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동맹으로 보폭 넓히는 삼성SDS “하이퍼오토메이션 시대 열 것”
삼성SDS가 생성 인공지능(AI) 기술로 하이퍼오토메이션 구현에 박차를 가한다.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는 AI에 초점을 맞춰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을 AI 특화 클라우드로 진화시킨다. 생성AI 플랫폼을 비롯한 협업 솔루션 등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리얼 서밋(REAL Summit) 2024′에서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이제는 사람이 원하는 의도를 알아들을 수 있는 랭귀지 인터페이스(Language Interface) 시대”라고 강조했다.
현재 삼성SDS는 언어 중심의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 중으로 SCP에 AIOS(LLM Agent Operating System), LUI(Language User Interface)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AIOS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내장해 자연어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지원하는 운영체제다. LUI는 자연어를 활용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황성우 대표는 “컴퓨터가 전반적인 업무를 알아서 처리하는 ‘오토노머스 에이전트(Autonomous Agent)’ 구현이 삼성SDS가 꿈꾸는 완성 단계”라고 강조했다.
기존 생성AI 기술은 더 고도화한다. 삼성SDS는 지난 5월 생성AI 서비스인 ‘패브릭스(FabriX)’와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을 출시한 바 있다. 해당 서비스들은 현재 100여개 기업이 도입했고, 15만명 이상이 사용한다.
패브릭스는 기업의 IT 자원을 생성AI와 연결한 기업용 플랫폼이다. 기업 환경에 맞춘 거대언어모델(LLM)을 통해 업계 특화 용어나 데이터를 학습하고, 기업 핵심 업무 시스템에 코파일럿을 구현하는 형태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RPA/BPA 등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솔루션에 생성 AI 서비스를 결합해 복잡한 업무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이다. 업무에서 높은 빈도를 차지하는 메일, 메신저, 미팅, 문서관리 등 기업의 공통 업무를 지원하는 협업 솔루션 ‘브리티 웍스(Brity Works)’에 생성AI 기술을 적용했다.
삼성SDS는 두 솔루션에 다양한 파트너십 생태계를 접목해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선언했다. 하드웨어와 인프라를 아우르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엔비디아의 협력에 더욱 힘을 준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업계 맹주인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으로 GPU 기반 AI 클라우드를 구현한다. 생성AI 구동에 필수인 GPU 제공에 협력하고, GPU를 활용한 삼성SDS의 서비스 제공에 힘을 보탠다는 게 엔비디아의 계획이다.
키노트에 참석한 제리 챈(Jerry Chen) 엔비디아 제조 및 산업 부문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총괄은 “우리는 GPU와 같은 훌륭한 하드웨어를 보유하고 있다”며 “노하우가 중요한 분야에서 고객이 더 많은 가치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형준 삼성SDS 클라우드사업부장(부사장)은 엔비디아 GPU 활용방안에 대해 “GPU(파워) 자체를 제공하는 부분과 GPU로 만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분 등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며 “현재 많은 수의 엔비디아 GPU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도 회사의 AI 기술 확산에 천군만마다. 특히 글로벌 진출에도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삼성SDS는 패브릭스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에 파스(PaaS·플랫폼형소프트웨어) 형태로 올려 글로벌 고객을 겨냥한다.
마크 소우자(Mark Souza)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삼성SDS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이 밖에도 델테크놀로지스(하드웨어), 워크데이(인사관리 솔루션) 등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해 외연을 넓힐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패브릭스에 에이전트 기능을 추가한다. 사람 대신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사용자가 직접 생성하고, 이 에이전트끼리 소통하는 멀티 에이전트(Multi-Agent) 방식의 업무 자동화를 도모한다.
AI의 도움으로 일부 업무를 편리하게 하는 코파일럿 단계를 넘어 진화한 AI 업무 자동화가 가능할거란 진단이다. 궁극적으로는 업무 전체의 자율 자동화가 삼성SDS의 목표다.
회사는 금융권 망분리 완화 이슈 속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도 엿보고 있다. 홍선기 삼성생명 부사장은 운영 효율화부터 투자 위험관리, 사기 예방 등 다양한 금융 분야에 패브릭스를 활용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생산성 혁신을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이 밖에 삼성화재(자동차 사고 과실비율 자동화), 삼성카드(카드 상품 안내 및 비교), 삼성증권(해외기업 공시 번역·요약·질의) 등 삼성금융그룹 전반에 패브릭스를 적용한다.
멀티 에이전트로 진화하는 브리티 코파일럿
브리티 코파일럿도 발전시킨다. 창성중 삼성SDS IW사업팀장(상무)은 이날 브리티 코파일럿의 신기능인 ‘퍼스널 에이전트(Personal Agent)’ 기능을 최초로 공개했다.
퍼스널 에이전트는 개인별 업무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요 일정 및 업무 브리핑, 우선순위에 따른 할일 추천, 영상회의 시 다국어 실시간 통역, 음성 기반 업무 처리 등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새로운 서비스다. 앞으로는 영어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언어 실시간 통역도 지원할 방침이다.
송해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어 장벽이 없는 강력한 경쟁력의 문서 도구가 되지 않을까 한다”며 “내년에는 통역사가 필요없는 (수준의)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브리티 코파일럿, 이제 퍼스널 에이전트로’를 주제로 세션발표에 나선 김준우 프로는 퍼스널 에이전트가 특히 삼성SDS의 데이터 수집 노하우로 차별화될 것으로 바라봤다.
그는 “(업무 자동화는) 먼저 데이터를 수집한 뒤 수행할 작업의 방법과 계획을 수립하고 실제로 수행하는 세 가지 단계를 반복한다”면서 “최근 사용한 업무 데이터를 검색증강생성(RAG) 방식으로 수집하고 오프라인 회의 기록까지 추릴 수 있어 내 업무를 돕는 자비스(영화 아이언맨 속 AI 비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밋에는 2500명 이상의 현장 관람객을 포함해 온라인 청중까지 1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현장에 마련한 멀티캠퍼스, 미라콤아이앤씨, 에스코어, 씨큐아이, 엠로 등 삼성SDS 자회사들의 전시부스도 성황을 이뤘다.
한편 삼성SDS는 지난해에만 임직원들의 생성AI 적용 아이디어 1만4417건을 발굴했다. 올해 7월부터는 사내 7개 대형 프로세스와 4000개 이상 하위 프로세스로 구성된 전체 업무에 생성AI를 적용 중이다. 내년까지 전체 업무 중 24% 이상에 생성AI를 적용해 생산성을 높일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