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가요] ‘제2의 티메프사태’로 불리는 루멘페이먼츠 사건
지난달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에 이어 루멘페이먼츠 사건이 터지면서 전국이 떠들썩하다. 루멘페이먼츠는 티메프 사태처럼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가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발생했다. PG사의 대금 미지급과, 구속된 루멘페이먼츠 대표의 정산금 유용 의혹이 사건의 발달이라는 점에서 티메프 사태와 닮았다. 루멘페이먼츠 사건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또 이를 둘러싼 의혹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자금 순환 구조
루멘페이먼츠 사태를 알기 위해선, 이번 사건 속 핵심 기업인 루멘페이먼츠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구P2P금융) 크로스파이낸스, 선정산 업체의 자금 흐름 구조를 알아야 한다.
강남의 한 라면가게의 하루 카드 매출이 100만원이라고 가정하자. 일반적으로 라면가게는 5일에서 7일 후 대금을 정산 받는다. 이 라면가게가 대금을 정산 받기까지 카드사, PG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라면가게의 입장에서 재료비가 당장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산대금을 약 일주일 후에 받을 수 있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이런 사태를 막고자 하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선정산 대출이다.
라면가게가 선정산 업체에 대출을 신청했다고 가정하자. 이 가게의 하루 카드매출은 100만원으로, 다음날 이 100만원이 카드매출채권이 된다. 사실상 카드매출채권이 담보인 셈이다. 선정산 업체는 라면가게로부터 카드매출채권을 양도받고, 이를 또다시 온투업체에 넘긴다. 온투업체는 선정산 업체에 투자금을 지급하고 이후 PG사로부터 정산금을 받는다.
이번 사건에 대입해보면, 루멘페이먼츠가 크로스파이낸스에 대금을 전달하지 않은 것이 사건의 발달이다. 현재 파악한 크로스파이낸스의 피해 투자자들 수는 888명, 피해 금액은 약 734억원으로 확인됐다.
의혹1. 전조증상은 없었나?
티메프 사태는 수면 위로 드러나기 전, 전조증상이 있었다. 앞서 티몬과 위메프는 상품권을 기존 가격보다 많게는 1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등 현금을 끌어 모았다. 일각에선 티메프 사건이 터지기 한 달 전, 티몬의 상품권 담당자가 갑작스레 퇴사를 하면서 사건 발생을 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루멘페이먼츠 사태도 이를 예측할 수 있었던 조짐이 없었던 것일까.
크로스파이낸스는 사건이 터지기 사흘 전까지는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곽기웅 크로스파이낸스 대표는 “8월 2일 루멘페이먼츠가 일부 금액에 대한 상환을 지연했다”며 “그리고 8월 5일 급작스럽게 대규모 정산 지연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곽 대표에 따르면, 계약을 맺은 2021년 7월부터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루멘페이먼츠가 한 번도 정산대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미룬 적이 없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약 3년간 루멘페이먼츠와 거래를 해 온 만큼 어느 정도 업체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는 것이 곽 대표의 입장이다.
의혹2. 루멘페이먼츠 대표와 선정산업체들 대표는 동일인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에 따르면, 김인환 루멘페이먼츠 대표는 선정산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대출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렇게 되면 김 대표가 소유한 선정산 페이퍼컴퍼니가 가짜 카드매출채권을 만들어 중간에서 투자금을 빼돌릴 수 있다.
의혹3. 루멘페이먼츠의 가맹점은 피해가 없나?
현재까지 알려진 피해자들은 크로스파이낸스의 투자자들 뿐이다. 자금 순환 구조상 가맹점 또한 피해가 발생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루멘페이먼츠의 피해 가맹점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루멘페이먼츠가 가짜 카드매출채권을 만들었다거나 가맹점들을 다른 PG사로 이동시켰다는 등의 소문만 무성한 상황이다. 관련해 금융감독원 측은 수상 중인 사안이라 얘기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의혹4. 크로스파이낸스의 잘못은?
이번 사건이 터지고 크로스파이낸스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나아가 크로스파이낸스가 루멘페이먼츠와 공모를 했거나 이를 방조했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크로스파이낸스는 이런 소문들은 사실이 아니라며, 임직원들 또한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크로스파이낸스는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당사의 임직원들도 지금까지 해당 투자 상품의 구조적 안정성을 믿고 해당 상품에 투자해왔다(28명, 5억3000만원)”며 “당사 역시 해당 상품들에 법인 유휴자금을 활용해 27억1000만원의 간접투자를 했으며, 일반 투자자와 동일하게 투자를 유지해오다가 결국 총 32억4000만원의 연체 피해를 입었다”고 공지했다.
다만, 크로스파이낸스는 루멘페이먼츠에 대한 면밀한 관리 감독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시인했다. 곽기웅 크로스파이낸스 대표는 “리스크(위험도) 관리를 잘 하지 못했냐는 점에 대해서는 혼날 부분이 맞다”고 말했다.
의혹5. 정산대금은 어디로 갔나?
김인환 루멘페이먼츠 대표는 곽 대표에게 자금 유용 사실을 일부 자백한 것으로 전해진다. 곽 대표는 “루멘페이먼츠에서 ‘악성 가맹점으로 인해 자금손실을 막기 위해 추가로 대출을 받게 되고 돌려막는 상황이 되어, 결국 상환을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내용의 본인(김 대표) 스스로 횡령을 자백하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대표가 정산대금을 어디에 썼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루멘페이먼츠 사태로 인한 피해는 투자자들만 받은 것이 아니다. 크로스파이낸스 또한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 크로스파이낸스는 지난 8월부로 신규 투자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으며, 최근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 크로스파이낸스가 영업을 멈춘 만큼 거래처였던 선정산 업체들 또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의혹5에 “권 대표”가 등장하는데, 권이 아니라 곽 대표 말이 맞는지요? 확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홍하나 기자입니다. 확인 결과 곽 대표가 맞습니다.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멍청합니다. 전조증상이 없었다니요????대표가 같은 사람이면 매출 채권의 진짜 유무를 ㅎ학인했어야죠. 진짜 미친거녜요. 이런 회사가 코스콤이 투자하고 한국에서 제일 규모가 큼 P2P업체였다니……할말이.없어요.
결국 사건이.터졌고 회사.내부 대응 메뉴얼은 있을거 아닙니까??? 정말 대책없네요 ㅠㅠ
코스콤의 자회사라 믿고 투자한 크로스파이낸스가 큰 사기를 치고 몰랐다는 변명만 하는 행태가 말이 됩니까? 천여명이 투자한 800억이 부실 업체에 7일 만에 흘러 들어갔는데 몰랐다.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 아닌가요? 루멘을 앞세운 크로스의 자작극이 아니길 간절히 빌며 기자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