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소프트 재인수한 티맥스그룹의 다음 숙제

박대연 회장이 이끌고 있는 티맥스그룹이 티맥스소프트(이하 소프트) 재인수를 완료했다. 티맥스그룹의 티맥스데이터(이하 데이터)는 지난 22일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8000여억원의 티맥스소프트 지분 인수대금을 완납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데이터는 스카이레이크가 보유한 소프트의 지분 약 61%를 인수했다.티맥스그룹이 2022년 5600억원에 소프트를 매각한 지 2년 만에 다시 사온 것이다. 

데이터는 소프트 인수를 위해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와 스틱인베스트로부터 1조9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 중 소프트 인수 대금으로 8000억원을 사용하고, 나머지 약 3000억원은 차입금 상환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투자자들은 약 3조원의 기업가치로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프트와 데이터의 기업가치의 합을 3조원으로 본 것이다. 지난 해 두 회사 영업이익의 합은 908억원으로, 33배의 멀티플을 적용받은 셈이다. 투자 시장에서 성장성이 매우 높은 기업들이 30배 이상의 멀티플을 적용받곤 한다. 투자자들이 티맥스그룹의 성장성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로써 박대연 회장의 로드맵 1단계가 완성됐다. 티맥스그룹은 이번 인수를 기반으로 3년 6개월 이내에 IPO에 성공하고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데이터는 3년 6개월 이내에 IPO를 진행하고 투자자들에게 13% 이상의 내부수익률(IRR)을 보장했다고 전해진다. 

박대연 회장과 티맥스그룹의 다음 숙제는 티맥스A&C 살리기다. 티맥스A&C는 박 회장이 그리고 있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티맥스그룹은 “시스템·데이터·앱·AI가 하나로 통합된 노코드 플랫폼 ‘슈퍼앱’”을 회사의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심지어 슈퍼앱을 통해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히고 있다. 슈퍼앱 전략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회사가 티맥스A&C다.

문제는 티맥스A&C의 현재 모습이 매우 위태롭다는 점이다. 티맥스A&C는 지난해 매출 38억원에 영업손실 53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067억원, 총부채와 유동부채가 총자산보다 각각 1654원, 1570억원 초과하고 있다. 이 수치만 보면 당장 파산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에 인수한 티맥스소프트의 현금이 대여금 형태로 티맥스A&C 살리기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렇지 않다면 티맥스A&C의 존립이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먹구구 식으로 자금을 운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관계사들간의 자금거래는 항상 티맥스와 박대연 회장의 문제점으로 꼽혀왔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투자자들이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 측 인사가 티맥스 이사회에 들어가서 자금 흐름을 감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마 티맥스A&C 살리기 위해 대여금을 지급하는 사안에 대해 투자자들과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티맥스그룹의 한 관계자는 “티맥스A&C의 자생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작지만 유의미한 성과들이 나오고 있어 점차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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