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퍼스트디센던트’, 왜 이렇게 후끈? K겜심 달래기 관건
2024년 K게임 최고 히트작 ‘퍼스트디센던트’
롱런 가늠할 첫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불만 제기
핫픽스 긴급 대응…콘텐츠 소진 대응 목소리 여전
내달초 업데이트 예고…개발 시 외부 테스트도 검토
넥슨의 블록버스터 야심작 ‘퍼스트디센던트(개발사 넥슨게임즈)’가 난관에 부딪혀 주목된다. 퍼스트디센던트는 2024년 국내 기업이 출시한 게임 중 최고 히트작이다. ‘진짜 게임할 맛이 난다’, ‘억지스러운 과금 유도가 없다’는 등 국내 게임으로 드문 갓겜 반응을 이끌어내며 콘솔(가정용게임기)의 주무대인 북미·유럽까지 겨냥해 긍정적인 초반 평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랬던 퍼스트디센던트의 겜심에 변화가 불거진 건, 지난 8월 29일 첫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다. 퀀텀 점프를 노렸지만, 그러지 못했다. 예상보다 불만이 제기된다. 넥슨(넥슨게임즈) 관련팀은 비상이다. 글로벌 흥행작으로 롱런을 노릴만한 신규 지식재산(IP)이 흔들린 까닭이다. 오는 10월 1일 대규모 업데이트를 예고했고, 그사이 K겜심 달래기에 분주한 상황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첫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퍼스트디센던트의 스팀과 콘솔 통합 동시접속자수는 12만~13만명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업데이트 이전 동시접속자수가 10만 이하였다가 최소 20% 이상 끌어올린 것이다. 보통의 게임이라면 성공적인 업데이트다. 이용자 지표는 잘 나오는 중이다.
문제는 시장 기대치가 워낙 높았던 게임이었다는 점이다. 출시 직후 플랫폼 통합 동시접속자수로 50만명을 넘봤던 게임이다. 세계적으로도 놀랄만한 인기였다. 현재 반응도 여전히 준수하나, 폭발적인 초반 반응에서 하락세를 보인 건 사실이다.
첫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불만은 ‘더 이상 할 게 없다’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 못했던 것이 주효했다. 특히 국내에서 불만이 나왔다. 현재 이용자 비중의 70%선인 북미·유럽 지역은 국내와 달리 다소 잠잠한 상황이다. 이른바 세계 최고 수준인 K게이머의 콘텐츠 소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200여명의 퍼스트디센던트 대규모 개발팀도 버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주요 콘텐츠 난이도 이슈도 불거졌다. 이는 곧바로 핫픽스(소규모 패치)를 적용했다. 침공 던전 내 퍼즐 메카닉의 난도를 낮추고 몬스터 스폰(생성)을 변경해 쾌적한 플레이를 돕도록 했다.
퍼스트디센던트의 강점 중 하나가 쾌적한 플레이였으나, 이에 불만에 제기되자 재빠르게 대처에 나선 것이다. 아이템 획득을 위한 지속적 플레이인 파밍 개선도 적용했다. 불만이 제기된 다다음날 핫픽스 적용이다. 서구권 기업의 콘솔 게임 기준으로는 그야말로 광속 업데이트다. PC온라인게임을 라이브 서비스한 노하우가 담긴 지점이다.
캐릭터 성장을 위한 연구 재료 수급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주민석 디렉터가 대처를 발표했다. 이미 핫픽스에도 포함했다.
침공과 침투 작전에서 파밍하는 헤일리의 연구 재료(강화 세포 DNA, 안정화 장치 부품, 나선 촉매 고리, 데이터 칩)의 드롭률도 상향 조정할 예정입니다. 저희 개발팀의 의도는 시간이 제한된 계승자분들이라도 침공 던전만으로도 평균 12일 내에 헤일리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계승자분들은 침투 던전에서 더 빨리 헤일리를 파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헤일리 파밍 시간이 너무 길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침투 작전의 헤일리 연구 재료 드롭률을 상향 조정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침투 작전에서 더 집중적으로 반복 파밍할 경우 기존보다 약 두 배 빠르게 헤일리를 완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눈에 띄는 점은 ‘업데이트 개발 완료 후 포커스그룹테스트(FGT) 진행 검토’ 발표다. 이럴 경우 개발진이 더욱 바빠진다. 기존 PC온라인게임도 업데이트 시 내부 테스트를 거치지, 외부 인사를 동원한 FGT 진행은 대단히 드문 경우다.
향후 업데이트에서 플레이어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개발 프로세스도 개선하겠습니다. 개발이 완료된 후 FGT를 진행하거나, 플레이어를 초청해 업데이트 전 피드백을 수집하고 반영하는 과정을 거쳐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저희 개발팀은 첫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커뮤니티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 방향을 투명하게 소통하며, 플레이어 여러분이 퍼스트 디센던트를 더 오래, 그리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넥슨의 강점인 광속 대응으로 퍼스트디센던트 첫 업데이트에 대한 불만은 어느 정도 잠잠해졌으나, ‘할 게 없다’는 K게이머들의 아우성에 넥슨도 난감한 상황이다. 사실상 추가 업데이트밖에 답이 없어서다. 갓겜 평가가 부메랑이 됐다.
일단 10월 1일 업데이트를 소폭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나, 개발진의 분골쇄신이 전제가 돼야 한다. 출시 직후부터 2024년 게임대상 대통령상 수상이 유력시된 퍼스트디센던트가 업데이트 시련을 무사히 넘길지 세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