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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구축한 ‘H클라우드’, 전세계 1000만 커넥티드 카 서비스 뒷받침

한영주 ICT본부 클라우드개발실 상무, ‘수세콘 2024’에서 3년여 기간 H클라우드 여정 공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구축, 맞춤형 쿠버네티스(HKS) 플랫폼으로 서비스 경험 향상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전세계 50여개국에서 1000만명 이상의 가입자에게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는 2026년에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 가입자(CCS) 수가 2000만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운전 경험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는 전세계에 걸쳐 구축한 프라이빗 클라우드상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유럽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독일 베를린. 현대자동차 ICT본부 클라우드개발실을 이끌고 있는 한영주 상무가 독일 뉘른베르크에 본사를 둔 글로벌 오픈소스 기업인 수세가 개최한 연례 최대 컨퍼런스 ‘수세콘(SUSECON) 2024’ 키노트 무대에 등장했다.

한 상무는 키노트에서뿐 아니라 별도 세션에서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위해 3년 넘게 개발해 구축한 자체 프라이빗 클라우드인 ‘H클라우드(HCloud)’ 여정을 발표했다. 현대자동차가 H클라우드를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는 ‘모빌리티 스마트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겠다는 전략 아래 오는 2026년까지 모든 차량을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의 기반이 되는 ‘올 커넥티드 카(All Connected Car)’ 시스템으로 전환해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커넥티드 카 시스템은 무선(OTA, Over-the-Air) 접속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차량의 안전과 편의성,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현대차가 자체 구축한 H클라우드는 전세계에서 운영되는 1000만대 이상의 커넥티드 카를 대상으로 원격 엔진 시동, 온디맨드 진단과 경고, 원격 도어 잠금·해제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호스팅하고 지원한다. 오픈스택 기반으로 구축된 H클라우드는 수세의 쿠버네티스 컨테이너 관리 플랫폼인 ‘수세 랜처 프라임(Rancher Prime)’을 활용하고 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구축한 이유 – 제어, 보안, 비용

한 상무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2003년 6월에 10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오는 2026년에는 CCS 수가 2000만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커넥티드 카 서비스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단 없이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 가용성을 확보해야 하고 서비스 확장성도 고려해야 했다. 이를 위해 퍼블릭 클라우드가 아닌 자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채택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 이유로 한 상무는 “진정한 제어권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다. 응답시간 최소화와 커버리지 확보, 서비스 품질 개선도 중요한 과제였다.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퍼블릭 클라우드는 초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 문제가 커진다.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도 직접 경험했다”라면서 삼성전자에 몸담았던 때의 경험을 들어 설명했다.

한 상무는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직접 구축한 것은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는 다른 접근방식”이라며 “당시 온프레미스 환경을 구축했던 기반이 있었다. 비용과 보안, 서비스 품질은 바닥부터 제대로 만들기 위해 최고경영진의 승인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퍼블릭 클라우드의 비용 문제는 한국에서 많은 기업들이 겪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용 문제는 굉장히 크게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그 비용 문제가 고객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점에서는 데이터 보안도 매우 중요하다”며 “프라이빗 환경 내에 저장해 처리하는 방식이어서 리스크(위험)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리케이션과 클라우드단 대대적 전환 – 비동기식 MSA 아키텍처, 표준화, 맞춤화

한 상무 발표에 따르면, H클라우드는 애플리케이션과 클라우드 계층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에는 동기식(Synchronous) 방식의 전통적인 모놀리식(Monolithic)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이 구축돼 있어 사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또한 특정 서비스에 문제가 생겨도 전체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해결 조치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를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한 상무는 “유연성과 가용성,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동기식(Asynchronous)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바꿨다. 동적구조(Dynamic structure)를 구현해 손쉽게 확장할 수 있다. 서비스 지연을 최소화하고 성능을 최적화해 서비스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다”라면서 “우리의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급증하는 사용자를 감안해 대규모 스케일로 아키텍처를 설계했고 네트워크와 서버, 커널 최적화를 모두 고려했다. 원활한 마이그레이션과 확장을 위해 글로벌 인프라 표준을 정의(Satandardization)한 뒤 H클라우드 제품을 자체(In-House) 개발했으며, 품질과 성능을 검증(Verification)해 전세계로 배포(Deployment)한다”고 설명했다.

H클라우드는 네트워크 서비스(HFabric), 클라우드 컴퓨트(HCS), 베어메탈(HMetal), 모니터링(Hubble), 헬스체크(Sonar), 서버 로드밸런싱(HLB), 오브젝트 스토리지(H2O)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모두 오픈소스 기반으로 자체 개발했다.

