등, 즉 신용점수가 낮거나 이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금융서비스에서 배제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직접 마주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신용 이력 부족으로 인해 대출 승인이 나지 않거나, 설령 승인이 나더라도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문제를 경쟁 구도로 바꿔볼 수 있다고 봤다. 다양한 금융사가 비교되는 환경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 판단했다. 신파일러나 대출을 여러 번 거절당한 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면, 그것이 곧 핀다의 비즈니스 기회이자 사회적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핀다는 단순히 대출 상품을 비교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금융사들에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비즈니스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사가 이미 대출이 가능한 고객층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그 외곽에는 여전히 잠재력이 큰 고객군이 존재한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이들을 부실 위험이 높은 집단으로 볼 수 있지만, 핀다의 데이터를 통해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사들에게 “이 영역의 고객도 함께 보자”고 제안할 수 있었다.
자체 신용평가모델인 핀다스코어 역시 같은 맥락에서 탄생했다. 데이터로 경쟁이 과도하게 몰린 영역과 비어 있는 포지션을 분석해 제시하고 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경쟁이 덜한 시장을 공략할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넓어지는 구조다. 결국 핀다는 데이터를 통해 금융사와 고객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것이 금융 취약계층 문제 해결을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게 된 계기였다.
금융사들이 핀다를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금융사들이 핀다를 이용하는 이유는 접근하는 데이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핀다는 모든 금융사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데, 금융사 입장에서는 절대로 얻을 수 없는 데이터다. 금융사 스스로 알 수 없는 영역의 정보를 핀다가 제시할 수 있으며, 반대로 핀다는 각 금융사가 어떤 전략으로 운영하는지는 알 수 없고, 결괏값만 확인할 수 있다. 서로 필요한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윈윈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또한 금융사별 대출 실적과 고객에게 제공되는 한도나 금리에 대한 결괏값을 기반으로, 변동 폭이 생기면 “전략이 바뀌었는가”라고 금융사에 확인한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시즈널 영향이나 상품 전략에 따라 대출 이자나 한도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 핀다는 금융사와 상품 기획, 한도·금리 합리성 검토 등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며 협업하고 있다.
2021년부터 대부 상품을 취급하겠다고 했는데, 이제야 이뤄진 이유는
대부업이라는 특성상 구조적 이해와 법·제도 검증을 바탕으로 신뢰를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2021년에 바로 착수하기는 어려웠고, 파트너십을 맺을 대부사들의 업력과 운영 현황을 몇 년간 검토했다.
기술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어 당장 대부 상품이 입점할 수도 있었지만, 고객 문제가 발생하면 양사의 신뢰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신뢰가 있는 곳과 함께 진행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대부업 종사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실제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관찰했다. 단기간에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시간을 두고 소통했다. 대부사별로 주력 상품이 다르다는 점 등의 차이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업 자체가 금융사처럼 자산이 많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에, 자산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영역이다. 또한 최고금리를 적용하다 보니, 이자를 잘못 부과할 경우 법률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불법 영역이 발생하지 않는지 철저히 점검했다. 채권 추심 등 운영 체계가 다른 금융사보다 강력하게 관리되는지도 확인하며, 전반적인 법적·제도적 안정성을 살폈다.
대부업 대출의 실제 이용자는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다른가
대부업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이 생각보다 모두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은 아니었다. 한계 상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금융사를 돌아다녀도 대출이 나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대부업을 이용하는 고객도 있었다. 이미 한도가 꽉 찼지만 긴급 자금이 필요해 대부를 활용하는 고객도 있었다.
심지어 자산가인 경우에도 단기간에 주택을 여러 채 구입하거나, 자녀에게 자산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세금 문제나 현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부업을 이용했다. 단순히 어려운 사람이 대부를 이용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단순히 대부업 이용자가 돈을 잘 못 갚을 것이라는 편견으로만 접근하면, 레몬시장(정보 비대칭에 따른 저품질 서비스가 거래되는 것)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핀다가 대부업 대출 중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인가
핀다는 취약계층을 포용하는 영역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빅테크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는 부분을 포용함으로써, 데이터 플랫폼으로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핀다스코어 등 내부 지표를 고도화할 때 고객 수가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상품을 이용하고 고객군이 골고루 분포되어야 효과가 발휘된다. 고신용 고객만 있거나 저신용 고객만 포지셔닝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의미를 갖는다.
