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가요] 돈 되는 ‘3자 결제’

여러분 ‘3자 결제’를 아시나요. 서드파티(3rd: party) 결제라고도 부르죠. 이번 ‘그게 뭔가요’ 편에서 언급할 3자 결제는 엄밀히 말해 앱을 벗어난 ‘웹 결제’입니다. 앱에 외부 결제키트(SDK)를 붙인 형태도 있지만, 수수료가 워낙 높아 업계에서 사장된 형식입니다. 업계는 대체 결제 수단을 제공한다는 포괄적 의미에서 웹숍(웹 상점) 결제까지 3자 결제로 통용해 부르는 중입니다.

글로벌 결제 사업자 엑솔라(xsolla)의 자문을 얻었습니다. 관련 기사는 먼저 나간 ‘앱마켓만 보고 있을래? 3자결제 웹 상점 전략 들어보니’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앱마켓을 벗어난 3자 결제를 옹호하는 게 아닌 시장 전반의 트렌드를 짚은 기사로 보면 되겠습니다.

스마트폰 게임이 대세가 되기 이전, PC온라인게임 황금기 시절엔 퍼블리셔(개발사)가 직접 제공하는 ‘웹 결제’가 기본이었습니다. 대체 결제라는 말이 나올 이유가 없었죠.

그러다가 모바일 혁명 이후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글로벌 앱마켓이 자리 잡은 이후 모바일 분야에선 ‘앱마켓 내 결제’가 기준이 됩니다. 한번 자리 잡은 기준은 꽤 오랜 기간 불변이죠. 사실상 지금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러나 퍼블리셔(개발사)들이 생각을 달리 하게 됐습니다. ‘30% 수수료를 아낄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죠.

엑솔라 기준으로 보면 웹숍을 활용하는 글로벌 파트너사가 100곳이 넘어간다고 하네요. 수수료를 아낄 수 있기에 이제 3자 결제를 도입 안 하면 손해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업계 분위기를 들어보면 “(글로벌 앱마켓 영향력이 워낙 커) 이전까지 주저하는 분위기였다면, 실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잘만 운영하면 득이 된다는 점이 공유가 되면서 예전보다는 3자 결제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지난 몇 년 전부터 유럽연합(EU)이 앞장서고 미국 본토에서도 구글과 애플의 독과점 행보에 제동을 걸면서 기업들이 글로벌 앱마켓 생태계를 벗어나는 것을 좀 더 고민하게 됐다고 하네요.

구글과 애플이 내세운 대체 수단이라는 3자 결제는 앱 내에서 별도 SDK를 붙여 결제가 이뤄지도록 한 방식인데요. 여기에 26~27% 수수료를 매겼습니다. 원스토어는 외부 결제 시스템을 활용할 시 5%까지 수수료를 낮췄는데요. 꽤 차이가 크네요. 원스토어 경우라면 굳이 웹으로 벗어나지 않고 앱 내 3자 결제가 충분히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앱마켓은 이용자 선택지가 추가돼 특정 결제 방식 강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나, 규제 우회로 읽히는 상황입니다. 엑솔라와 같은 다양한 결제 수단을 지원하는 솔루션 업체를 활용할 시 수수료가 5%선, 솔루션 업체를 중간에 끼지 않아도 신용카드 수수료가 3%선이니 수수료 합산이 30%를 넘길 수 있습니다. 앱마켓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생각되네요.

엑솔라 웹 상점 소개 이미지 갈무리

웹 3자 결제는 중국 기업이 앞장서 있습니다. 중국 현지에서 구글이 철수한 까닭에 여러 대형 업체들이 개별 마켓을 운영하고 있고요. APK 직접 설치를 권장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APK 설치 파일을 찾을 수 있는 ‘APKPure’와 같은 서드파티 스토어도 있고요. 물론 보안 관점에서 APK 직접 설치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동남아에선 결제 수단이 워낙 다양하고 고액 결제자, 이른바 고래일수록 선불카드 등 특정 결제 수단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어 이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웹숍 결제에 눈을 뜨는 업체들이 있다고 하네요.

러시아와 동유럽 지역도 웹 결제가 익숙하다고 합니다. 스마트폰 게임이 뜨기 전부터 웹게임이 인기인 지역이었고, 모바일게임을 웹으로 포팅해 매출을 많이 낸 사례들이 있는 까닭에 웹 결제에 스스럼없다고 합니다.

웹 3자 결제를 고민 중인 기업이라면 참고할 부분이 있습니다. 앱마켓과 웹숍 상품을 똑같이 가져가는 것은 변별력이 없습니다. 매출 잠식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만큼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용자들이 앱마켓에서 나와 웹숍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같은 가격에도 웹에서 추가 재화를 얹어주거나 웹숍에만 있는 특별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는 것이 전략입니다.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웹숍 결제가 이득이라는 점을 각인시켜야 하기 때문인데요. 매일 출석 이벤트를 웹숍으로 걸어놓은 것도 방법입니다.

고액 결제자, 이른바 고래 이용자들을 많이 확보한 장르 게임 기업일수록, 웹숍 결제를 선호한다네요. 똑같은 이용자 기반으로 기존 앱마켓만 고수할 때보다 웹 결제를 열어놓으면 10% 이상 매출이 더 나오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관측된다고 하는데요. 개발사 입장에서 안 할 이유가 없네요. 단 앱 내 웹숍 상품의 다이렉트(직접) 링크와 앱 내에서 웹숍 결제 홍보는 약관 저촉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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