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은 티메프가 했는데 왜 우리만” PG사들의 통곡

“티메프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당장 PG사에게 떠맡긴 것이 억울하다. 티메프는 자금을 빼돌리고 나몰라라 하는 상황에서, 정산 업무를 해주던 PG사들에게 환불을 강요하고 있다. ”

한 PG업계 관계자의 울분이다. 잘못한 건 티메프인데 불똥이 PG업체에 튄 것에 대한 항변이다.

8일 PG 업계에 따르면, PG사들은 티메프(티몬+위메프) 서비스 미이행 고객을 대상으로 환불 접수를 받고 있다. 당장은 PG사들이 책임을 지고 있으나 PG업계가 향후 손실금을 티메프에게 돌려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번 티메프 사태로 인해 PG사들은 고객 환불금으로 많게는 수 백억원을 써야 한다. 일각에선 “한해 영업이익이 날아갔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손실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환불금은 당장 PG사의 자금으로 쓸 수밖에 없다. PG사들은 앞서 티몬과 위메프에 대금을 정산했지만, 티메프가 이를 돌려주지 않아 PG사들이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환불을 책임을 지고 있다. 특히 피해가 큰 곳은 아직 적자를 내고 있는 핀테크 기업과 규모가 작은 PG사다.

일각에선 티메프 환불 규모가 큰 PG사들이 현금을 구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올 정도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향후 PG사들이 티메프로부터 환불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적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선이다.  

여기에 일부 PG사들의 가맹점 이탈 조짐도 보이고 있다. 가맹점은 티몬, 위메프가 같은 PG사들의 고객사다. PG사들이 티메프 환불을 떠안게 되면서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PG사들이 가맹점에 대금을 정산,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자본 건전성과 유동성은 가맹점이 PG사를 고를 때 주요 지표로 작용한다.

최근 SSG닷컴은 다날의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내렸다. 업계에서는 티메프 사태의 여파로 해석하고 있으나 향후 제휴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는 것이 다날과 SSG닷컴 측의 입장이다.

몇몇 PG사들은 고객사로부터 티메프 사태에 대한 문의 전화가 온다고 전했다. 한 PG사 관계자는 “고객사들로부터 티메프 사태처럼 정산을 못 받는 것이 아니냐는 문의가 오기도 한다”며 “이러한 문의가 몇 차례 있었다”고 전했다.

PG 업계는 티메프 사태를 책임지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PG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PG사들은 이미 모든 돈을 티몬, 위메프에 지급했다”며 “따라서 환불, 취소는 정산금을 보유한 티몬, 위메프에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문제를 원천 차단하겠다며 규제의 칼을 뽑아 들었다. 금융위는 지난 7일 ‘위메프·티몬 사태 추가 대응방안 및 제도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PG사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향후 PG사의 등록요건을 강화하고 이를 충족하지 않을 경우 시정조치 요구, 업무정지, 등록 취소 등의 제재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8월 중 구체적인 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규제에 대한 PG업계의 시각은 다양하지만, 가장 우려하는 곳은 중소형 PG사들이다. 자본금 등 PG업의 등록 요건이 강화될 경우 PG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중소형 업체 사이에선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소형 PG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규제 강화가 가장 우려 됐는데 결국 현실이 됐다”며 “등록 요건이 강화되면 자사처럼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생존의 갈림길에 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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