핀다는 은행부터 대부사까지 모든 금융사를 입점시킨 대출 비교 중개 플랫폼이다. 금융사마다 고객에게 판매하고 싶은 상품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각사의 전략에 맞춰 데이터를 제공하고, 신용평가모형 등 리스크 판단을 돕는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입점한 대부사를 통해 고객이 대출을 받을 때, 금리 기반으로 수수료를 받는다. 대출이 성사되지 않으면 수수료는 발생하지 않는다. 기존 대출 중개와 동일한 구조다. 다만 수익을 최우선 목적으로 진행한 사업은 아니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무엇인가
우수 대부업 비교 중개 서비스를 출시한 지 2주 만에 약정액이 2배 이상 증가하며 금융 취약계층의 불법 사금융 이탈을 막는 성과를 거뒀다. 서비스 출시 시점인 10월 3주차 대비 10월 5주차에는 대출 약정액이 116% 급증했고, 대출 약정 건수도 96% 늘었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도 약정액과 약정 건수가 3주 연속 꾸준히 증가했다는 점도 고무적이었다.
특히 서비스 출시 이후 핀다에서 우수 대부업 대출을 받은 사용자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541점이었다. 대출 규제로 선택지가 좁아진 저신용자들이 우수 대부업 대출을 받으며 불법 사금융으로의 이탈을 막아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1·2금융권인 은행, 저축은행, 캐피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고객들에게도 대부사를 한번 조회해 볼 수 있도록 노출한 결과,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이용했다. 6·27 부동산 대책 등 규제 상황 속에서 생활 자금이 필요한 고객들에게 핀다만이 대부사를 노출하며 다른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
대출이 전부 거절된 고객이 어쩔 수 없이 대부업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경험해 보고 싶어 하는 고객이 지속적으로 핀다로 유입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계 상황에 가지 않아도 대부업을 일반 대출처럼 생각하는 고객층이 점차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고객이 거부감 없이 대부업 대출을 선택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목적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핀다를 통해 진행하는 고객들은 검증된 대부업체를 신뢰하고 이용한다. 가령, 금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이 있는 반면, 한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도 있다. 저축은행에서 한도가 낮고 금리가 대부보다 1~2% 낮더라도, 필요한 금액이 충분하지 않으면 고객은 더 높은 한도를 제공하는 대부업을 선택한다. 고객이 직접 여러 대부사를 찾아가 확인하지 않아도, 검증된 업체에서 필요한 금액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선택을 쉽게 만든다.
대부업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방안은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대부업을 한계 상황에서만 이용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고객이 필요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안전한 옵션임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 핀다는 기업 차원에서 안전성을 검증하고, 불법 영역을 제거한 업체만 제공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했다. 이 같은 히스토리가 쌓이면 더 많은 고객 설득이 가능하다.
또한 핀다 애플리케이션 내 채널인 ‘핀다 포스트’를 활용해 대부업에 대한 오해를 풀고, 교육성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 홍보가 아니라, 우수 대부업체의 특성과 서비스 내용을 소개하며 고객이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이 보다 자연스럽게 대부업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안전한 대부업 대출을 위해 핀다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다른 금융 상품보다 금리와 이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명확하게 안내해, 고객이 착오 없이 정확하게 판단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착오나 오해로 대부업을 이용하면 신용점수가 낮아지거나, 추후 대출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사전에 안내한다.
법정 최고금리 20%까지 적용되는 금리 영역에 대해서도 고객이 정확히 인지하도록 안내한다.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금리가 20%를 넘지 않으며, 만약 추후 금리가 20%를 초과하는 안내가 나온다면 불법이라는 사실을 고객이 명확히 이해하도록 사전에 안내하고 있다.
또한 우수 대부업체를 기준으로, 대출 신청·심사·승인·관리 과정에서 고객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사전에 검토했다. 고객이 정보를 충분히 이해하고 확인한 후 대출을 진행할 수 있도록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 설계에도 많은 고민을 반영했다.
핀다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은 왜 대부업 대출 중개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나
여러 비즈니스적 판단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대부사를 이용해야 하는 고객까지 1·2금융권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반면, 핀다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1·2금융권을 이용하는 동안 겪는 불편과 시간을 단기간 내에 해소해 주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시장이 빠르게 돌아가고 제도가 많이 바뀌는 상황에서 이를 그대로 두면 포용의 영역에서 외면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신파일러 고객들의 리스크가 낮다는 점을 금융사에 지속적으로 어필하고, 데이터를 계속 쌓아 안전하게 1·2금융권으로 이동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부업 대출에서 쌓인 데이터를 핀다는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
금융은 결국 데이터 싸움이기 때문에, 대부업 대출 이력 데이터를 기본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금융사들에게 고객들이 대부사를 이용했음에도 연체 없이 상환한 이력이 있다는 점을 어필해, 금융사들이 해당 고객군을 외면하지 않고 살펴볼 수 있는 영역을 제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대부업 이용 고객들은 부채가 많기 때문에 이를 잘 관리해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돕는 솔루션도 제공 가능할 것이다. 고객들은 원리금 상환에 대해 막연하게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소득 구조와 유동성을 고려해 맞춤형 상환 계획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가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고객이 3년 후 주택 구입을 계획한다면, 현재 부채를 어느 정도 줄여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에 맞춰 향후 주택 구입 시 무리 없이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대출을 해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출을 갚는 과정까지가 고객을 위한 전체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