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위시 살아야 (티메프) 피해 변제돼”
구영배 큐텐 전 대표가 “위시가 살아야 (티메프) 피해 변제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법원이 큐텐에 청산명령을 내리고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가 매각 절차를 밟는 가운데, 미국 법인인 위시에 희망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구 전 대표는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첫 재판 직후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위시와 위시코리아에 대해 “위시를 키워야 가치를 만들 수 있고, 그 가치를 기반으로 회사를 (기업)회생하고 피해자를 변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고 했다.
구 전 대표는 위시 운영을 통한 수익으로 피해자들의 피해 변제를 추진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위시를 살려야 다른 회사까지 함께 살릴 수 있느냐는 질의에 답하지 않고, “(위시의) 미션은 어떻게든 성공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시코리아는 큐텐이 지난해 콘텍스트로직으로부터 인수한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위시(WISH)’의 미국법인을 지원하는 회사다.
업계에 따르면 큐텐경영진 중 일부가 위시 운영사 위시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위시코리아 대표는 구희진 대표로, 큐텐 계열사인 ‘스노우볼컴퍼니’ 대표를 맡기도 했다. 구 대표 이전에는 김효종 큐텐테크놀로지 대표가 위시코리아의 대표를 겸임하기도 했다. 구 전 대표 또한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위시코리아는 위시 전체를 지원하는 회사다”고 설명했다.
위시는 큐텐 그룹의 약 1조8500억원 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2월 큐텐은 위시를 1억7300만달러(약 2300억원)로 인수하려 했으나, 콘텍스트로직에게 2500만 달러(약 400억원)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큐텐 경영진이 위시 인수를 위해 계열사로부터 인수 대금 중에는 티메프의 자금도 포함된다고 봤다. 또 구 전 대표 등이 지난해 4월 3일 대출이 무산되자, 위시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 목적으로 이틀 뒤인 2024년 4월 5일부터 상품권을 판매해 자금을 마련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1심 첫 공판에서 구 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등 관련자 10명 전원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면서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구 대표 변호인은 “회사 운영과정에서 경영 판단이었다”며 “의도 없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티몬 류광진 대표 변호인은 “대표이사직에 있지만 영업담당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 변호인은 관련 혐의가 류화현 대표의 대표 취임 전 이뤄진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티메프 피해자 연합 단체인 검은우산 비대위는 재판 전 서울중앙지법 입구에서 엄중 처벌 집회를 열고, 재판을 참관했다. 첫 공판과 위시 관련 구 대표의 발언에 대해 신정권 검은우산 비대위원장은 “대표가 모르는 결정이 있기 어렵다”며 “위시에 대한 이야기도 공판에서 이러한 노력을 했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지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