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가고 ‘스톰게이트’ 온다…카겜즈 승부수
카카오게임즈,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와 맞손
실시간전략(RTS)게임 ‘스톰게이트’ 국내 서비스
스타크래프트2 디렉터 등 블리자드 출신들과 뭉쳐
MZ세대 과거의 스타크래프트1 다시 즐겨
과거의 RTS 영광 이을 차기작 겨냥
카카오게임즈(대표 한상우, 카겜즈)가 18일 서울시 역삼동 빅플레이스에서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실시간전략(RTS)게임 ‘스톰게이트’ 미디어 공동 인터뷰를 열었다.
‘스톰게이트’는 스타크래프트 2 프로덕션 디렉터였던 팀 모튼(Tim Morten) 대표, ‘워크래프트 3’ 수석 캠페인 디자이너였던 팀 캠벨(Tim Campbell) 게임 디렉터와 다양한 RTS게임을 개발해온 베테랑들이 맡고 있는 야심작이다.
카겜즈는 다양한 장르 게임을 서비스하며 축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스톰게이트’의 국내 서비스 및 마케팅을 지원하며,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는 개발 및 운영을 담당한다.
“(한상우 카겜즈 대표) 다양한 장르 게임을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비전 향해 나아가는 포트폴리오를 추가하려고 한다. 스톰게이트는 세계적인 RTS 경험이 있는 개발팀의 신작이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RTS이다.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가 진심으로 개발에 임하고 있으며 카카오게임즈는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한국서비스 제공하기 위해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김상구 카겜즈 사업본부장) 과거를 보면, 한국은 RTS에서 AOS(이용자 제작 모드에서 출발한 RTS)를 건너 뛰고 바로 MOBA(여러 영웅 캐릭터를 앞세운 팀대전) 장르 게임으로 넘어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독특하게도 현재 MZ 세대들은 과거의 스타크래프트1을 꺼내 다시 즐기고 있다. RTS가 성공하기 매우 어려운 장르인 건 사실이나, 그럼에도 한 번 해보자 도전하게 된 것은 한국의 MZ 세대들이 과거의 유산을 꺼내 즐기는 부분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RTS의 핵심 요소를 잘 만들어오던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의 개발력에 우리의 서비스 노하우를 결합하면 좋은 결과가 나지 않을까 생각해 결정하게 됐다.”
7월말 뚜껑 연다…8월 전체 이용자 서비스
카겜즈와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는 오는 7월 31일에 사전 펀딩 구매자 및 스팀 얼리액세스팩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사전플레이 서비스를 시작하며 8월 14일 전체 이용자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인간으로 구성된 ‘뱅가드’와 외계 종족 ‘인퍼널’, 미래지향적 디자인의 ‘셀레스철’까지 총 세 종족이 등장한다. 뱅가드가 기존 RTS의 정석적인 종족이라면, 인퍼널은 악마, 셀레스철은 천사 테마의 종족이다. 이용자는 한 종족을 선택해 대전, 협동 모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오는 7월 31일에 사전 펀딩 구매자 및 스팀 얼리액세스팩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스톰게이트 사전플레이 서비스를 시작하며 8월 14일 전체 이용자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사전예약에 참가한 이용자에게는 보상으로 ‘보라냥이’ 펫을 지급한다. 스톰게이트 한국 전용 디스코드 채널도 마련한다. 카카오 브랜드 채널과 공식 사전예약 페이지도 참조할 수 있다.
한국 캐릭터 준비…글로벌 e스포츠도 띄운다
이날 팀 모튼(Tim Morten)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 대표가 발표에서 엔지니어링과 아트, 작가, 퍼블리싱 등 팀 전체가 블리자드 출신으로 채워졌고, 여기에 신규 인력을 더해 스톰게이트를 제작 중이라고 알렸다.
그는 한국풍 영웅을 개발 중이라고 공개했다. 서울 출신의 콘셉트 아티스트 개발 중이다. 아직 콘셉트 디자인 수준이나, 이날 공개했다. 게임에 적용일은 미정이다. 8월 전체 대상 출시 이후에 등장할 전망이다.
게임 제작 단계부터 e스포츠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풀뿌리 대회를 통해 글로벌 챔피언십도 준비한다. 2025년부터 북미와 유럽, 한국, 중국, 동남아, 호주 등 6개 지역에서 리그를 진행해 본선을 치러 우승팀을 가린다.
글로벌 서버에서도 빠른 반응속도 자신
팀 모튼 대표와 카라 라포지(Cara LaForge)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 사업책임자는 스톰게이트의 차별화에 대해 ‘빠른 반응속도’를 자신하며 RTS가 잘 돌아가기 위한 기술적 장치를 소개했다.
