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석의 입장] 티맥스소프트 재인수 추진, 궁금증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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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연 회장(사진)이 이끌고 있는 티맥스그룹(이하 그룹)이 티맥스소프트(이하 소프트)를 되사온다고 합니다. 박 회장은 2년 전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에 소프트 지분 61%를 5600억원에 매각했는데, 그룹이 이를 8000억원에 재인수한다는 겁니다. 원래 매각할 때부터 2년 후에 다시 소프트를 사오는 콜옵션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룹이 2년 동안 돈을 엄청 많이 벌어서 다시 소프트를 사올 여력이 생긴 것은 아닙니다. 외부의 재무적 투자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입니다. 현재로서는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스틱인베스트먼트 등이 그룹의 티맥스데이터(이하 데이터)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콜옵션을 행사하려고 준비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 중이어서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콜옵션이 어떤 방식으로 행사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 거래에서 궁금한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이 궁금증이 어떻게 해소될 것인지를 관전 포인트로 삼아도 좋을 듯 합니다.

궁금증 1. 박대연 회장의 경영권은 안전한가

각종 보도에 따르면, 데이터가 약 1조원 정도의 유상증자를 하고, 이 자금으로 소프트를 재인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사실 데이터 하나만  보고 이 정도의 금액을 투자할 투자자는 없을 것입니다. 데이터가 사올 소프트의 가치를 높게 보기 때문에 약 1조원을 투자하는 것이죠.

그러나 아무리 소프트의 가치가 높다고 해도 1조원의 유상증자를 했을 때 박 회장의 경영권이 안전한지 의문이 들지 않을 없습니다. 데이터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기 어려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는 지난 해 약12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3222억원을 초과한 상태입니다. 외부감사자는 감사보고서에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불러 일으킬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적어두었습니다.

반면 영업실적은 소프트와 데이터 모두 좋습니다. 소프트는 지난해 매출1561억원에 영업이익 650억원을 거뒀습니다. 영업이익률이 42.6%에 달하는 엄청난 성과입니다. 데이터도 작년 747억원의 매출에 25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34.5%의 영업이익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소프트의 기업가치는 얼마로 책정될까요? 박 회장이 소프트를 매각할 때의 기업가치는 약 9200억원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영업이익 기준 멀티플을 계산하면 17배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이 멀티플에 현재의 영업이익을 대입하면 소프트의 기업가치는 1조1000억원, 데이터의 기업가치는 4386억원이 됩니다.

계산대로 두 회사는 약 1조5000억원 정도로 기업가치를 받을까요? 1조5000억원 가치의 회사에 1조원을 유상증자한다면 박 회장의 경영권은 온전하기 힘들 수도 있어 보입니다.

다만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는 3조원의 기업가치로 데이터 유상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소프트+데이터의 기업가치가 3조원이라는 겁니다.

지난 해 두 회사 영업이익의 합은 908억원입니다. 기업가치가 3조원이라면 33배의 멀티플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성장세가 높은 회사의 경우 30배 이상의 멀티플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투자자가 소프트와 데이터의 성장성을 높게 본다면 말입니다. 이 경우 박 회장의 경영권이 위협받지는 않겠네요.

궁금증 2. 티맥스에이앤씨(A&C)는 어디로?

데이터는 지난 해 무려 12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곤 해도 영업이익이 258억원에 달하는 나름 건실한(?) 회사입니다. 유동성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재무적으로 건전해질 수 있는 거죠. 그런 점에서 데이터는 박 회장의 고민거리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티맥스에이앤씨(이하 에이앤씨)는 좀 다릅니다. 에이앤씨는 지난해 매출 38억원에 영업손실 53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당기순손실은 1067억원, 총부채와 유동부채가 총자산보다 각각 1654원, 1570억원 초과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만 보면 당장 파산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은 에이앤씨가 아닌 데이터에 투자한다고 합니다. 데이터와 에이앤씨는 ‘티맥스그룹’이라는 울타리로 포장되고 있지만 사실상 대주주만 같은 별개의 회사입니다. 데이터가 보유한 에이앤씨의 지분율은 1.12%에 불과합니다. 데이터가 거금을 투자받는다고 해도 에이앤씨가 행복해질 일은 없는 거죠. 박 회장은 당장 현금이 급한 에이앤씨에 투자금을 쓰고 싶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데이터가에 에이앤씨에 투자금의 일부를 대여하거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용인할지는 의문입니다. 관계사들간의 불명확한 자금거래가 항상 티맥스와 박대연 회장의 문제점으로 꼽혀왔거든요.

물론 투자자들이 그룹이 그리고 있는 ‘슈퍼앱’ 비전에 동의한다면 투자금이 에이앤씨에 흘러 들어가는 것을 용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룹은 “시스템·데이터·앱·AI가 하나로 통합된 노코드 플랫폼인 슈퍼앱”을 회사의 비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슈퍼앱을 통해 매출 100조원의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혀왔습니다.

슈퍼앱 비전에서 에이앤씨는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투자자들이 슈퍼앱 비전과 에이앤씨를 긍정적으로 볼까요?

관련 기사 : 티맥스 박대연 회장 “슈퍼앱 완성, 100조원 매출 가능”

궁금증 3. 누가 상장을 할까?

데이터의 소프트 재인수 추진 소식을 전하는 언론들은 ‘상장’을 이야기합니다. 투자자들이 3년 5개월 내에 상장할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고 여러 언론이 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회사 측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부인합니다만, 상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소프트의 소액주주들이 시끄럽습니다. 데이터가 상장하면 소프트는 어떻게 될 것인지 불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소프트는 비상장사 답지 않게 소액주주가 많은 회사입니다.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율이 31.61%나 됩니다. 소액주주 중에는 20년 동안 소프트 주식을 보유한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오매불망 소프트의 상장만을 기원합니다.

데이터가 소프트를 인수한 후 데이터만 상장하면 20년 동안 소프트의 상장을 기다려온 소액주주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일 것입니다. 데이터만 상장하면 소프트의 상장은 요원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나오는 시나리오는 합병입니다. 데이터와 소프트를 합병한 후 상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물론 이 경우 합병비율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이슈가 또 나오겠죠. 합병 과정에서 대주주에게 유리한 방향, 소액주주에게는 불리한 방향으로 비율이 결정됐던 다른 기업의 사례가 많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은 속은 탈 것입니다.

박대연 회장은 2030년까지 나스닥에 상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캑터스와 스틱은 3년 5개월 안에 상장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박 회장의 이 비전은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해 집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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