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선 긋는 큐익스프레스…구영배 물러나고 큐텐 CFO가 신임 대표로
큐텐 싱가포르 본사와 큐익스프레스 본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마크 리(Mark Lee)가 큐익스프레스 신임 대표 이사 자리에 오른다. 구영배 큐텐 대표는 큐익스프레스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티몬·위메프 등 큐텐 관계사와 선을 긋고 큐익스프레스와 독립적인 운영을 보장함 과 함께 글로벌 성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마크 리 신임 대표와 큐텐 CFO를 겸임하고 있다는 사실과 최근 큐익스프레스 한국 지사의 월급 지급 일자가 1주일 미뤄진 점을 지적하며, 계열사와의 ‘선 긋기’가 현실적인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큐익스프레스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싱가포르 본사의 신임 대표이사에 마크 리 CFO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마크 리 신임 대표는 2021년 큐익스프레스의 CFO로 합류했다. 이와 동시에 큐텐의 CFO 직도 겸임해 오고 있다. 큐익스프레스 합류 전에는 스캐든압스(Skadden Arps)와 데비보이스앤플림턴(Debevoise & Plimpton) 등 글로벌 로펌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며 M&A, 자본시장 및 기업경영 관련 법률 자문을 했다. 또한 OCI에서 CFO, 안다자산운용에서 공동 CEO를 역임했다.
마크 리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대표 직책을 수행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만, 회사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직원 및 고객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다 같이 상생할 수 있는 책임경영의 길을 걷겠다”라고 말했다.
마크 리 대표는 “큐텐 그룹과 관계사의 정산 지연 사안과 큐익스프레스의 비즈니스는 직접적 관련은 없으며, 그 영향도 매우 적은 상황이다”라며, “다만 현 상황을 매우 위중하게 보고 있으며, 셀러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 전사차원에서 총력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큐익스프레스 측은 주주들도 큐익스프레스가 큐텐 그룹과의 비즈니스 시너지를 내면서도, 독립적인 거버넌스 하 글로벌 활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앞으로 큐익스프레스가 견고한 재무상태 속에서 경영안정화를 이루고 글로벌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또 회사 측은 큐익스프레스가 지속적인 성장과 견고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2011년 설립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설립 13년만에 누적 물동량 약 2억 박스를 돌파했다는 설명이다. 2021년 1억 박스를 넘어선 지 3년만이다.
또 큐텐 계열사의 크로스보더 물량의 비중도 낮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큐텐 계열사 크로스보더 물량은 전체의 10%, 5년 전인 2019년의 47% 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큐익스프레스는 설립 초기에는 큐텐의 국제특송 업무를 전담했지만 점차 캡티브 물동량의 비중을 줄이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했다.
특히, 큐익스프레스는 개인 픽업 택배, 이커머스 솔루션, 기업고객 물류로 서비스를 다양화하고 아시아, 미주, 유럽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혔다.
마크 리 대표는 “그 동안 전략적으로 티몬, 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의 국내 물동량 비중은 낮추고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중심의 해외 물량을 전체의 약 90%로 높이며 글로벌 물류 플랫폼으로 도약했다”며 “앞으로도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장하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큐텐과 큐익스프레스가 아직까지는 독립적으로 움직인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마크 리 신임 대표가 큐텐의 CFO인 점, 또 지난주 한국 큐익스프레스의 월급이 1주일 지연된다고 통보한 점에 대해 큐익스프레스와 큐텐을 온전히 선 긋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