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IPO 후, 클 수 있을까
LG CNS가 우리사주조합 청약, 기관투자자 청약, 일반 청약 등을 성공리에 마치고 다음달 5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시가총액은 약 6조원으로 예상된다.
LG CNS 9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기관 2059곳이 참여해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G CNS는 최종 공모가를 희망공모가액(5만3700원~6만1900원)의 최상단인 6만1900원을 확정했다. 이어 21일부터 22일까지 일반 청약을 진행해 일반 투자자 배정 물량 555만7414주에 총 6억8317만1110주의 청약이 신청됐다. 경쟁률은 122.9대 1이고, 청약 증거금은 21조1천4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으로 투자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흥행했다는 평가다.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업계에서 피어나고 있다.
LG CNS는 기업공개(IPO)로 확보한 투자 재원을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디지털전환(DX) 기술 연구개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미래 성장 동력 육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개최한 IPO 기자간담회에서 LG CNS는 DX 수요 증가에 따른 IT서비스 시장 자체의 성장, 신규 포트폴리오 확보를 통한 솔루션 사업 확대, 클라우드 및 스마트 엔지니어링 부문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통해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 구성과 실적
LG CNS는 지난 2023년 연매출 5조6053억원, 영업이익 4640억원, 당기순이익 332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엔 매출 3조9584억원, 영업이익 3128억원, 당기순이익 232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 사이 한번도 매출이 줄어들지 않고 꾸준히 늘었다.
LG CNS는 1987년 미국의 IT서비스기업 EDS와 50대50으로 투자해 설립된 합작법인에서 시작됐다. IT서비스를 중심으로 삼다 2010년대 들어 클라우드,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물류, 교통, 스마트시티, 보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LG CNS도 국내 IT서비스시장의 특징인 그룹사 수직계열화의 일부에 속했다. LG그룹 ERP 구축을 비롯해 LG그룹 계열사에 IT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일부 자원을 공공, 금융 등 그룹사외 사업에 투입해 사업을 키웠다.
2023년 LG 관계사 매출액은 3조352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LG전자(33%), LG에너지솔루션(22%), LG이노텍 및 LG디스플레이(18%), LG유플러스(12%), LG화학(11%), LG H&H(4%) 순으로 매출이 크다. 최근 3년간 매년 그룹 계열사 매출 규모가 연평균 12%씩 성장하고 있고, 작년과 올해도 그룹사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2024년 3분기 대외 사업 매출 비중은 37.6%로 경쟁사 대비 크다. 금융, 유통, 스마트물류, 스마트시티, 공공 등에서 경쟁력을 보여왔고 HD, 현대, 대한항공, 한화, 롯데 등 대기업 고객도 보유했다.
대표 사업부문은 크게 세가지다. 2023년 시스템통합(SI)과 시스템관리(SM) 부문 매출은 1조5180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클라우드&AI 부문 매출은 2조8940억원, 스마트엔지니어링 부문 매출은 1조1930억원을 기록했다.
성공 자신감의 근거
일단 LG CNS는 활동하는 시장 영역의 파이 증가를 내세운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이 2028년까지 연평균 10% 수준씩 성장하고 있어 활동 시장 수요만 잘 획득해도 성장한다는 계산이다. 최근 전통적인 굴뚝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플랫폼과 솔루션 사업으로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AI 플랫폼 ‘DAP’, 엔터프라이즈 테스팅 자동화 솔루션 ‘퍼펙트윈’, AI 기반 광고 퍼포먼스 최적화 솔루션 ‘MOP’, SaaS 기반 통합 서비스 플랫폼 ‘싱글엑스’ 등이 중점 투자하는 제품이다. 이밖에도 그동안 축적한 서비스 노하우와 경험의 솔루션화를 추진중이다.
여기에 확보한 재원으로 국내외 기업을 인수합병해 규모와 포트폴리오, 핵심 역량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미 여러 IT서비스 프로젝트 해외수출 경험과 사례를 쌓은 만큼 충분한 재원을 바탕삼아 글로벌 진출에서도 승부를 볼 만하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
현신균 사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M&A 대상 기업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깜짝 뉴스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사업 구조의 약한 고리 ‘IT서비스’
그룹 관계사의 사업 호조로 함께 성장한다는 점은 안정적 수익 흐름을 확보한다는 면에서 장점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룹사 실적 부진이 LG CNS 실적 부진으로 직결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또, 대외사업의 경우 매출원 다각화란 장점이 있지만, 시장의 경기 둔화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단점도 된다.
인건비 비중이 절대적인 IT서비스 사업이 여전히 전체 사업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IT서비스업은 사업 규모를 키울수록 인건비 지출도 함께 커진다. 이는 낮은 영업마진을 만들어 상시 IT서비스기업의 수익성을 옥죈다.
자금 흐름 관리도 중요한 문제다. IT서비스 사업은 정해진 계약 기간동안 프로젝트를 완료하는데, 사업 변경이나 지연, 대금지급 보류 등이 자주 일어난다. 현금 흐름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재무 건전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 자체 자본으로 사업을 진행하다 대금을 받지 못해 흔들리는 경우도 많다.
2022년 복지부 차세대사회보장시스템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LG CNS는 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시스템을 개발해 2022년 9월 오픈했지만 대규모 장애로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심각한 지체를 빚었다. 이후 복지부와 LG CNS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고, 책임과 보상을 둘러싸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LG CNS는 당시 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계약 종료 시기까지 막대한 인건비를 지출해야 했다.
LG CNS는 다수의 대외 사업을 벌이는 만큼 분쟁도 잦다. 2016년 관세청과 용역대금지급 소송, 2018년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이 있다. 조달청은 작년 복지부 차세대 사업 미이행을 이유로 LG CNS의 공공사업 6개월 입찰 제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는 LG CNS뿐 아니라 국내 유수의 IT서비스 기업 대다수가 드러내는 고질적 문제다.
LG CNS는 해외 개발자를 활용하는 인적자원 관리로 인건비 지출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본사 인력은 중장기적인 기술 확보와 솔루션 개발에 주로 투입하고, SI나 SM의 경우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저임금 인력을 외부사업에 주로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소프트웨어 코드작성에 AI 코딩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인력 투입도 줄인다는 계획이다. 2022년 챗GPT 등장 후 2023년 자체 AI 코딩 솔루션을 만들어 내부에서 활용중이며, 코드 개발 효율성을 30%까지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딩 외에 설계, 테스트 등 전후 공정에도 AI 채택을 확대할 계획이다.
IT서비스 시장 경기의 등락폭이 크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경제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각 기업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IT 지출을 감축하고 있다. 생성형 AI 채택을 위한 고가 GPU 구매 및 임대 지출은 많이 늘었지만, 클라우드 지출도 줄이려는 분위기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IT 하드웨어 장비 수입 가격과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이런 IT서비스 산업의 본질적 한계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LG CNS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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