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를 멈추지 못하는 빅테크의 ‘치킨 게임’

“투자를 너무 적게 해서 발생하는 위험성이 너무 많이 해서 발생하는 위험성보다 훨씬 큽니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

“현 시점에서는 너무 늦기보다는 필요하기 전에 역량을 구축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낫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AI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수익으로 되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CEO들은 AI 투자를 줄일 계획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에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는 투자금을 낭비하는 편이 낫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빅테크 업체들의 2분기 실적발표를 살펴보면, 이들의 자본투자가 급격히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GPU 구매 등 AI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투자다. 자체적인 AI 서비스 제공을 위한 투자이기도 하고, 클라우드 상에서 AI 업체에 인프라를 공급하기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알파벳은 지난 분기에 약 120억 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수치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한 140억 달러를 자본지출에 사용했다. 메타는 올해 자본 지출 계획을 300억~370억 달러에서 350억~4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빅테크의 AI 투자 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 업계는 이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과도하게 AI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는 것이다. AI 인프라에 수십, 수백조 원 규모의 투자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수익도 그에 비례할 것이냐는 의구심이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탈인 세콰이어의 파트너인 데이비드 칸은 지난 달 AI 산업이 지금의 투자를 회수하려면 시장규모(AI 서비스 매출의 합)가 6000억 달러(831조원)가 돼야 한다는 주장했다. 하지만 AI 업계에서 가장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오픈AI조차 2023년 매출이 34억 달러 정도의 규모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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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의 주식 리서치 책임자인 짐 코벨로는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했다. 그는 “AI는 아이폰이나 인터넷에 버금가는 경제 혁명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며, 급등했던 모든 주식도 폭락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하지만 기사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빅테크 기업들은 AI 투자를 줄일 계획이 없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그랬듯 만약 AI가 비즈니스와 생활을 바꿔 놓는다면 기회를 놓친 자는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토롤라, 노키아 등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하지 못해 치명적 상처를 입은 회사를 우리는 알고 있다. 나중에 잘못된 투자였다고 판명이 날지언정, 했어야 하는 투자를 안 해서 시대의 흐름을 놓치는 것보다는 낫다고 보는 것이다.

또 지금은 과도해 보일지라도 나중에는 과도한 투자가 아닐 수도 있다. 닷컴 초기에 통신 인프라에 과도한 투자가 있었고, 과도한 투자는 닷컴버블 붕괴로 이어졌다. 하지만 닷컴버블 붕괴 후 수년이 지나지 않아 과도하게 구축된 통신 인프라는 모두 활용되었고, 오히려 더 많은 투자가 필요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재무 책임자인 에이미 후드는 지난 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애저의 성장이 용량 제약으로 저해를 받았다”며 “AI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퍼런스] AI 에이전트와 지능형 인터페이스 시대

◎ 일시 : 2025년 3월 27일 오후 12:30 ~
◎ 장소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ST Center (과학기술컨벤션센터) 지하 1층 대회의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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