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는 왜 ‘얼굴’로 결제하고 싶어하나
10년 전만 하더라도 지갑이 없는 외출은 상상할 수 없었죠. 지금은 다릅니다. 스마트폰만 있어도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부터 시작해 택시 호출, 식당이나 카페, 영화관 등에서 결제가 안 되는 곳이 없습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도 필요 없어지는 시대가 올까요?
지난주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서 재밌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편의점에서 얼굴 인식만으로 결제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죠. 결제할 때 스마트폰이나 카드를 내밀지 않아도 얼굴 인증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까요. 토스가 선보인 ‘페이스페이’는 토스 앱에서 얼굴을 등록한 이용자가 계산대에 있는 전용 단말기에 얼굴 인식을 해 결제를 하는 서비스입니다. 토스에 따르면, 약 1초만에 얼굴 인증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정확도 역시 높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다음달부터 CU, GS25 일부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토스는 오랫동안 내부적으로 얼굴 인식 결제를 테스트해왔습니다. 토스 임직원들은 사내 카페에서 얼굴 인식을 하고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데요. 방식은 이번에 발표한 내용과 같습니다. 사전에 얼굴 등록을 한 임직원들이 사내 카페에 비치된 토스플레이스 단말기에 얼굴 인식을 한 뒤 카페를 이용합니다.
얼굴 인식 결제를 토스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신한카드입니다. 신한카드가 지난 2019년 선보인 ‘신한 페이스페이’는 토스와 마찬가지로 전용 단말기에서 얼굴을 등록해 신한 페이스페이 전용 단말기에서 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 신한카드는 해당 서비스를 대학교 내 식당과 편의점, 홈플러스 등에 제공했습니다.
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도 사내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얼굴 인식 결제 서비스인 ‘페이스사인 결제’를 상용화했습니다. 네이버페이에 얼굴을 등록한 이용자는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에 있는 식당, 카페의 전용 키오스크에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최근에 존재를 조금씩 알리기 시작한 얼굴 인식 결제는 국내에서 첫 발을 내딛은 지 5년이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얼굴 인식 결제가 상용화되지 않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단말기 보급에 대한 문제입니다. 얼굴 인식 결제를 하기 위해서는 전용 단말기가 필요합니다. 특히 얼굴 인식을 위한 카메라가 기본으로 탑재되어야 하는데요. 기존 결제 단말기를 생각해보면 카메라가 달려있진 않죠. 그래서 전용 단말기를 써야 하는데, 이를 가맹점에 보급하기 위해선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따릅니다.
만약 이용자들의 얼굴 인식에 대한 결제 수요가 많다면 기업들이 비용을 들이겠죠. 그러나 아직까지 얼굴 인식 결제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요즘엔 사진이나 동영상 도용으로 인한 딥페이크 범죄가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안면 인식 결제를 제공하는 기업도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한카드, 네이버페이, 토스 모두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얼굴 정보에 대한 보안을 철저히 했다고 강조했는데요. 신한카드와 토스는 얼굴 위변조 방지 기술인 ‘라이브니스’를 활용했다고 강조했으며, 네이버페이는 이용자 얼굴의 입체적인 정보를 특징값으로 암호화했다며 보안을 강조했습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카드사, 핀테크사가 얼굴 인식 결제를 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프라인 결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국내 온라인 결제 시장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가 대부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반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오랫동안 삼성월렛(구 삼성페이)이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미 온라인 결제 시장이 포화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핀테크사에게 오프라인 결제 시장은 기회의 땅입니다. 아마도 얼굴 인식이 오프라인 결제에서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진 않을지 기대하는 눈치로 보이는데요. 지갑 없이 외출해도 결제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듯, 스마트폰을 구동하지 않아도 얼굴 인식만으로 결제를 하는 시대를 꿈꾸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서 강자가 될 수 있을 거란 꿈도 꾸고요.
특히 이 시장의 강자인 삼성페이가 편리한 사용자경험(UX)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키워왔다는 점에서 핀테크사에게 얼굴 인식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이용자들이 거부감만 없다면, 얼굴 인식이 가장 간편한 결제 방식일 수 있어서죠. 삼성월렛이 스마트폰을 흔들거나 지문인증 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면, 얼굴 인식 결제는 카메라만 쳐다보면 된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본 것으로 해석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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