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에픽게임즈에 항복?…앱 마켓 독점 소송 합의

반독점 소송으로 얼굴을 붉히던 구글과 에픽게임즈가 합의를 이뤘다. 구글은 5일(현지시각) 에픽게임즈와 진행 중이던 반독점 소송을 마무리하기 위해 새로운 합의안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2020년 구글이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앱 배포와 인앱 결제 방식을 불법적으로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외의 제3자 앱스토어를 더 쉽게 설치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또 외부의 대체 결제 방식을 안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구글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배포된 앱 중 대체 결제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 서비스 수수료 상한을 9% 또는 20%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 상한은 2025년 10월 30일 이후 처음 설치되거나 업데이트되는 앱에 적용된다.

구글은 “이번 조정안은 사용자 안전을 유지하면서도 개발자와 소비자에게 더 넓은 선택권을 제공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는 “안드로이드가 원래 지향했던 개방형 플랫폼 비전에 다시 초점을 맞춘 조치”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번 합의는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앞서 법원은 2023년 배심 재판에서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줬고, 구글이 항소했으나 일부 제약 명령은 그대로 유지된 바 있다.

구글은 이번 합의가 위법 행위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검색과 광고 사업 부문에서도 정부와 소비자, 기업이 제기한 다른 반독점 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국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구글과 애플이 앱 개발자에게 자사 결제시스템만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을 금지하고, 외부 결제방식(제3자 결제)을 허용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구글은 한국 법 시행 이후에도 수수료 체계를 ‘기본수수료 30% → 대체결제 26%’로 조정하는 데 그쳤고, 개발자 단체와 공정위는 “실질적 개선이 없다”고 비판해왔다.

구글과 에픽게임즈의 합의 내용을 요약하면 ▲외부 결제 링크 허용 ▲대체 결제 시 수수료 상한 9~20%로 인하 ▲제3자 앱스토어 설치 허용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모두 한국 공정위가 구글에 요구했던 사안이다. 구글과 에픽게임즈가 합의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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