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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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25년 1월 23일 (목) 14:00 ~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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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력과 인프라를 가진 대기업, 혁신적 아이디어와 빠른 실행력을 가진 스타트업. 이 둘이 만나 협업하면 상생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기는 쉽지만 현실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긴밀한 협업을 이뤄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현실에서는 각자의 입장 차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혀 협업이 잘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으로 성과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다.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컴업 2024>에서는 SK이노베이션, 현대건설, 한국수자원공사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과 협업 사례가 발표됐다.
SK이노베이션, ‘에그’ 프로그램으로 100개 그린 스타트업 육성 계획
SK이노베이션은 2021년부터 창업진흥원과 함께 ‘에그(SK이노베이션-그린 벤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2025년까지 100개의 그린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기후테크 분야의 스타트업을 선정해 성장 지원 패키지를 제공한다. ▲교육 및 멘토링 ▲SK이노베이션 계열사와의 협업 ▲투자 및 홍보 지원 등이 지원의 핵심 내용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엘디카본’을 들 수 있다. 엘디카본은 경북 영천의 스타트업으로 재생카본블랙 및 열분해유를 생산한다. 2021년 에그 프로그램에 선발돼 SK이노베이션의 지원과 초기 투자를 받았으며, 이후 토요타 등으로부터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현재는 1800억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를 받고 있다.
엘디카본은 폐타이어를 통해 열분해유와 리사이클 카본블랙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년에 약 40만 톤의 폐타이어가 나온다. 폐타이어는 해양이나 토지, 공기의 오염을 일으키는 오염 물질이다.
SK이노베이션 ESG 실행팀 김현문 팀장은 “엘디카본에 투자를 결정할 때는 공장도 없었고 아직 연구소 단계에 있던 회사였다”면서 “엘디카본이 우리나라 폐타이어의 10% 정도를 처리하게 되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여기에 엘디카본이 생산하는 열분해유를 SK이노베이션 공장으로 가져와서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1년에 5만톤 정도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김 팀장은 기대했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엘디카본 지원과 투자를 통해 탄소배출권 확보 등 ESG 경영에 다가갈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투자금에 대한 가치상승으로 인해 자본투자 이익까지 얻을 수 있게 됐다.
현대건설, 스타트업과 함께 오픈 이노베이션 추진
현대건설은 2022년부터 신성장 동력 확보와 스마트 건설 확산을 위해 스타트업과 협업을 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은 국내 250여 개의 현대건설의 건설현장에서 현업부서 담당자들과 함께 PoC(개념검증)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PoC 결과를 토대로 후속 협업이 이어지게 된다.
현대건설은 단순히 스마트 건설 기술 스타트업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다양한 스타트업을 지원할 계획이며, 특히 에너지 관리나 태양광, 해상 풍력, 탄소포집 등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3년 동안 30개의 스타트업을 발굴했고, 그중 17개의 스타트업과 후속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WIP’과의 협업을 들 수 있다. WIP는 전기차 무선충전 설비를 공급하는 스타트업이다. 고속충천 및 넓은 충전 영역을 제공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대전시 버스, 물류배송트럭 등의 전기차가 WIP의 기술을 통해 충전되고 있다.
WIP와 현대건설은 전기차 무선 충전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공동주택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함께 했다. 이를 통해 주차장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 전기차 충전 편의성을 증대할 수 있다.
현대건설 김정한 경영전략팀 책임매니저는 “개발이 완료되면 내년 하반기 현대건설이 준공 예정인 공동주택 현장에 시범 적용해서 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스타트업의 기술로 물 문제 해결 노력
기후위기로 인한 물 재해와 물 문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해결해야할 당면한 과제로 떠올랐다. 글로벌에는 이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 다양한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물 관련 기업은 대체로 영세한 편이어서 우수인재가 편입되지 않고 기술 역량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국내에서도 혁신기술을 융합해 물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혁신적인 물기업 발굴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 때문에 혁신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공사에 축적된 물관리 노하우와 시설을 개방하고, 스타트업이 이를 기반으로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물 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해 디지털 실증랩 구축을 통한 AI 모델 개발, 개발된 기술의 국내외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한다.
대표적 사례는 ‘스텔라비전과’의 협력으로 개발한 ‘위성영상을 활용한 수도부지관리 시스템’을 들 수가 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하나하나 수도부지 관리를 위해 현장을 방문하고 검토하는 등의 업무를 해야 했다. 수도부지 위의 불법 주차, 경작, 건축물 등의 문제에 대한 대처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텔라비전과의 협업으로 인공위성 영상을 AI로 분석해 수도부지에 대한 불법 침해를 자동으로 탐지할 수 있게 됐다. 스텔라비전은 이와 같은 성과를 기바으로 4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디지털 혁신팀 심명근 팀장은 “K워트(한국수자원공사)는 혁신 기업을 쉽게 창업하고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구매 연동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기술을 실증하고 판로까지 개척하는 성장 사다리를 완성해 선순환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