“(팀 모튼) 우리가 처음 스톰게이트 개발을 준비한 1년 간은 오직 기술 개발에만 집중했다. RTS 게임 중 가장 빠른 반응속도를 가진 엔진을 구현하는 게 1차 목표였고, 또 하나는 글로벌 매치메이킹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이후 게임 콘텐츠 내 차별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최근 추가된 ‘셀레스철’ 종족은 건물에 기동성을 부여해 유니크함을 주고자 했다.”
“(카라 라포지) 우리는 ‘스톰게이트’가 글로벌 e스포츠 게임이 되길 바란다. 최적화된 서버 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 누구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며, 격투기 게임의 ‘롤백’ 기술을 탑재해 먼 거리에 있는 이용자 간 대전도 부드러운 게임플레이가 지원되도록 준비 중이다.”
일문일답
Q. RTS 장르 특유의 진입장벽 해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팀 모튼: 먼저 ‘스톰게이트’를 무료로 출시해 더 많은 이용자 분들을 만날 수 있도록 했고, 게임 내 기본적인 튜토리얼 뿐 아니라, ‘퀵 매크로’ 시스템, ‘버디봇’ 시스템 등을 통해 APM이 높지 않은 이용자도 전투 위주로 먼저 즐기면서 차근차근 게임을 배워나갈 수 있도록 유도했다.
Q. RTS 장르는 종족과 유닛 등 밸런스 변수가 매우 다양한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팀 모튼: 이용자 피드백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게 각 유닛에 대한 피드백이었다. 우리 역시 각 유닛의 밸런스, 스킬 등의 성능을 조율하는 데 많은 리소스를 투자하고 있다.
Q. 스톰게이트 내 각 종족의 특징은?
팀 모튼: 한 종족은 전통적인 스타일, 두 번째 종족은 ‘희생’을 테마로 했고, 마지막 종족은 강력한 힘과 기술을 보여준다.
Q. 스톰게이트가 중점적으로 노리고 있는 지역이 어디일지?
카라 라포지: 우리는 한국 시장에 대한 애틋함이 있다. RTS 장르 게임을 개발하며 한국과 역사를 공유한 개발자 분들이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에도 많이 계신다. 한국은 RTS 장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장이며, 이런 특별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우리에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Q.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RTS의 인기가 예전만큼 뜨겁지 않음에도 RTS 게임을 만들어 시장에 공개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팀 모튼: 수년간 데이터를 보아온 결과, RTS 장르 이용자는 매우 충성도가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현재 다른 장르들이 RTS의 인기를 능가했지만, 여전히 RTS 이용자 수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기존 코어 유저층은 물론, 새로운 유저층을 위해 친구들과 더 많이 즐길 수 있는 요소를 넣기로 결정했고, 게임 자체의 접근성을 낮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카라 라포지: 많은 이용자들을 만나면서 RTS는 추억이 깊은 장르라는 걸 느꼈다. 더욱 놀라운건 그 많은 분들이 2세와 함께 와서 ‘아이들에게도 RTS 게임의 재미를 알려주고 싶다’는 피드백을 줬다는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아직 RTS 장르만의 열정과 생명력은 식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Q. 스톰게이트의 주요 타깃층은?
김상구: RTS 장르에서 ‘어렵다’고 인식되는 부분을 개발사가 열심히 해결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기존 장르 코어 유저층과 MZ 세대층 모두 중요하다 생각한다.
Q. BM 모델에 관련해 상세한 설명 부탁한다.
팀 모튼: 우리는 부분 유료화 콘텐츠를 스킨과 영웅, 캠페인 등으로 세분화해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스톰게이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 ‘페이 투 윈’은 절대로 없다.
Q. 카카오게임즈를 한국 퍼블리셔로 선택한 배경은?
팀 모튼: 카카오게임즈는 우리의 주요 투자자로서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 글로벌 시장에서 풍부한 서비스 노하우를 보유한 카카오게임즈와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고 기회가 닿아 함께 하게 됐다. 물론, 카카오게임즈가 출시한 다른 게임들을 우리도 즐겨봤다.
Q. 각 종족의 특징을 봤을 때 기존 RTS 게임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팀 모튼: 우리는 많은 이용자들이 ‘익숙함’을 갖고 시작하는 건 좋은 현상이라 생각한다. 테마로 본다면, ‘스톰게이트’의 첫 종족은 RTS 장르의 정석적인 종족이고, 2번째 종족은 악마를, 3번째 종족은 천사를 테마로 하고 있다. 이들은 악마워 천사 간 분쟁을 소재로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종족의 특징이 게임플레이 자체에도 녹아들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며, 이후에도 꾸준히 새로운 요소를 추가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에 추가된 ‘셀레스철’ 종족은 정말 RTS 장르 내 보기 드문 스타일을 보유했다고 자신한다.
