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캐릭터 로고 (출처=우아한형제들)

[커머스BN] 배민 2024년 : 배민클럽과 장보기·쇼핑에 주목하라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26.6% 늘어난 4조3226억원을 기록했네요.

다만 영업이익이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배민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8.4% 줄어든 6408억원입니다.

배민의 2024년 실적을 보면 2023년과 확연히 달라진 걸 몇 가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 이용자 35% 확보한 배민클럽, 쿠팡 상대될까요?

지난해 쿠팡이츠는 배민을 강하게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을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죠.

쿠팡이츠의 2024년 연간 결제액은 역대 최대치인 5조108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전년 대비 1.5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쿠팡이츠 연간 결제추정금액 추이 (출처=와이즈앱리테일)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배민 점유율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복수의 배달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배민 점유율이 50~60%, 쿠팡이츠가 30% 안팎인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빠르면 연말에는 쿠팡이츠가 배민 배달 주문수를 앞지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지난해 배달 시장이 성장한 것도 쿠팡이츠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네요. 통계청의 연간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배달 앱 시장이 포함된 음식서비스의 2024년 연간 거래액은 29조2802억원으로 전년대비 10.9% 늘어났는데, 쿠팡이츠의 영향이 주효했다는 거죠.

배민 또한 쿠팡이츠에 대항하기 위해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언제까지나 추가적인 수익원 없이 무료배달을 할 수 없으니 마련한 자구책인 셈이지요.

하지만 배민클럽에 대한 우려는 많았습니다. 쿠팡이츠의 무료배달은 이미 이용자 수가 1400만명을 넘어설 만큼 탄탄한 기반을 가진 쿠팡 와우 멤버십을 기반으로 하고 있죠. 와우 멤버십은 로켓배송,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무료배달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반면, 배민클럽은 배민 무료 배달만을 주요 혜택으로 제공합니다.

이미 쿠팡 와우 멤버십 이용자가 한국 인구의 1/3이 넘는데, 이들이 배민 멤버십을 추가로 가입하도록 유도한다는 것 자체가 난관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배민클럽의 지금은 어떨까요. 배민에서 직접 밝히지는 않지만,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발표가 있습니다.

DH는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배민클럽의 지난해 성적과 그 영향을 다음과 같이 공개한 바 있는데요. 현재 배민클럽의 사용자 침투율은 35%라는 설명입니다. 배민클럽이 본격 시작된 시점이 9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빠른 성장세죠.

아시아 부문의 경우, 한국 비구독자 무료 배송이 중단되면서 GMV(총매출) 성장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습니다.

또한, 배민클럽은 연말 기준 약 35%의 사용자 침투율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딜리버리히어로 2024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중

딜리버리히어로의 말대로, 지난해 9월부터 배민클럽 이용자에게만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배민의 월간 결제액은 감소했습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의 월간 카드 결제 추정금액을 보면 쿠팡이츠의 월간 결제액은 계속 늘어나는 한편, 배민은 9월부터 갑작스레 급감한 모습을 보입니다.

배민클럽 비구독자가 다수인 상황에서 무료배달을 종료하자 거래액이 꺾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쿠팡이츠는 해당 기간에도 빠른 성장세를 보였네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2024년 월간 카드 결제 추정금액.

하지만 배민클럽이 아직 잘나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먼저 배민클럽의 가입비는 고작 1990원입니다. 배달 한 번당 라이더에게 제공하는 배달비보다도 저렴합니다. 고육지책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 경쟁사인 쿠팡 대비 혜택이 적다는 사실도 여전한 단점으로 지적됩니다. 10일 기준 배민클럽 이용자는 ▲배민배달 알뜰배달 배달비 무료 ▲한집배달 배달비 할인 ▲프랜차이즈 브랜드 할인 ▲B마트 2만원 이상 주문시 무료 배달 및 배민클럽 전용 특가 ▲GS25/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일정 금액 이상 주문 시 할인이 가능합니다.

이에 더해 배민은 배민클럽 이달 제휴 혜택으로 ▲스포티비 나우 베이직 이용권 100원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3개월 무료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편, 라이더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배민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비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배민의 라이더를 관리하는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의 지난해 실적 공시를 보면, 라이더 배달비를 포함한 외주용역비는 2조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자체배달로의 본격 전환


배민클럽의 목표는 무료배달 재원 마련도 있지만, 가게배달에서 배민배달로의 전환도 주요한 목적이라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배민클럽은 배민배달에 한해서만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 번 DH의 컨퍼런스콜 내용을 살펴볼까요. 3P에서 1P로의 변화에 대해 DH 경영진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자체배달인 배민배달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70~100%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P에서 1P로의 전환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4분기 초쯤에는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쯤에는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장기적으로 볼 때 최대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70%에서 100%까지, 아마도 100%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 CEO

배민은 이미 자체배달을 키운지 오래되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요, 결국 쿠팡이츠에 대항하기 위해 배민배달을 키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고요.