나아가 보다 원활한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H클라우드에 최적화된 현대 쿠버네티스 서비스(HKS)를 개발했다. HKS는 다양한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인 쿠버네티스와 다양한 클러스터 관리 기능을 통합 제공하는 수세 랜처 프라임을 기반으로 맞춤형으로 구현했다. 이로 인해 기존 가상머신(VM) 환경을 컨테이너 기반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세계 곳곳 데이터센터 운영환경 구축 – HKS로 높은 가용성·안정성 확보

현대차는 전세계에서 H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현재 한국, 아시아태평양, 북미, 유럽까지 4개 리전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비스 가입자 증가에 맞춰 데이터센터와 리전을 확장할 계획이다. 가입자 수가 적은 지역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는데, 특정 지역의 가입자 수가 증가하면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환해 H클라우드를 확장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 상무는 “수세 랜처 프라임을 기반으로 컨테이너 서비스를 구현했다. 랜처 프라임은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모든 기능을 제한 없이 사용하고 변경할 수 있다”라면서 “HKS는 사용자에게 깃랩(Gitlab), 하버(Harbor), 아르고(Argo)CD를 기반으로 자동화된 지속 통합과 개발(CICD) 파이프라인을 제공하고 있고, 소나큐브(SonarQube)와 블랙덕(Black Duck)을 연동해 강화된 보안을 제공하고 있다. 모니터링과 로깅도 자동화된 방식으로 구현, 강화해 모든 컨테이너와 가상머신의 메트릭을 수집하고 있다. 사용자는 설정 작업을 수행하지 않고도 컨테이너와 가상머신을 가동하기만 하면 모든 클라우드 대시보드에서 메트릭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컨테이너와 가상머신 제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용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랜처 프라임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센터에 걸친 쿠버네티스 환경에서 호스트와 랙을 선택해 분산 배포하는 맞춤형 노드 드라이버를 제공한다. 어떠한 데이터센터에서 배포할지 선택해 랙(Rack)을 배치할 수 있다. 하나의 데이터센터로 몰려서 배포해 문제가 되지 않도록 제공한다”라면서 “서비스 중단같은 긴급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적시에 바로 해결할 수 있어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차 가입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H클라우드의 서비스 품질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는 게 한 상무의 설명이다. 현재 H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서비스 가용성은 99.95% 수준이다.

현대·기아차·제네시스, 올해 북미 지역 앱 서비스 경험 소비자 평가 1~2위

미국의 JD파워(JDPower)에서 매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간하는 가솔린·디젤엔진(ICE) 자동차 제조사(OEM EV) 대상 앱 리포트에 따르면, 2년 전만 해도 현대·기아차는 소비자 애플리케이션 경험 순위에서 상위 10위권에 머물렀으나 지난 2023년 현대차는 세계 1위, 기아차와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각각 세계 3위에 올랐다. 2024년에는 현대외 기아가 나란히 1, 2위에 이름을 올렸고, 제네시스도 1등 차지했다. 한 상무는 “꽤 오랜 기간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벌여왔다. 이를 위해 직접 만든 솔루션과 애플리케이션을 H클라우드에 올려 북미 지역에서 제공했다”라면서 “이같은 서버 이전과 개선 작업 등을 한 이후에 응답시간 등 서비스 결과가 획기적으로 좋아졌다는 내부에서 자체 평가 결과를 얻었다. 실제 고객 조사 결과로 우리만의 자화자찬이 아닌 서비스 개선을 실제 고객들이 체감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고 자신감을 갖고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고 이 조사 결과에 대한 의미와 소감을 밝혔다.

내부 업무용 클라우드 서비스로 활용 – 향후 협력사단까지 확장 고려

현재 H클라우드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뿐 아니라 내부 사용자 업무용 클라우드 서비스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는 동시에 엣지 클라우드 구축까지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한 상무는 “H클라우드는 전세계 10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고 2000만 사용자가 넘어갈 것으로 보고 준비했다. 올 커넥티드 시대를 대비해 대규모 스케일을 갖춘 서비스로, 밑바탕부터 탄탄하게 받쳐줘야 한다고 판단해 인프라단부터 스케일아웃(Scale-out)할 수 있는 확장된 구조로 설계했다. 성능도 10배 이상의 테스트를 거쳐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최적화하고 개선하고 있다”라면서 ″커넥티드 카 서비스뿐 아니라 내부 업무시스템까지 담는 클라우드로 이용하고 있다. 향후에는 ICT 본부 차원에서 우리 협력사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시켜나가려고 한다. 협력사 시스템이 문제가 생기면 현대차 생산라인이나 시스템도 연관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점점 더 확장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에 있어 IT의 중요성과 클라우드개발실의 역할과 기능을 묻는 질문에는 “자동차 제조사들도 이제 SDV를 이야기하는 시대가 됐다. 우리도 현재 SDV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개발한다는 것으로, 이제 드디어 IT가 차량의 중심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면서 “최고경영진을 포함해 IT의 중요성과 역량에 대해 공감해 많은 투자 노력을 벌이고 있다. 하루아침에 거대한 성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 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와 기아, 제네시스를 생산하고 있는 세계 3위의 자동차 제조기업으로, 20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작년에만 730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글로벌 전략으로 2025년까지 모든 생산 차량을 SDV로 전환하는 한편, 가까운 시일 내 ‘올 커넥티드 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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