Q. 기본 RTS 장르 게임들을 보면 싱글 캠페인의 중요성이 강했고, 게임 내 세계관 전달을 위해 소설이나 다른 IP를 활용하는 모습도 있었다. ‘스톰게이트’도 그럴 계획이 있나.
팀 모튼: 우리의 킥스타터 목표 중 하나가 ‘스톰게이트’ 웹툰을 만드는 것이었고 현재 무사히 달성해 준비 중에 있다. 이후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스톰게이트’의 스토리를 많은 분들께 전달 드리고 싶지만, 지금은 게임 개발에 집중해 그 안에서 최대한 스토리를 전달하고 싶다.
Q. RTS 장르 특성상 유즈맵이 많이 활성화되는 게 신규 이용자 유입에 도움이 될 텐데, 맵 에디터 등은 어떻게 구현 예정인가.
팀 모튼: 맵 에디터는 매우 중요하다 생각한다. 출시 이후에 공개될 맵 에디터지만, 새로운 맵 뿐만 아니라 새로운 게임 모드, 원한다면 새로운 게임까지 만들수 있는 수준의 에디터를 제공하려고 생각 중이다.
Q. 북미나 유럽 시장은 개발사가 직접 퍼블리싱하는지.
팀 모튼: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는 창의성과 비전 유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를 지키기 위해 북미와 유럽은 자체 퍼블리싱 출시를 하려고 준비 중이다.
Q. RTS 프랜차이즈 최신작들을 보면 인기가 예전같지 않은데,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팀 모튼: 개인적으로 RTS 게임은 개발하기 매우 어려운 장르라 생각한다. 수많은 유닛과 그에 따른 밸런스를 생각해야 하고, 그외 스토리적으로도 RTS는 선과 악이 뚜렷히 존재하지 않고 캐릭터와 유닛들의 배경을 통해 세계관을 보도록 하는 게 RTS 장르 게임의 특징이다. 즉, 새로운 RTS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경험과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김상구: 역설적으로 스타크래프트1이 국내에서 너무 잘 됐기 때문에 오랜 시간 그 대중성의 벽에 오히려 갇혀버린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는 시장에서 새로운 RTS 게임을 스스로 요구하고 서서히 받아들일 준비를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스톰게이트’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Q. RTS를 떠난 이용자들을 다시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은?
팀 모튼: 모든 장르 게임이 마찬가지겠지만, RTS는 유독 차별화된 희열감을 주는 장르라 생각한다. 이런 요소를 잘 연구해 준비할 필요가 있고, 무엇보다 RTS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게임 자체의 기대감이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기존 장르 이용자들을 다시 데려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을 통해 새로운 유저층을 만들어내는 것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생각하고 있다.
Q. 캠페인 스토리 추가 외 유닛 추가 등의 DLC도 계획 중인지.
팀 모튼: 새로운 유닛들을 이미 개발 중이다. 그리고 추후에는 3vs3 경쟁전 모드처럼 새로운 모드들을 실험해볼 계획이며, 한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다각도로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법을 생각 중이다.
Q. 과거 RTS 프로게이머들에게 사전 테스트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시 어떤 피드백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팀 모튼: 1vs1 모드에 너무 새로운 요소가 많으면 안 된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이후 밸런스 부분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게임 자체의 속도나 전투 템포 등에서도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Q. 게임 출시 전인데도 e스포츠 계획이 구체적이고 빠른 편이다. 그런데 이용자 활성화가 안 되면 쉽지 않을 것 같다. 관련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김상구: 규모 등에서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넘버원 퍼블리셔는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간 많은 외국 게임을 국내에 선보였고, 나름 안정적으로 서비스해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느낀 것이지만, 국내 게임 시장은 게임 이용자수 면에서 태생적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크래프트1이 국민 게임으로 위치할 당시에는 시장에 경쟁작이라 할 게임이 많지 않았다. 지금은 동 장르 경쟁작은 물론, 모바일 등 다른 플랫폼에도 수많은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다. ‘스톰게이트’가 국내에서 잘 된다고 해도 과거처럼 점유율 40%, 50%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개발사가 글로벌에서 성공해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되어야만, 한국에서도 쭉 버티면서 나아갈 힘을 가진다는 것이다.
스톰게이트는 이제 막 발걸음 떼는 단계라, 올해 안으로 e스포츠가 자리잡기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가능한 많은 텃밭을 만들고 소규모 팀들이라도 괜찮으니, 꾸준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팀들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도 이런 텃밭을 통해 e스포츠 시장을 만개시키는 데 10년 이상 걸렸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마찬가지고, 긴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타2의 경우 국내에서는 스타1의 흥행 성적에 못 미쳤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스타1보다 훨씬 더 성공한 게임이다. ‘스톰게이트’도 마찬가지로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더 잘 될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에 투자했고, 글로벌 게임으로 나아가는 데 카카오게임즈가 하나의 축으로 탄탄하게 서포트하려 준비중이라 보아주셨으면 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