라이더 시스템 또한 라이더 수급 안정화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방식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안정적인 배달을 위해 배민커넥트 협력사를 모집하기 시작했고요. 최근에는 화성, 오산시에서 라이더가 시간대를 지정하면 해당 시간에 라이더가 반드시 배달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로드러너’를 시범 도입한 상황입니다.

장보기·쇼핑으로 커머스 중심 옮겨갔다


배민의 2024년 매출 구조를 보면, 2023년과는 확연히 다른 모양새입니다. 2023년 배민 매출을 보면 배민B마트를 포함한 상품매출은 전년 대비 34% 늘어난 6880억원을 기록했고요. 음식배달과 장보기·쇼핑을 포함한 서비스 매출은 12.2% 늘어난 2조718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올해에는 상품매출과 서비스매출의 성장세가 뒤바뀌었습니다. 지난해 음식배달과 장보기·쇼핑에 배민클럽까지 포함한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30.9% 늘어난 3조5598억원을 기록했고요. 배민B마트 등 직매입 사업을 포함한 상품매출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756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쿠팡과 치열하게 경쟁한 음식배달보다는 장보기·쇼핑의 성장세가 주효했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배민에 따르면 지난해 장보기·쇼핑 주문수는 전년 동기 대비 369% 늘었으며, 거래액도 같은 기간 309% 성장했습니다. 또 편의점, 기업형 슈퍼마켓, 대형마트의 지난해 총 주문수는 전년 대비 5배 증가했습니다.

수수료 수익도 톡톡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배민은 현재 배민스토어에 대해 중개이용료 최소 1.8%에서 최대 8.8%까지 부과하고 있고요. 배달비는 별도로 부과합니다. 특히 배민스토어 기본형 배달비는 음식배달 입점 가게보다도 비싼 수준이죠.

배민외식업광장 내 배민스토어 중개이용료

지금 배민 장보기·쇼핑 입점 매장 수는 2만3000여개로, 대부분의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입점해 있습니다. 2023년 기업형슈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입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6월에는 이마트에브리데이와 7월 GS더프레시, 11월에는 이마트가 차례로 입점했습니다. 또 12월에는 홈플러스 마트 직송까지 입점했지요. 편의점 중에서는 GS25, CU, 이마트24, 세븐일레븐이 모두 장보기·쇼핑에 들어온 상황이고요.

온라인 판로를 늘려 매출을 키우고자 하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과, 신선식품 등 상품을 보완하려 한 배민의 고민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됩니다. 도심형 퀵커머스 사업인 B마트 입장에서는 신선식품 숫자를 마냥 크게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상품회전율이 떨어지면, 신선식품은 바로 폐기해야 하고요. 그렇다고 매입 규모를 잘못 줄이거나 늘리는 건 매입 원가에도 영향을 미치죠.

배민은 지난해 B마트 사업을 운영할 때 식품군에서 여러 생활용품으로 카테고리를 다각화하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배민에 따르면 지난해 SKU가 늘어난 카테고리는 ▲’뷰티/클렌징/선케어’ ▲’과자/사탕/초콜릿’ ▲’헤어/바디/쉐이빙/구강’으로 소비기한이 길어 한 번에 매입한 후 공급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지난해 기준 배민B마트의 점포별 평균 SKU는 1만여개로 전년 대비 25% 늘어났습니다. 객단가 또한 2023년 대비 2.8% 성장했고요.

지난해 B마트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는데요. 지난해 B마트의 연간 거래액은 1조원을 돌파한 한편,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상품 구성의 다각화가 도움이 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배민B마트와 장보기·쇼핑을 합친 배민 커머스 사업도 계속해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배민 커머스 사업 주문자수와 주문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4%, 38.8% 증가했습니다.

올해에도 배민의 사업은 음식배달을 포함해 장보기·쇼핑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음식배달은 올해도 배민클럽을 중심으로 쿠팡이츠에 대항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고요. 장보기·쇼핑 경우에는 편의점을 제외한 오프라인 유통사 대부분이 퀵커머스 자체 채널을 키우는 대신 배민과 함께 하려 하고 있어 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이마트죠. 자체 퀵커머스 서비스 쓱고우를 종료하고 지난해 11월 배민 장보기·쇼핑에 입점한 이후 계속 퀵커머스 사업을 실험하는 상황이니까요.

다만 올해도 그리 쉬운 상황은 아닙니다. 배민이 올해 포장서비스에도 수수료를 붙이기 시작하자, 쿠팡이츠는 포장 수수료가 무료라며 공세를 퍼붓고 있는 상황이고요. 일각에서는 배민 음식 배달의 성장세가 지난해가 최대치를 기록하고 하락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요. 과연 이들의 분석대로 배민은 2024년이 고점일까요? 김범석 대표 체제 하 배민은 올해에도 빠르게 달린다는 계획인데요. 과연 이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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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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