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 수학공식까지…네이버가 정의한 ‘경험의 전략화’
경험의 전략화, 업계 보편적 방법은 없어
기술과 사업 경쟁력 더해 ‘경험 품질 진단’ 중요
경험의 정의부터 구체화하고 진단 시스템 자체 개발
첨단 기술 경쟁이 격화한 글로벌 플랫폼 시대에 네이버가 고성장세를 유지해온 비결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주된 이유 중 하나가 ‘경험(experience)’이다. 통합적 크리에이티브(창의성)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네이버의 여정을 설명하는 기조 발표 중에 거론됐다.
박우성 네이버 포워드랩(Forward Lab) 리더는 경영 전략 중 하나로 막연하게 경험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정량적 지표를 위해 직접 만든 수학 공식까지 꺼내가며 설명했다.
’경험의 전략화’는 아직 업계에선 보편적으로 알려진 확실한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제일 먼저 가능성 높은 태스크를 정하고 시간표를 짰던 것과 같이 각자 기업의 위치에서 환경적 특성을 고려한 계획과 전략을 미리 준비했느냐 못하고 있느냐는 큰 차이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박 리더는 네이버가 초창기부터 다양한 투자를 이어와 독자 기술을 확보했고 다양한 도메인에 특화를 거듭한 끝에 사업적 경쟁력을 갖춘 점을 핵심 성장의 축으로 거론하면서 여기에 넥스트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민과 답을 ‘경험’에서 찾고자 한다고 짚었다
그렇게 중요하다고 오랫동안 거론되고 있는 경험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너무 모호합니다. 경험이라는 키워드가 내포하고 있는 영역이 너무 방대하다 보니 같은 단어를 쓰더라도 그 정의와 의미가 다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대상이 상이하고 모호하다 보니 달성 수준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 또한 매우 쉽지 않습니다.
저희도 이러한 경험을 전략하기 위하여 오랜 시간 많은 고민을 거듭하였는데요. 제일 먼저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경험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구체적인 세부 지적 그리고 각각 목표 수준에 대한 파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사업적 이해관계자들과의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했었고, 지속적인 추적 관리가 가능한 경험 품질 진단 시스템을 개발하였고요. 현재 주요 대표 서비스에 이를 도입 운영 중에 있습니다.
네이버는 IT서비스 산업 특성에 맞춰 ▲목적형 경험 – 유용성, 신뢰성, 사용성 ▲공감형 경험 – 호감성, 몰입성, 연결성 등 6가지 경험<사진 참조>을 구체적으로 정의했다. 이를 통해 여러 이해관계들 사이에서 미묘하게 달랐던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경험에 대한 정의와 이해를 보다 명확하게 할 수 있었다는 게 박 리더 설명이다. 네이버는 6가지 정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더욱 세밀한 분류도 공개했다.
이 정도까지 구체화가 이뤄지면 실무적 관점에서 포인트가 확실히 명확해지게 됩니다. 명확한 커뮤니케이션과 전략화를 위해 필요한 두 번째 요소는 바로 경험의 수준과 밸류에 대한 정량화, 수치화입니다.
박 리더는 경험의 품질 수준 확인을 위해 직접 개발한 경험 측정 수학 공식<사진 참조>을 공개했다. 실제로 의사결정에 활용 중이다. 정성적 방식에 더해 이처럼 수치로도 경험 품질을 정밀 잔단한 뒤 시장에 내놓는다.
네이버는 경험의 성질도 따진다. 기술과 제조, 생산 등 업의 특성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박 리더는 절대값이 아닌 상대값으로 관찰하고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시장 경쟁 상황을 보고 통계적인 유의성을 확인하는 것과 우수한 평가를 받았더라도 사용자 입장에서 기대 수준을 넘었다는 의미는 아닌 까닭에 사용자 기대 수준을 기준으로도 편차를 확인해볼 것을 조언했다.
(경험 품질의) 추세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추세는 저희 서비스뿐만 아니라 시장의 변화 또한 함께 관찰함으로써 우리가 잘하고 있거나 못하고 있는 이유가 우리 스스로에게 있는지 아니면은 시장의 영향인지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여러 이슈 중에서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방침입니다. 사실 이 부분이 경험 품질 진단 시스템에서 가장 핵심이자 목표인 사안인데요. 사업과 서비스가 복잡할수록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시간과 인적, 금전적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정 기능이나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서비스 전체의 모든 지점을 동일한 잣대로 판단함으로써 경영진과 관리자는 사업 전체 혹은 서비스 전체에서 합리적으로 우선순위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를 기준으로 만족 여부와 추이를 살펴보아야 하고, 다음으로는 고객 기준 민감도를 잣대로 삼아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에는 우리는 기업이기 때문에 현재 시장의 경쟁 강도 측면에서 최종적인 판단을 거쳐야만 합니다.
박 리더는 이처럼 경험의 품질 진단 시스템을 도입하고 인사이트를 파악한 뒤 실제 조직 곳곳에 적용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네이버는 이 같은 진단으로 알게 된 지점과 인사이트를 적용한 전사 디자인 시스템을 개발했다.
단순히 디자인 라이브러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성형 AI와의 연동을 목표로 개발 조직과 하나의 팀을 구성하여 네이버의 프로덕트 설계 방식과 문화를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시키는 데 그 목표를 두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인 콘텐츠 간의 연결과 흐름도 매우 중요한데요. 저희가 지향하고 있는 완성도 높은 경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중에서도 공간 이용 경험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몰입도 높은 서비스를 전략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을 했고 이것을 서비스에서 시연 제공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서비스 스피릿, 정신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네이버가 진출한 여러 도메인의 특성에 맞춰 각각의 서비스만을 구축해야 하는 스펙이 있는 반면에 요즘 업계에서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전자상거래 관련된 다크 패턴 방지를 포함하여 네이버 서비스라면 갖추어야 할 지향점에 대해서도 관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툴을 정비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