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으로 심혈관 질환 예측, 메디웨일의 성과는?
아래는 눈의 내부에 있는 얇은 신경막, 망막 사진이다. 왼쪽과 오른쪽 중 건강한 망막은 어떤 것일까.
정답은 오른쪽이다. 오른쪽 망막은 심혈관이 선명하고 깔끔한 반면, 왼쪽 망막은 한 눈에 봐도 시신경이 터진 것을 알 수 있다. 왼쪽 망막의 주인은 혈압이 높아 악성 고혈압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다.
이렇듯 망막을 통해 각종 심혈관 질환을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이 망막사진을 분석해 고혈압, 당뇨, 콩팥 건강상태 등을 분석하고 예측한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메디웨일은 지난해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측하는 ‘닥터눈 CVD’를 개발했다. 닥터눈 CVD를 도입한 의료기관은 57곳이며, 누적 사용 건수는 7000건을 돌파했다.
참고기사: [바스리] 망막사진으로 심혈관 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
최태근 메디웨일 대표는 4일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브라운스톤서울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닥터눈 CVD를 출시한지 1년 만에 7200명이 사용한 것은 고무적”이라며 “서비스 사용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 많은 환자들이 닥터눈 CVD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디웨일은 의료 AI 소프트웨어(SW)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안저사진기로 망막을 촬영해 혈관을 손상시키는 각종 질병 유무를 파악할 수 있으며, 나아가 예측이 가능하다. 메디웨일이 개발한 닥터눈 CVD는 심장CT 촬영과 비슷한 수준의 심혈관 질환을 예측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사용자는 촬영 후 2~3분 내외로 결과지를 통해 자신의 망막 상태와 심혈관 질환 여부 등을 알 수 있다.
닥터눈 CVD의 AI는 망막사진을 통해 각종 질병 징후를 학습한다. 또 심장CT검사결과, 콜레스테롤 수치, 단백뇨, 혈당, 혈압, 환자의 나이, 성별 등 각종 수치를 학습한다. 현재까지 메디웨일은 37만명의 다인종 및 다지역 망막사진 160만장을 AI에 학습시켰다.
닥터눈 CVD가 주로 도입된 곳은 동네의원을 비롯해 종합병원, 대학병원, 건강검진 센터 등이다. 지난해부터는 병원이 외래환자에게도 닥터눈 CVD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닥터눈이 목표로하고 있는 환자군은 당뇨, 고혈압, 비만 등 심혈관질환이 의심되는 사람들이다.
닥터눈 CVD는 도입 병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용료와 관련해 메디웨일 측은 “심장CT 촬영 비용의 절반 수준”이라며 “CT대비 방사선 노출이 제한적이라는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메디웨일은 닥터눈 CDV의 성능 검증을 위해 각종 임상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최태근 대표는 “의사들과 환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닥터눈 CVD 관련 43만 건의 임상을 진행했다”며 “유럽심장학회, 미국심장학회, 미국심장협회 등 전세계 의사 그룹과 컨센서스를 이루면서 닥터눈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닥터눈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유럽, 영국, 호주 등 여덟개 국가에서 의료제품 인허가를 획득했다. 내년 미국 진출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내주는 혁신적 의료기술 트랙인 ‘드 노보(De Novo)’를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도 메디웨일은 AI가 망막이미지로 향후 5년 뒤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도를 알려주는 ‘닥터눈 CKD’를 내놓을 계획이다.
최태근 “메디웨일은 닥터눈 CVD가 심혈관, 대사질환 예방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