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갑자기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하는 이유 (feat.삼성페이는?)

애플페이가 국내 상륙한지 3년차를 맞은 가운데 전업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결정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첫 제휴 카드사인 현대카드를 시작으로, 올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하나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애플페이 첫 제휴사인 현대카드가 해외결제에서 두각을 드러내자, 지난해부터 해외여행 전용 체크카드를 공격적으로 밀고 있던 카드사들이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카드·결제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애플페이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연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KB국민카드, 하나카드가 애플과 애플페이 도입을 위한 논의를 마쳤다.

계약이 성사되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 중 4곳이 애플페이를 도입하게 된다. 이 추세라면 나머지 카드사인 롯데카드, 삼성카드, BC카드 또한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표=한국관광 데이터랩)

카드사들이 비슷한 시기 애플페이 도입을 고민하는 배경으로 해외여행 수요 증가가 꼽힌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빅데이터 플랫폼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해외로 떠난 국내 여행객 수는 약 23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3만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관광 지출 금액은 약 21억달러(한화 약 3조187억5000만원)로 집계됐다.

(표=한국관광 데이터랩)

애플페이는 비자(VISA), 마스터카드 등 해외 겸용 카드를 등록하면 해외에서 이용할 수 있어, 주요 해외결제 수단으로 꼽힌다. 해외여행 수요와 결제 수요는 비례하는 만큼, 최근 1년 간 카드사를 포함한 핀테크사, 인터넷은행 등에서 해외여행객을 위한 전용 카드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그 중에서도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의 해외결제 수혜를 입은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카드는 지난 2023년 3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애플페이를 도입한 직후, 해외결제 금액이 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해외 개인신용판매액은 3조5253억원으로 전체 카드사 중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애플페이 도입을 결정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카드사들은 현대카드 사례처럼 애플페이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2월 환전 수수료 무료, 외화 계좌 예치 시 이자 지급 등의 혜택을 내세우며 ‘신한카드 쏠(SOL)트래블 체크’를 내놨다. 해당 체크카드는 출시 9개월 만에 150만장을 발급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4월 환전수수료를 면제해주는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내놨다.

하나카드 또한 해외결제 전용 체크카드인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와 전용 플랫폼 ‘트래블로그’를 서비스하고 있다.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의 경우 지난해 전업 카드사의 전체 해외 체크카드 결제 금액 가운데 1위(5조3134억원, 46.9%)를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해외결제 전용 체크카드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는 하나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 결제 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전업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만큼, 삼성월렛(구 삼성페이)의 수수료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카드사들에게 삼성월렛의 결제 수수료를 받고 있지 않는 반면, 애플페이는 현대카드로부터 결제 건당 약 0.15%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삼성전자는 애플페이 도입 직후 삼성월렛 수수료 유료화를 한 차례 검토했으나, 카드사와의 상생을 이유로 전면 철회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의 수수료 무료를 결정했으며 국내 카드사들과 재계약 예정”이라며 “삼성전자는 국내 페이 생태계 발전을 위해 국내 카드사들과 지속 상생하고 소비자들을 위해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애플페이에 참여하는 카드사 수가 늘어나면서 삼성전자가 삼성월렛 수수료 수취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애플페이가 국내 결제 생태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제휴 카드사 수가 적은 점이 꼽혔는데, 삼성전자 입장에서 경쟁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카드사가 많아질 경우 오프라인 결제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하고 있는 현재 점유율에 위협이 될 수 있다.

결제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수취할 경우 카드사(여신금융협회)와 삼성전자 간 전면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결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카드사에게 삼성월렛 수수료를 받으려면 계약 내용을 수정해야 하는데 사실상 쉽지 않은 일”이라며 “이밖에도 수수료를 받게 될 경우 결제 시 인증 비용 등 삼성전자와 카드사 간 기술적인 이슈도 논쟁이 생길것”이라고 분석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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